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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수정과와 생강 편강

2017/12/28 수정과와 생강 편강

 

오늘 동경은 맑지만 바람이 불어서 체감온도는 추운 날씨였다. 오늘도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책을 읽다가 느지막히 아침을 먹었다. 어제 먹던 물만두를 만들어서 먹었다. 연말 대청소 기간이라, 담요를 빨아서 널었다. 이불과 베개와 담요도 널어서 햇볕을 쪼였다.

 

오늘까지 농가와 야채 무인판매에 야채를 팔고 있는 날이다. 요새 마트에서 파는 야채가 너무 비싸서 연말연시에 먹을 야채를 사러 나갔다. 농가에는 배추가 몇 개 있었지만, 집에도 작은 배추가 2 개 있어서 사지 않았다. 야채 무인판매에도 갔지만, 살 야채가 없어서 마트를 향했다. 마트에서 만두피를 큰 것으로 세 봉지를 비롯해서 과일과 수세미 등을 샀다. 수정과를 만들 예정이라, 시나몬 스틱을 대량으로 샀다.

 

바깥은 바람이 불어서 추웠지만, 집에 돌아오니 집안은 볕이 들어서 따뜻했다. 밖에 널었던 이불과 담요를 방에 들였다. 오늘 빤 침대에 시트로 까는 담요도 말라서 침대 세팅을 다시 했다. 베개는 오래 써서 납작해졌다. 살 때는 비싼 것이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늙는 것처럼 납작해진 것이다. 바느질로 베개를 좀 작게 해서 높이를 조정했다. 오늘 밤에 베고 잠을 자 보면 손질을 한 것이 잘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수정과와 생강 편강을 만들고 싶었다. 그 준비로 생강을 대량으로 사다가 칫솔로 깨끗이 씻어서 말려 두었다. 시나몬 스틱이 흔히 파는 것이 아니라, 찾아 다녔다. 수정과는 곶감을 만들었다고 했더니 메이데이님이 권해준 메뉴이다. 어제 커피와 식재료를 파는 곳에 가서 봤더니, 시나몬 스틱이 꽤 비싸다. 수정과를 만드는 재료 값만 해도 꽤 가격이 나간다는 것이다. 내가 혼자서 마시는데,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했지만, 하기로 했다.

 

평소에 다니는 마트에 가서 시나몬 스틱을 봤더니, 어제 봤던 것보다 가격이 약간 싸다. 그래도 많이 사서 나름 비쌌다. 수정과를 만들면 연말에 네팔 아이가 올 것이고 쿠키를 선물해준 친구에게도 나눠줄 예정이다.

 

부엌도 작고 도구도 적고 작업을 하는 사람도 한 명이라, 일을 능률적으로 하려면 시작하기 전에 순서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먼저, 생강 편강을 만들 생강을 썰었다. 가장자리나 이상한 부분은 수정과에 쓸 요량으로 따로 넣었다. 큰 냄비에 물을 끓여서 편강을 할 생강을 살짝 데쳐서 건져냈다. 같은 물에 수정과에 넣을 생강을 끓여서 달였다. 달일 때는 타이머를 쓴다. 생강물을 먼저 만들어 놓고 다음은 같은 양의 물로 시나몬 스틱을 넣어서 끓여서 달였다. 다음에는 생강물과 시나몬 스틱을 달인 물을 합쳐서 흑설탕을 넣었다. 친구에게 줄 것을 따로 병에 넣었다. 나머지는 큰 병 둘과 한 바가지다. 재료를 준비하고 돈이 들고 시간을 들여 만든 것에 비해 막상 만들고 보니 양이 적다. 재료 중에 잣을 사는 걸 잊어서 잣이 없다. 잣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수정과는 처음 만들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훌륭하게 잘 되었다. 시나몬 향기가 짙다. 생강을 달이고 시나몬을 달이면서 만드는 것이라, 향기가 좋았다. 집안에도 좋은 냄새가 배인 것 같다. 메이데이님 덕택에 용기를 내서 처음으로 수정과를 만드는 모험을 했다.

 

생강 편강은 가끔 만드는 것이다. 내가 사는 생강은 가까운 농가에서 생산한 것이라, 크기가 작아도 향기가 아주 강하다. 먼저 데친 생강에 흑설탕을 넣어서 졸였다. 흑설탕은 수정과를 만들 때 쓴 것이다. 수정과를 만들 때도 설탕을 적게 넣었지만, 편강을 만들 때도 설탕을 적게 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엄청난 양의 설탕을 썼다. 생강 편강을 만드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정말로 오랜만에 집에서 시간과 공을 들여서 음식을 만들었다. 수정과와 편강을 만드는데 몇 시간이나 걸렸다. 어제와 같이 오늘도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바쁘게 일을 했다.

 

저녁은 늦게 오늘 새로 산 만두피로 만두를 만들었다. 전에 샀던 것과 사이즈만 다른 것으로 같은 브랜드 제품이다. 만두피가 자꾸 찢어져서 오늘은 만두피를 냉장고에서 꺼내 따뜻한 곳에 뒀다가 쓰니까, 느낌이 전혀 다르다. 만두를 싸기도 편하고 만두소도 많이 들어가고 전혀 문제가 없었다. 나도 만두를 잘하는 편이라, 어제는 만두가 찢어져서 당황했는데, 역시 만두피의 문제였다. 만두피가 너무 건조했던 모양이다. 오늘은 문제없이 예쁘게 되었다. 저녁이 늦어서 배가 고파 만두 사진 찍는 걸 잊었다. 다음에 생각이 나면 사진 찍을 것이다. 오늘 마트에서 닭고기를 사서 만두소에 더했다. 계란도 넣어서 만두소 맛도 더 부드럽게 변했다. 물만두로 삶아서 터지거나 들러붙지도 않은 예쁘게 잘 삶아진 물만두를 맛있게 먹었다. 만두가 잘 되면 삶아서 먹을 때까지 좋은 모양을 유지해서 기분이 좋다. 어제처럼 만두가 분리해서 군만두가 군만두 피와 만두소가 되는 사건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어제의 군만두 사건은 이상한 일이라, 좀 놀랬다.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생긴다.  

 

오늘은 위안부 문제에 관한 내용을 쓸 작정이었다. 자료로 쓸 내용을 점검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쓰지 못했다.. 내일 쓰기로 하자.

 

 

사진은 가을의 흔적이 남은 걸 찍은 것이다. 올해 가을이 너무 짧아서 그런지, 겨울이 깊은 지금도 가을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전에 올렸던 곶감 사진도 수정과를 만든 기념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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