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경생활

모멘야 마키노 2

시모키타자와에 가시면 모멘야 마키노에 들르시길 권한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가면 그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특산품을 산다. 모멘야 마키노에는 그런 상품도 있다. 천을 찍지 않았는데, 가게에 가서 보면 '레트로'한 천을 볼 수가 있다. 이 천들은 '레트로'풍이 아니라, 실제로 '레트로'이다. 옛날에 생산한 천을 가게에 재고가 있어서 팔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제조한 곳에서도 더 이상 생산을 하지 않는 것들이다. 천을 좋아하거나 '레트로'를 좋아하는 분에게는 정말로 안성맞춤인 가게다.

 

또 다른 추천상품이 있다. 이것은 남성 분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것이다. 천가게는 결코 여성들만의 세계는 아니다. 추천은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관점이라는 걸 밝힌다. 가게 천정 가득히 '쪽빛 염색'을 한 천이 걸려 있어서 장식인 줄 알았다. 오늘 물었더니, 파는 상품이라고 한다. 교토에서 제작하던 곳은 도산했다고 한다. '쪽빛 염색'으로 물들인 천이다. 지금 모멘야 마키노에 남아 있는 천이 팔리고 나면 없어진다고 한다. 모멘야 마키노에 '레트로'한 천이나, 제작하던 곳이 도산한 희귀한 상품이 남아 있는 것은 돌아가신 선대가 워낙 많이 상품을 사놨기 때문이라고 한다. '레트로'한 천 사이즈로 상품을 진열하는 틀도 맞춰놔서 새로 나오는 천은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같이 놓을 수가 없을 정도다.

 

그림도 재미있다. 일본의 절기와 관련된 것과 화투 그림도 보인다. 화투는 원래 일본 것이었지만, 지금은 한국의 '전통'이 되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민적 오락(?)'이 아닌가? 

 

나도 외국에 자주 다니는 사람이지만, 적당한 선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만약에 나라면 일본에 여행을 와서 기념이 될만한 좋은 걸 찾는다면 천정에 걸린 '쪽빛 염색'을 사고 싶다. 일본에서 '쪽물 염색'을 '아이조메'라고 전통적인 천연 염색이다. 시간이 지나면 색상도 약간 변해서 더 멋있어 지기고 한다. 오늘 교토에서 생산이 중지된 것으로 모멘야 마키노에서 만 살 수 있는 것이라면 비싸냐고 가격대도 물어봤다. 비싸지 않다고 1,200~2,500엔 사이라고 알려줬다. 물건을 보고 싶다고 했더니, 창고에 있어서 물건을 산다면 꺼내온다고 한다. 물건을 살 것은 아니라서, 괜찮다고 했다. 다른 외국인 친구에게도 알려줄 작정이다. 물건이 가치에 비해 싸고 좋다. 요새 일본의 전통적인 물건을 선물로 사려고 백화점에 가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진짜 '쪽빛 염색'도 아닌 흉내를 낸 가제 손수건 한 장에 1,000엔이나 한다. 그것도 가장 싼 편에 속한다. 손수건도 좋아하는 사람이라, 손수건을 홀대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손수건은 어디까지나 손수건이다. 

 

손수건과는 비교할 수 없이 훌륭한 물건이 손수건 한 장 값과 맞먹는다. '바겐헌터'의 감정에 의하면 살만 한 것으로 추천한다. 아마, 같은 레벨의 신상품을 다른 곳에서 여기보다 싸게 살 가능성은 지극히 드물것으로 여겨진다. 가성비가 좋다.  나는 이 물건은 실제로 쓰는 걸 추천한다. 선물로도 좋지만, 인테리어나 다양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내가 아는 외국인 친구들이 왔을 때 알려주면 많이 살 것으로 보인다. 컬렉션을 하는 사람이라면 무더기로 사겠지.

 

오늘 집중적으로 사진을 찍은 것도 천정에 걸린 상품이었다. 사진이 잘 찍히지 않았지만,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멘야 마키노 가게 홈페이지도 있다. 홈페이지가 너무 평범해서 모멘야 마키노의 특징이 잘 드러나지 않아, 여기에 올리지 않는다. 관심이 있는 분은 구글에 もめんやまきの를 넣으면 첫번째로 나온다. 참고로 홈페이지는 일본어다. 

 

시모키타자와는 소소하게 볼 것들이 많은 곳이다. 예전부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곳이었는데, 근래는 '빈테지'숍이 많아진 느낌이다. '빈테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재미있을 것이다. 시모키타자와에 가면 피콕 앞에 있는 모멘야 마키노에 들러 보시길 권한다.

 

 

'동경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벚꽃이 피다 2019-2  (0) 2019.04.02
벚꽃이 피다 2019-1  (0) 2019.04.02
모멘야 마키노1  (0) 2019.03.29
노인이 잠식한 일본  (0) 2019.03.28
벚꽃의 계절 2019-4  (0) 2019.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