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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문재인대통령의 책을 자랑했다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흐리고 습도가 높은 날씨였다. 기온은 높아서 조금 움직이면 땀이 나고 가만히 있으면 추운 이상한 날씨였다. 오늘은 아침에 밥을 해서 현미밥에 명란을 넣은 주먹밥을 두 개 도시락으로 가져 갔다. 디저트는 키위가 세 개와 일본 생과자가 하나였다. 


가을학기 수업이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넘어 가고 있어서 학생들과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단위를 포기한 학생들은 수업에 나오지 않고 단위를 받을 가능성이 없지만 수업에 빠지지 않고 오는 학생은 놀러 오는 것 같다. 


어제 도서관에서 빌린 문재인대통령의 책 '운명'을 학교에 가져 가서 동료에게 보여 줬다. 그 중 한 명은 노무현대통령 팬으로 노대통령 연설문을 교재로 쓸 정도였다. 그 때부터 정치가에 노대통령 만큼 지향하는 뜻이 높은 사람은 드물다고 했다. 그런 대통령이 나올 수 있는 한국이 부럽다고 했을 때 나는 노대통령을 잘 몰랐다. 보는 사람들이 보면 아는 것을 나는 보지 않았던 것이다. 일본학자가 존경하고 따랐다. 김대중대통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는 호주학자에도 팬이 있었다. 보통 학자들은 누구의 팬이라고 하지 않는데 팬을 자처할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이었던 것이다. 


다른 동료 하나도 일부러 나에게 "저는 문재인대통령을 신뢰하고 믿습니다. 일본과의 문제도 현명하게 잘 처리할 것입니다" 라고 했다. 거기에는 일본의 수장이나 정치가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 담겨있다. 그들이 하는 말은 국적이 다르지만 존경하는 정치가에게 보내는 찬사가 담겨있다. 일본 매스컴의 보도를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들 스스로 공부해서 내린 결론인 것이다. 적어도 두 동료는 문재인대통령의 책을 필독서로 꼽았다.


일본에서 최고 지도자가 되려면 총리의 아들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학생들까지 알고 있다. 학비가 비싼 의대에 들어가 의사가 되는 길도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는 것이다. 정치가에 세습 정치가가 많아서 정치가가 되려면 정치가의 아들로 태어나야 되는 줄 알고 있다. 지난 금요일 강의에서도 살짝 자랑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이 어쩌고 난민이 어쩌고 거의 범죄자 취급하지만, 지금 한국 대통령은 난민의 아들이야, 가난했어.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이야. 일부 한국사람들은 그 걸 자랑스러워 한단다. 나도 그럴 수 있는 사회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일본 학생들은 한국에 대한 인식이 아주 나쁘지만, 내가 하는 말에 저항을 할 수도 없다. 일본에 비판은 더욱 더 할 수가 없다. 지금 일본에서는 일본에 대해 비판을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학생들 스스로 자랑스러운 일본인으로서 자기검열을 하는 것이다. 그럴 정도로 서로에 대한 감시가 삼엄하다.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는 명확히 모른다. 지금 일본사회의 '공기'가 그렇다는 것이다.


문재인대통령 책을 읽고 학생들에게 참고자료로 배부할 작정으로 일본어판에 부치는 서문을 복사했다. 적어도 일본사회에 차고 넘치는 '혐한'을 선동하는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너무나도 건전하고 성실한 가치관은 느꼈으면 좋겠다. 정치를 가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 되어 버린 지도자이다.



사진은 어제 찍은 소박하고 향기로운 소국을 올린다. 화려한 꽃 보다 이런 꽃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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