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28 벚꽃소식 2
오늘 동경은 맑고 화창하게 개인 날씨였다.
어제 춥고 비 오던 날씨와는 전혀 다르게 좋은 날씨였다. 나는 어젯밤에 추워서 일찌감치 목욕을 하고 이불속에서 책을 읽다가 일찍 잠을 잤다. 어제는 겨울날씨였는 데, 오늘은 봄 날씨가 되었다.
지금 밤 8시, 창밖에는 달이 ‘두둥’하고 떠올랐다. 왼쪽 하늘에 보름달이 짙은 오렌지색으로 떠있더니 ‘두둥’하고 위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와, 완전 환상적인 경치다. 마음 같아서는 방에 불을 끄고 촛불을 켜서 달을 바라보고 싶다. 여기까지 쓰고 방에 불을 끄고 촛불을 켜서 창밖을 보니 훨씬 운치가 있어 보인다. 이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을 때, 보름달이면 정말로 환상적인 경치가 된다. 내가 사는 곳을 친구가 벚꽃이 피는 동안 방을 빌리고 싶다고 할 정도로 멋있었다. 과거형이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경치가 보일 때 나는 여기에 사는 걸 다행이라고 여긴다. 창밖 전체가 화면처럼 바깥경치를 볼 수가 있다. 바깥경치는 시시때때로 바뀐다. 계절에 따라 달이 차고 기움에 따라서 경치가 바뀐다. 창밖 경치를 통해 계절감을 즐길 수 있다. 아무리 못해도 이렇게 앉아있으면 시야의 3분의 2가 하늘이라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아침에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켰다. 아침을 먹고 빨래를 해서 널었다. 그리고 청소를 했다. 좁은 집이라도 청소를 하다 보면 시간이 걸린다. 두 시간 정도 청소를 하니 일을 많이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날씨가 좋으니 할 일이 많다. 벚꽃을 보러 나가야지. 점심을 일찌감치 해서 먹었다. 냉장고 야채를 먹어야 해서 양배추와 셀로리에 잔멸치를 넣어 된장으로 양념해 볶은 걸 상추에 싸서 먹었다. 오후 두 시 가까이 되어서 산책에 나섰다. 이른 시간에 나가면, 꽃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늦은 시간에 나갔다. 밖에 나가니 예상보다 훨씬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다. 얼굴에 선크림도 바르지 않고 나가서 얼굴과 목이 익어가는 것 같다. 몸도 뜨거워져 이스트를 넣은 밀가루 반죽처럼 부풀어 간다. 내 몸에도 이스트가 들어있는 건가, 가끔 궁금해진다.
벚꽃나무 밑을 걸어 다니다가 집에 오니 두 시간 이상을 걸어 다녔다. 땀을 흘렸더니 목이 마르다. 우체통에는 책이 네 권 와있다. 이틀 전에 주문했던 책이 도착한 것이다. 신학기가 가까워지면 좀 부산해진다. 여성학 교재를 바꾸려고 새책을 주문한 것이 왔다.
메일을 체크하고 빨래를 걷어들였다. 그리고 저녁을 해서 먹었다. 낮에 나갔을 때 산 유채나물을 데치고 미역에 잔멸치를 섞어서 식초로 양념을 했다. 유채나물의 쓴 맛과 미역 맛에 멸치에서 짠맛이 나서 식초로만 충분히 맛이 난다. 산뜻한 봄의 미각이기도 하다. 산뜻한 저녁을 먹고 다시 산책을 나섰다. 달이 뜨는 것이 늦어서 아직 어둡다. 그래도 벚꽃이 피어있는 강가는 가끔 사람들이 걸어 다녀서 밝지 않아도 안심이 된다. 저녁을 먹고 산책을 다녀왔으니, 몸도 상쾌하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일찍 피었던 벚꽃은 조금씩 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벚꽃이 만개하진 않았다. 내일도 날씨가 따뜻하다니 벚꽃이 좀 더 피고, 조금은 지어갈 것 같다. 내일도 날씨가 좋으면 벚꽃을 보러 나갈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