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0 일상의 중요함
오늘 동경은 맑게 개인 데 바람이 약간 부는 아주 쾌적한 날씨였다.
이번 주는 연휴가 있어서 실질적으로 일을 한 것은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뿐이었다. 연휴에는 제대로 쉬지도 못했고, 한 것도 없이 어정쩡하게 넘어갔다. 오늘은 일어나서 가볍게 요가를 하고 세탁을 해서 널었다. 목욕탕 바닥도 솔로 밀어서 청소하고, 집안 청소를 평소보다 강도 높게 했다. 보통 때는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하는 것으로 마친다. 오늘은 레인지후드와 레인지 주위를 청소했다. 알게 모르게 기름기가 후드에 끼어서 보통 청소 만으로는 냄새가 남는다. 이럴 때는 수채 구멍과 레인지후드를 청소하고 쓰레기를 버리면 퀴퀴한 냄새가 가시고 집안 공기가 산뜻해진다. 오늘은 레인지후드와 수채 구멍을 청소한 것이다. 세탁하면서 수세미도 빨아서 말렸다. 그래서 집안 공기가 산뜻해졌다. 가끔은 이렇게 냄새가 나는 걸 제거해야 한다.
지난 수요일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 집중해서 책을 읽고 새 책을 빌려왔다. 오늘도 책을 빌리러 가려다가 새 책이 진열되는 월요일에 가기로 하고 청소하는 쪽을 택했다. 청소를 하거나 외출을 해도 오전에 하는 것이 좋다. 청소하고 후배에게 보낼 것이 있어서 밖에 나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내일 시내에 나갈 때 보내려고 오늘은 안 나가기로 했다. 수요일에 도서관에서 집중해서 책을 읽었더니 일상으로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요새 나온 잡지들을 훑어봤다. 그런데 잡지내용이 내가 사는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모처럼 휴일같은 날을 보냈다. 나에게 휴일이라는 것은 맛있는 걸 배불리 먹고 집 청소와 빨래를 하면서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다. 평소에도 그다지 바쁠 일은 없지만 휴일은 아니다. 어제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마트에 들러 야채를 많이 샀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토마토가 싸서 큰 걸 12개나 사고 오이도 큰 봉지로 둘, 고구마도 큰 걸로 두봉지에 오구라, 연근도 많이 샀다. 양손에 무겁게 낑낑거리면서 들고 왔다. 어젯밤부터 토마토를 아낌없이 먹기 시작했다. 지금 하우스토마토가 싸다. 토마토로 목욕을 할 정도로 먹어 둬야지.
집에서 라디오를 들으면서 이일 저일 잡다한 일에 뜨개질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점심도 야채로 산뜻하고 배부르게 먹었다. 저녁으로 호박팥죽을 쑤려고 단팥 통조림을 내놨다. 그런데 연근도 빨리 먹어야 한다. 렌지후드를 청소한 날이라, 기름을 쓰고 싶지 않다. 호박과 당근에 연근을 잘게 썰어놓고 죽을 끓였다. 내가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달짝지근한 노란색 죽이 되었다. 나름 맛이 있었다. 단팥은 다음에 먹기로 했다.
일상이 중요하다. 휴일은 휴일답게 보내고, 집안환경을 쾌적하게 정비하고 맛있는 걸 먹어서 체력을 보강한다. 도서관에 가서 집중해서 책을 읽고 녹슬어가는 머리에도 기름칠을 해가며 현실을 본다. 오늘도 좋은 하루를 보내는 일상이 미래를 향한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