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1 우에노 국립 서양 미술관
오늘 동경은 아주 드라마틱한 날씨였다. 아침에 맑았다가 낮이 되면서 흐리더니, 오후가 되어 외출을 하려니하늘이 시커멓고 천둥이 우르릉 쾅쾅거렸다. 너무 급변한 날씨에 천둥도 계속해서 영화의 특수효과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이런 날씨에 영화를 찍으러 가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찍는다면 쟝르는 미스테리나 공포, SF가 되겠다.가되겠다 절대로 러브 로망스는 아니다.
투표하러 간 날, 우에노로 간 것은 미술관에도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같이 일을 하던 동료가 입장권을 준 것이 있었다. 오카치마치역에서 내려서, 투표를 마치고 운동화를 사서 우에노공원으로 향했다. 휴일이라, 우에노공원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국립 서양미술관에 가는 것은 참 오랜만이다. 지금하고 있는 다른 기획전시는 볼 수가 없는 입장권이었지만, 다른 것에 별 관심이 없어서 상설전시를 살짝 보고 내가 볼 전시회를 봤다. 기본적으로 상설전시 컬렉션도 유명한 작품들이 많다. 덴마크 스카겐의 예술가마을에 살며 작품을 제작한 작품의 전시였다.
해변이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에 예술가들이 모여서 살면서 현지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어부들이 풍랑에서 배가 무사히 들어오길 기다리는 풍경, 밧줄을 당기는 풍경, 장미가 아름답게 핀 정원에서 부인이 쉬고 있는 그림, 아름다운 해변가를 예쁘게 단장해서 산책하는 여인들, 동네에 사는 빵집 아줌마등을 그렸다. 중간에 쉬는 소파에서 본 바깥경치도 한폭의 그림처럼 좋았다.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보다 한순간의 빛이 그려내는 살아있는그림이 더 좋은 것 같다.
바깥에 나와서 로댕의 조각도 보고 사진을 찍었다. 유명한 작품들이다. 마지막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봤더니, 길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은 남자들이 발레를 하는 야외무대였다. 나도 좀 지켜보다가 공연이 끝나는 걸 보고 나왔다. 남자들이 하는 발레가 체조처럼 보였다. 열심히 하는 티가 너무 나서 불쌍하고 안타깝게 보였다. 그런 고생하는 티를 보이지 않는 게 발레인줄 알았는데……. 고생하고 노력하는 티까지 보여도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