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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아, 무서운 폭염

2015/07/13 , 무서운 폭염

 

오늘 동경은 아주 뜨거운 날씨였다. 어제 일기예보로는 최고기온이 34도라고 했는 데, 오늘 아침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현상이 있어서 도서관에서 돌아와 확인했더니 38도였다고… 무서운 폭염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동경에서 38도라는 온도를 경험한 적이 없는 것 같은 데... 세상에 실감이 안 난다. 더위가 무섭다.

월요일은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어제 일기예보를 봤더니 최고기온이 34도라, 날씨가 뜨거워지기 전에 일찌감치 도서관을 향했다. 집을 나서기 전에 더위가 예사롭지 않을 것 같아서 창문을 꼭꼭 닫고 두꺼운 커튼을 다 내렸다. 집안이 더워지는 걸 방지하고 집을 나섰다. 아직 10시 전이라, 가는 길은 그다지 뜨겁지 않았다. 그런데 도서관까지 가는 사이에 몸에 변화가 생긴다. 30분 걷는 사이에 몸이 퉁퉁 붓는다. 더울 때는 이랬나, 도서관에 도착했다

화장실에 들러서 땀을 씻고 자리에 가려고 봤더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익었다. 세상에 지금까지 살아도 30분 사이에 얼굴이 이렇게 익은 적은 없었다. 아직 그렇게 더울 시간도 아니고 가는 길도 그다지 덥지 않았는 데… 웬일이야. 찬물로 얼굴과 목, 팔 등을 씻고 냉방이 된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밖을 바라보니 아름답고 청명하게 맑고 바람도 분다. 안에서 보는 풍경으로는 아름답지만, 분명히 ‘열풍’이 불고 있을 터라, 무섭다. 집에 돌아가는 것은 해가 질 무렵이 돼야 할 것 같다. 괜히 밖에 나갔다가 먹지도 못하는 군오징어가 될 것이다. 늦게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더위가 어떤지 간을 봤다. 도서관에서 식당은 바로 옆 건물이다. 가는 사이에 데워진 벽돌 위를 걷는 것이 오븐 안을 걷는 기분이다. 위험하다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도넛을 사러 갔더니 도넛이 없다. 도서관으로 돌아올 때는 햇볕이 들지 않는 길로 돌아왔다. 물을 자주 마시면서 저녁이 될 때까지 집에 가는 걸 포기했다. 아무리 도서관 냉방에서 장시간 몸을 식혔다고 해도 집에 갈 때까지 더위가 무섭다. 덕분에 책을 몇 권이나 읽고 빌릴 책을 빌렸다. 내일부터는 시험기간에 걸려서 책을 빌릴 수가 없다네. 5시 반이 훨씬 넘어서 바람도 많이 부니까, 그래도 괜찮겠지 싶어서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계란집에 들르고, 야채도 사러 가고 싶었지만 참았다. 계란집에 들르고 야채를 사러 갔다가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예측을 못하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천천히 걸으면서 집에 돌아왔더니, 괜찮은 것 같았다. 주위에 밭과 나무가 많아서 열을 흡수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열기가 직접 올라오지 않았다. 그런데, 집에 거진 다 와서 마지막 계단을 올라왔더니 땀이 줄줄 흐르고 다리에 힘이 풀린다. 도서관에서 장시간 식혔던 몸이 다시 뜨거워졌다. 아침에 창문을 닫고 커튼을 내리고 가길 잘했다. 집안은 선선했다. 가방을 현관에 놓고 바로 샤워를 하고 입었던 옷을 손빨래해서 널었다. 6시가 훨씬 넘어서 겨우 커튼을 열고 창문도 열었다. 바람이 불어서 선선하다. 그러나, 아침에 얼굴이 익은 걸 생각하면 아찔하다.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을 때 밖에 나다니는 것은 위험하다. 저녁으로 냉동했던 떡을 조금 구워서 먹고 수박을 먹었다. 수박을 많이 먹어서 몸을 식혔다

오늘 더위를 무섭게 알고 조심스럽게 행동해서 참사를 면한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34도 더위는 넘은 것 같아 인터넷을 켜고 일기예보를 봤더니, 최고기온이 38도였다고… 아찔하다. 얼굴이 익을 만했다. 내가 통구이가 안된 것이 천만다행이다. 돌아올 때, 계란집에 안 가고 야채를 살 욕심을 접은 것이 살린 것 같다.

내일도 최고기온이 34 도라지만 학교에 간다. 아침에 나가니까, 괜찮겠지? 조심해야지. 요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간당간당하다. 무시무시한 폭염이었다

새로운 사진이 없어서 작년에 찍은 수국 사진을 올린다. 계절로는 수국도 끝물이라, 색이 바래서 예쁘지 않지만, 작년에 예쁠 때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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