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9 무섭게 더운 날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8도나 올라가는 무시무시하게 더운 날이었다. 더위가 예상더위가 아니라서 전날인 어젯밤부터 더웠다. 보통은 창문을 닫고 얼음젤 베개를 베고 자는데, 어제는 창문을 열고 잤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을 챙겨서 먹고 도서관에 갔다.
오늘은 무섭게 더운 날이 될 것이라, 일기예보로 시간대 별 기온변화까지 파악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예상보다 상쾌한 느낌이었다. 빨래를 해서 널었더니 30분도 안되어 빨래가 마르고 말았다. 건조기에 넣어도 30분에 마르기는 힘든데 말랐다. 아침에 나가기 전에 빨래를 안에 집어넣고 나갔다. 그냥, 밖에 널었다가 삭을 것 같은 강렬한 태양이다.
더운 날이 될 것은 분명한 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11시부터 기온이 36도에 올라가서 38도를 향해서 올라간다는 것이다. 기온상 10시에 나가면 본격적으로 더운 11시 전에 도서관에 도착한다. 10시쯤에 나갈 때, 1층에 사는 노부부가 쇼핑을 마치고 들어왔다. 인사를 한다. 今日は怖い天気ですから, 오늘은 무섭게 더운 날씨라서 벌써 쇼핑을 마쳤다는 것이다. 여름에는 너무 더우니까, 마트도 8시부터 문을 연다. 세상은 조용히 무시무시하게 더운 날씨에 대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주위가 너무 조용하고 한산하다. 매미도 울지 않고 길가에 다니는 차도 적고 걷는 사람도 없다. 뭔가 공포스러운 분위기다. 공원에서는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BBQ를 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데, 공원이 휑하니 텅 비었다. 나는 이왕 길을 나선 김에 오늘 새로 낸 야채가 있나 싶어서 농가 마당을 들여다봤다. 할아버지가 오늘 아침에는 밭에 나가지 않은 모양이다. 야채가 아예 없다. 다른 야채 무인판매에도 들러 봤지만, 새로 나온 야채가 전혀 없다. 오늘 아침은 농부도 밭에 가지 않을 정도의 더위인 것이다. 세상 전체가 더위라는 공포에 떠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더 걸었더니, 숲속에서는 매미 울음소리가 약간 들린다. 집근처나 공원은 너무 더워서 매미들도 울지 않는 것 같다. 너무 조용하니까, 더위가 무섭게 느껴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기온은 높지만, 습도가 낮아서 기분은 상쾌하게 느껴진다. 세상이 무서운 더위에 대비하는 날, 두 군데서 건축현장에서 일을 하는 분들이 있었다. 한 곳은 개인집 지붕 위에서 일하고 다른 곳은 대학이었다. 이런 날, 야외활동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은 데 일을 하고 있다. 도서관에 도착했더니, 아주 서늘하게 느껴진다. 오늘 입구에 친한 직원이 있었다. 지난 주에 올해 산 원피스를 입지 않을 것 같아서 줬다. 답례로 진주목걸이 재료를 준다. 내가 좋아하는 바로크스타일이다.
바깥이 너무 더우니까, 상대적으로 도서관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있었더니 오후 4시쯤에 소나기가 내렸다. 아, 다행이다 싶었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는 것은 없었다. 5시가 되어 도서관을 나올 때 다시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아까 내린 비로는 뜨겁게 달궈진 지면이 충분히 식지 않았다. 그래서 비가 오는 길을 걸으니 지면에서 따뜻한 수증기가 올라온다. 손을 내밀어서 빗물의 온도를 재고 말았다. 빗물도 따뜻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있었더니, 친구가 찾아왔다. 스마트폰을 사는 걸 알려 달라고 해서 내가 계약한 것을 알려주고 같이 공원을 걸었다. 조금씩 비가 와서 바깥은 많이 서늘해졌다. 단지 안 작은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모여서 불꽃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직도 지면이 따뜻한 데 비가 와서 안개가 자욱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다행이다. 무섭게 더웠지만, 비가 와서 식었으니까, 괜찮다.
사진은 어제 찍은 공원과 탈피한 매미 껍질과 매미가 나온 구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