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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일본, 느려 터진 행정에 숨 막힌다

NHK에 따르면 10월 17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4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77,19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089명으로 사망률 0.82%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42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15,14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117명으로 사망률 1.05%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주말이어서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동경도 신규 확진자 -20명, -33.3%이다. 일본 전국에서도 -124명, -22.4%이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은 동경도 6명 등으로 합계 13명이다.

 

동경도 신규 확진자가 올해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동경도 코로나 신규 확진자에 관한 기사에 확진자 누계를 실지 않게 된 지 꽤 된다. 그래서 확진자 누계를 일본 전국 신규 확진자 기사에서 확인하고 있다. 동경도 기사에서 확진자 누계를 왜 빼기 시작했을까? 확진자 누계를 알리고 싶지 않은 거구나. 오늘 동경도의 사망자 중 20대 여성과 70대 여성이 자택에서 사망한 모양이다. 20대 여성은 코로나와 관계없이 사고로 사망했는데 사후 검사했더니 코로나에 감염되었다고 한다. 70대 여성은 집에서 쓰러져서 사망했는데 사후 검사로 코로나에 감염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동경도에서 검사도 못 받고 자택에서 사망한 케이스에 대해 이런 식 기사를 많이 본다. 코로나에 감염해서 집에서 사망한 걸 발견했다. 하지만 사인은 코로나가 아니라고 하는 거다. 코로나에 감염해도 직접적인 사인이 코로나가 아닐 경우가 많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면 코로나 사망에 집계되지도 않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라는 게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기사에서 실은 직접적인 사인이 아니라고 하면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코로나에 감염한 숫자를 감추고 싶고 사망한 경우에도 직접적인 사인이 아니라든지, 코로나와 관계없는 사고로 사망했다든지 하는 걸 보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물 타기 하는 의도가 궁금하다. 동경도의 대응을 보면 이제는 코로나에 감염해도 검사를 받지 않고 자택에서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스탠스로 보인다. 동경도의 사망자가 꾸준히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많이 나오고 있다. 신규 확진자의 감소와는 다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42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42,39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660명으로 사망률 0.78%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40,398,477건으로 인구의 78.7%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1.5%이다. 2차 33,166,098건으로 인구의 64.6%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75.1%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174명, -10.9%이다. 지난주 사망자가 많이 나와서 하루 평균 12명이었다. 어제 18명, 오늘 16명으로 사망자가 늘고 있다. 작년에도 환절기에 사망자가 크게 느는 현상을 보였다. 

 

오늘 일본은 갑자기 한파가 몰려와서 매우 추운 날씨가 되었다. 홋카이도에서는 첫눈이 펑펑 내렸다고 한다. 동경에서도 일기예보에는 최고기온이 21도였지만 오늘 지내보니까, 15도 이상 올라가지 않은 것 같다. 11월 중순경 기온이라고 한다. 내일 최저기온은 9도로 겨울 날씨가 된다. 오늘 하루 종일 비가 오면서 바람도 강하게 불어서 아주 추운 날씨였다. 나는 오늘도 집에서 지내면서 일요일 행사인 청소를 하고 밤에 추울 것 같아 두꺼운 담요를 한 장 더 꺼냈다. 그리고 여름옷을 조금 정리했다. 여름 방학하면서 쭉 집에서만 지내다 보니 계절의 변화에 오히려 둔감한 것 같다. 바깥을 보면 가을이 완연하지만 날씨는 들쑥날쑥해서 아직도 선풍기가 나온 채로 있다. 며칠 전만 해도 최고기온이 30도를 육박하고 고온다습해서 선풍기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살다 보면 행정이 너무 느려서 완전히 질릴 때가 많다. 올해는 세금 신고를 하는 게 늦어서 지난 6일에 했다. 올해도 소득세에서 환급받는 게 15만 엔 정도다. 하지만 이미 주민세 등은 고지서가 나왔다. 지금까지 보면 주로 첫 번째는 그대로 내고 두 번째부터 세금이 조정되어 확 줄어든다. 그래서 7일에 가까운 주민센터에 갔다. 4시 지나서 갔는데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주민센터에는 사람이 없어서 가자마자 직원이 튀어나왔다. 세금 신고가 늦었다는 말을 하고 세금 신고한 걸 보여주면서 주민세 고지서를 세금 조정한 걸로 보내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세금을 먼저 내고 나중에 더 낸 것이 있으면 환급을 받으라고 한다. 나도 그런 건 알지만 환급받는 것도 번거롭기에 일을 간단히 하고 싶은 거다. 지금까지는 세금 신고한 걸 알리러 가면 직원이 가능한 세금 조정한 고지서를 일찍 보내겠다고 한다. 왜냐하면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내야 할 세금을 내겠다고 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직원은 첫인상부터 이상했다. 멀쩡히 젊은 사람인데 헤어스타일이 마치 털모자 가발을 썼는데 스프레이로 고정시킨 것처럼 보였다. 아주 특이하다. 

 

그러면서 본청에 확인했더니 세금 조정이 되어 고지서가 발급되는 것은 내년 1월이 된다고 한다. 10월 초순에 가서 부탁해서 내년 1월에 고지서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기가 막힌다. 그러면서 내가 세금을 먼저 내고 환급을 받게 되는 건 최단으로 내년 2월 이후가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금 고지서가 간 걸 늦게 내면 연체가 된다는 협박도 잊지 않는다. 지금까지 세금을 연체한 적이 없다. 그런데 올해부터 세금을 낼 기한이 지나면 전화에 독촉하는 문자가 온다. 나는 이런 문자를 받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금을 늦게 낼 생각이 없다. 단지, 신고가 늦어서 세금을 조정한 고지서를 받아서 내고 싶다. 나중에 환급받는 것도 번거롭기에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다. 물론, 내가 세금신고를 늦게 한 것이 잘못이다. 세금 신고를 일찍 해야 했다. 단지 이런 걸 확인하기만 했는데 진이 빠졌다. 시간을 봤더니 5시가 되어 간다. 세상에 도대체 뭔 일을 했다고 시간이 이렇게나 걸리며 단지 단순한 사항을 확인한 것뿐인데 진이 다 빠진다. 직원이 외국인이라는 걸 알고는 일을 다 보고 나서 신분증을 요구한다. 신분증을 요구하려면 처음에 요구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내가 가져간 서류에 다 나와있고 마이넘버까지 보이기에 신분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직원이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 나에게 기분이 상하라고 몽니를 부리는 거다. 나는 주민센터를 나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말았다. 일본에서는 기분 좋게 일을 보는 게 아니라, 기분 나쁘게 만드는 데는 도사급인 것 같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주민센터나 다른 곳에 가기가 싫다. 

 

주민세를 한 번 냈지만 두 번째도 내는 게 나을 것 같아 8일 수업이 끝나고 가까운 우체국에 갔다. 우체국에서는 현금을 취급하는 일이 4시까지라고 시간이 지났다면서 주민센터나 편의점 등 다른 곳에 가라고 한다. 내가 사는 주변에 편의점은 도보 10분 이상 걸리는 곳이라서 우체국에서는 20분 이상 걸어야 한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 우체국에서 현금을 찾아서 토요일 도서관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세금을 냈다. 세금을 먼저 낸 다음에 환급을 받게 되어도 적은 금액인 것이 좋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단순한 일이 복잡하게 되어 가는 걸 보면 질리고 만다. 

 

학교에서도 파견으로 사무를 보는 사람들 일하는 레벨이 점점 떨어져서 아예,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는 내가 있는 곳에 뭔가가 부족하면 채워달라고 요구한다. 실은, 내가 말하기 전에 그들이 부족한 걸 파악해서 채워놔야 하는데 그런 기본적인 걸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자꾸 그들을 귀찮게 하는 것 같은 눈치라서 그런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요새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말하는 걸 보면 어떤 성향인지 파악할 수 있기에 한 번 말을 건네보고 일하기 귀찮은 사람이면 두 번 다시 말을 걸지 않는다. 지난주에도 학교에 갔더니 사무실에 새로 온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온라인 강의를 하는 장소가 있느냐고 확인하고 온라인 강의하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나보고 직접 관련부서에 가서 문의하라고 한다. 그 직원 성향은 자신에게 온 일을 다시 돌려주고 시간이 정해진 사람을 뺑뺑이 돌려서 바쁘게 하는 거다. 결국, 일을 보지 못하게 된다. 말귀를 알아듣는 사람이라면 내 말을 듣고 내가 수업하는 사이에 확인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일을 볼 수가 있다. 결국 일을 볼 수 없게 만드는 직원에게는 두 번 다시 말을 걸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이런 식으로 일을 하면 자신들 일이 없어진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우리가 일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보조하는 것이 그들의 주된 업무이다. 그런 걸 우리가 다 알아서 하면 그런 사람들 채용할 이유가 없다. 

 

일을 잘하는 직원은 전혀 다르다. 내가 필요로 하는 걸 알고 있어서 급할 때는 자신들이 먼저 내게 말을 걸어준다. 혹시 수업을 시작할 때 필요하면 자신들이 준비하고 있겠다고 말이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다른 선생들도 필요로 한다. 학교에서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있다. 특히 코로나 시국이라서 온라인을 할 때는 온라인만 하면 된다. 대면 수업이 되면 동시에 온라인도 해야 해서 학기가 시작될 때는 직원이 도와주지 않으면 순조롭게 시작하기가 어렵다. 서로가 하는 일은 다르지만 같은 목적을 가진 동료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매우 다르다. 자신들 일만 줄이는 사람들에게는 아예 일할 거리를 만들지 않고 말도 하지 않게 된다. 코로나 시국이라고 지금까지 하던 수업보다 두 배 이상 할 일이 늘었다. 대학에서는 선생들에게 무리하게 그런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들과 선생들에게 던져 놓고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선생들도 가능한 일을 할 뿐이지 무리한 일을 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작은 일들이 쌓여서 일의 효율을 떨어 뜨린다. 힘들어도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환경과 힘들기만 하고 효과도 없고 기분이 상하게 되면 일을 열심히 할 생각도 없어진다. 일본에서 일하는 환경이 점점 나빠져서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인 것처럼 느낄 때가 많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내가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