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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일본, 마코 공주의 결혼에 대한 주변 여론

NHK에 따르면 10월 26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77,46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25명으로 사망률 0.8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314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17,77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가 18,234명으로 사망률 1.06%이다. 오늘 발표한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76.7%이고, 2차 인구의 70.1%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동경도 신규 확진자 -7명, -19.4%이다. 일본 전국에서도 -58명, -15.6%이다. 사망자는 동경도 5명, 오키나와 4명 등으로 합계 15명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26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54,35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788명으로 사망률 0.79%이다. 한국의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79.5%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1.9%이다. 2차 인구의 70.9%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82.5%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193명, +18.0%이다. 

 

 

오늘 일본을 하루 종일 떠들썩하게 한 뉴스는 마코 공주의 결혼이다. 결혼이라고 해도 식도 없도 단지 혼인신고서를 제출하고 친정에서 나와 한동안 지낼 곳으로 간 것이다. 기자회견을 남편이 된 고무로와 둘이서 한 것이다. 마코 공주의 결혼을 둘러싼 과열된 보도를 보면서 기사를 스크랩했다. 오늘 정리해서 쓰려고 했는데 늦게 들어와서 내일 수업 준비를 하다 보니 쓸 시간이 부족하다. 내일 정리해서 쓰기로 하자.

 

마코 공주의 결혼이랄까, 주로 상대방 남성인 고무로나 그의 어머니 관련 기사가 매일 같이 한도 끝도 없이 나왔다. 요새는 관련기사 댓글란에 도가 넘은 비방성 댓글이 많아서 아예 댓글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런 걸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그래서 내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물어봤다. 오늘 혼인신고를 하고 기자회견을 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마코 공주가 고무로와 같은 남성과 결혼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있느냐고 했더니 한 명도 손을 들지 않는다. 그래서 둘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사람 손을 들라고 했더니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손을 든다. 그래, 나도 둘이 결혼한다는데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게 당연하지, 무슨 철천지한의 원수를 진 것도 아닌데 관련기사 댓글을 보면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얼마나 비난하는 댓글이 많았으면 댓글을 비공개로 전환하겠냐고, 밖에서 보기에는 일본에 그런 댓글을 쓰는 사람밖에 없는 걸로 보인다. 뭔가 판단할 때는 댓글과 같은 눈에 보이는 자료로 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댓글이 보이지 않으면 일본 사람들이 다 그런 줄 안다고 했다.

 

수업이 끝나고 늦은 오후에 졸업생을 만나기로 했다. 옛날에 살던 동네 가까이에 가서 옛날부터 있던 빵집에서 간단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졸업생이 나에게 묻는다. 오늘 마코 공주가 결혼해서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봤느냐고 한다. 나는 수업이 있어서 볼 수가 없지. 선생님은 어떤 입장이냐고 묻는다.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지 했더니, 졸업생이 지금까지 다 나와 같은 의견 밖에 듣지 못했다고 한다. 한 명도 관련기사 댓글에 보이는 비방성 의견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그런 댓글을 보면 도무지 정상적이라고 보이지 않아, 그야말로 남의 집 딸이 결혼하는데 고무로나 마코 공주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들 그렇게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 난 것처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자기 자식이라도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 자기 딸에게 그런 말을 하면 가족을 버리고 도망갈 것이다. 거기에 세금을 먹고사는 처지에 어쩌고 하는데 마코 공주는 그런 입장으로 태어났는데 어쩌라는 것이냐, 그야말로 도박을 했다거나 심한 낭비벽이 있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나도 세금을 내고 살지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세금으로 생활을 한다고 해서 심한 말을 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일본에서 대다수 사람들이 천황을 존경하고 황실을 소중히 여긴다고 하면서 항상 누군가를 타깃으로 공격한다. 대단히 굴절된 의식이다. 황실을 소중히 여긴 나머지 그런 행동을 한다는데 믿기지 않는다. 오늘 관련 기사 댓글에도 마코 공주를 걱정해서 나쁜 남자와 결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다. 결혼하는 날까지 그런 글을 쓴다는 건 악담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기사가 있었지만 고무로가 나쁜 짓을 했다는 건 없었다. 만약 있었다면 벌써 다 알려졌을 것이다. 이런 패턴을 보면 연예인을 비난할 때도 팬이라면서 팬이라면 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과 같다. 매를 때리면서 다 너를 생각해서 때리는 '사랑의 매'라는 황당한 논리와도 같다. 마코 공주나 고무로 둘 다 30세로 충분한 어른이다. 그들이 알아서 살아가겠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많은 일을 점쟁이처럼 예단하면서 공격하는 걸 보면 정말로 이해하기가 힘들다. 적어도 내 주변을 보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사람이 대다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