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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일본, 마코 공주의 결혼을 먹이로 삼는 언론과 사람들

NHK에 따르면 10월 27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3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77,50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27명으로 사망률 0.8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31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18,08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가 18,241명으로 사망률 1.06%이다. 오늘 발표한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76.9%이고, 2차 인구의 70.6%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동경도 신규 확진자 -5명, -12.2%이다. 일본 전국에서도 -79명, -20.2%이다. 오늘 사망자는 7명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95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56,30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797명으로 사망률 0.79%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79.6%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2.0%이다. 2차 인구의 71.5%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83.1%이다. 한국이 백신 접종에서도 1차, 2차 모두 일본보다 많이 접종했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381명, +24.2%이다. 오늘 신규 확진자가 다시 늘었다. 

 

 

어제 일본에서 마코 공주가 결혼했다. 지금 기시다 정권으로 교체되고 바로 중의원 선거에 들어가서 이번 주 일요일이 투표일이어서 일본 전국이 선거전으로 뜨거운 상황이다. 그런 뉴스는 마코 공주의 결혼에 관한 기사에 비하면 눈을 비비고 찾아봐야 할 정도로 적은 것 같다. 특히, 어제는 온통 마코 공주의 결혼 뉴스로 일본이 뒤덮였다. 나도 마코 공주와 그 상대인 고무로의 기자회견을 주목하고 봤다. 사실, 마코 공주에게 관심을 가지고 본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많은 뉴스가 있었지만 마코 공주에게 특별한 관심은 없었고 뉴스가 너무 이상하게 과열되고 그런 기사에 달리는 댓글이 심각하게 이상했기 때문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심을 가졌다.

 

지금까지 일본 황실을 보면 표면적으로는 국민이 받들고 존경하는 모양새를 취하지만 언론을 통해서 황실을 공격하는 양상도 있다. 내가 그런 현상을 이상하게 본 것은 현 천황의 부인인 마사코 왕비에 대해서다. 처음에 보도가 많이 났을 때가 결혼을 승낙하기 전 황태자의 본격적인 교제를 하기 전에 결혼을 피하기 위해서 외무성에 근무할 때 해외로 연수를 나갔을 때였다. 그녀는 당시의 일본이 아주 잘 나갈 때였고 일본의 초엘리트에 미모까지 겸비한 이상적인 시대의 여성상이기도 했다. 당시 비슷한 세대로 그걸 보면서 주위 친구나 다른 사람들 말을 들으면 다 그녀가 불쌍하다고 동정적이었다. 그 의미는 황태자에게 문제가 있다는 건 전혀 아니다. 같은 세대로 일반인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뜻을 펼치며 살다가 황실에 들어가면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살 수 없다는 의미에서 불쌍하다는 시선이었다. 옛날이야기에는 공주가 왕자를 만나서 어쩌고 행복하게 산 것 같은 내용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공주나 왕세자비로서의 삶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걸 상상하고도 남는다. 내 친구들은 자신들이 그런 대상이 아닌 게 다행이라고 할 정도였다. 

 

현 천황의 결혼식은 일본에서 대단한 행사였고 그 시대를 상징하는 화려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 후에 아이를 낳는 것도 늦었고 대를 이을 아들이 아닌 딸 아이코 공주를 낳았다. 아이코 공주가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해서 적응이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마사코 비는 딸이 걱정되어 학교까지 따라가서 아이가 적응하는 걸 지켜보기도 했다. 그런 것에 대해 공격을 받았다. 그래서 아파서 공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그런 걸 보면서 비슷한 세대는 다 동정적이었다. 그렇게 활약하던 여성도 왕실에 들어가서 힘든 생활을 하고 급기야 아프기까지 한다는 것에 대해서다. 당시 황태자가 기자회견에서 이상한 보도 상황에 대해 반박할 정도였다. 내가 마사코 왕세자비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느낀 것은 그녀에 대한 '질투'로 보였다. 일본의 초엘리트에 미모까지 겸비한 나무랄 데 없는 조건을 가진 여성에 대한 굴절된 '질투'였다. 

 

마코 공주의 어머니도 공격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현재도 마코 공주의 가족인 아키시노미야 일가가 공격을 받는 측면이 있다. 딸을 제대로 키우지 않았기 때문에 마코 공주가 고무로와 같은 명문 집안 출신도 아니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남성과 결혼한다는 이유다. 표면적으로는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지만 나는 그 이유가 크다고 본다. 일본에서 여성이 천황이 될 수가 없는 상황에서 마코 공주의 남동생 히사히토 황손이 다음 천황이 된다. 이지메를 당한 건 아이코 공주만이 아니라, 다음대에 천황이 될 전망인 히사히토 황손도 마찬가지였다. 마코 공주의 아버지 아키시노미야는 천황의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차 없이 공격하고 있다. 황실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아마 황실에 대해 특별한 관심과 프라이드가 있을지 모른다. 거기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그림을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살아있는 왕족들이 그런 욕구를 채워줘야 하는 존재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내가 친한 이웃에게 마사코 왕비가 언론으로부터 왜 공격을 당하는지 모르겠더라는 말을 했더니 그 위세대인 은퇴한 천황의 부인 미치코 왕비도 결혼 후에 공격을 많이 받아서 그 영향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 처했었다고 한다. 일본 황실에서 공격을 당하는 상대는 주로 민간 출신이 결혼해서 황실에 들어간 여성이 대상이었다. 내가 보기에 미치코 왕비나 마사코 왕비에게 공격당할 만한 문제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아마, 만만하다고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마코 공주의 결혼에 대한 기사는 주로 상대방 남성인 고무로와 그의 어머니에 관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고무로가 학폭에 관련이 있다는 것 같은 기사도 났었다. 하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언론에서 파고 또 파서 난리부르스를 췄을 것이기에 길게 가지 않은 걸 보면 사실이었을까? 한다. 고무로의 아버지는 그가 초등학생 때 사망했다고 한다. 그 후 그의 어머니가 아버지와 지인이었던 남성과 교제하고 약혼했었다고 한다. 그런 과정에서 고무로의 학비를 지원한다는 식으로 400만 엔인가 돈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고무로의 어머니가 상대방 남성과 재혼하지 않았다. 그래서 상대방 남성은 고무로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했다는 식으로 나왔다. 그걸 트집 잡아서 고무로와 그의 어머니가 마치 상대방에게 돈을 갈취라도 한 것처럼 취급하는 보도가 정말로 많았다. 고무로 쪽에서 그 돈을 갚겠다고 변호사를 내세웠지만 상대방 남성은 고무로의 어머니를 직접 만나야겠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나는 돈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했다고 했지만 그게 사실인지, 돈을 돌려받는 것이 실질적인 목적이 아닌 걸로 보인다. 만약 돈을 돌려받는 것이 목적이라면 꼭 고무로의 어머니를 만나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저널리스트는 고무로의 어머니가 사실혼 관계에 있으면서 유족연금을 부정 취득했다고 형사고발까지 했지만 반려되고 말았다. 그래서 그 저널리스트는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그런 증거를 자기에게 보내달라고 한다. 급기야 마코 공주 결혼 반대 데모 행진까지 나오는 수준이 되고 말았다. 

 

고무로에 대한 보도가 가장 많이 나온 것은 결혼을 위해 고무로가 뉴욕에서 귀국하기 직전부터이다. 그의 직장까지 찾아가서 리포트를 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가 '꽁지머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 큰 화제가 되었다. 결국, 그는 '꽁지머리'로 귀국을 했고 자택에서 격리생활을 보냈다. 그의 '꽁지머리'에 대해 마치 그런 헤어스타일이 일본 황실에 대해 불경죄라도 되는 듯이 괘씸하다는 보도가 많았다. 나는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그는 마코 공주네 집에 인사를 갈 때는 머리를 자를 것이라고 했다. 고무로가 머리를 자르러 나가면 취재진이 많이 따라서 혼잡할 것이라서 미용사를 집에 불러서 머리를 잘랐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앞머리가 길다고 한다. 아마, 어떤 헤어스타일을 해도 트집 잡았을 것이다. 

 

마코 공주가 결혼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혐오' 댓글에 상처를 입어서 '복잡성 PTSD'를 앓고 있다고 발표했다. 나는 거기서 마코 공주에 대한 공격적인 보도나 댓글이 좀 가라앉을 줄 알았다. 그게 불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보통은 사람이 아프다고 하면 공격을 멈춰야 한다. 어느 정신과 의사는 '복잡성 PTSD'는 매우 심각한 병이라면서 마코 공주가 그럴 리가 없다는 걸 보면서 정신과 의사는 자신이 진료도 하지 않고 병을 진단할 수 있는 점쟁인가? 했다. 환자의 편에 서줘야 할 정신과 의사마저도 공격하는 편에 섰다. 

 

결혼을 앞두고 며칠 전에 마코 공주의 외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다. 그걸 사람들은 결혼하지 말라는 징조라는 식으로 반대했다. 마코 공주는 결혼하면서 원래 황실에서 나오는 돈도 다 받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그만큼 각오가 단단한 것이다. 언론을 통해서 보면 마치 전 국민이 마코 공주의 결혼을 반대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그런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마코 공주가 이상하고 고무로와 그의 모친은 대단히 사악한 사람인 것 같다. 만약, 그런 인물이었다면 진즉에 언론에 의해 파헤쳐져서 보도되었을 것이다. 

 

어제 마코 공주와 고무로의 기자회견을 눈여겨봤다. 그 내용도 그렇지만 마코 공주가 주도하는 식이었다. 고무로의 유학도 마코 공주가 원했던 거다. 마코 공주는 매우 똑똑하고 자기주장도 명확한 스타일로 보였다. 고무로는 미국에 유학해서 소정의 성과를 거둬 변호사 시험에 합격할 것으로 보이고 취직도 했다. 어제 학생 때 쓴 논문이 상을 받는 날이기도 했다. 보통 생각하면 우수한 성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어제 마코 공주가 친정집을 떠나면서 동생인 가코 공주와 허그하는 장면이 있었다. 가코 공주는 아픈 언니가 결혼해서 나가는데 걱정이 될 것이다. 오늘 아키시노미야와 가코 공주가 이례적으로 마코 공주의 결혼에 대한 메시지를 냈다. 그걸 보면 국민들이라는 이름으로 극단적인 일부 사람들로 공격을 받아서 마코 공주가 격식을 차려서 결혼을 하는 게 아닌 '특별한 형태'가 되고 만 것에 대해, 앞으로도 언론의 공격을 받을 것에 대한 걱정이 담겨있었다.

 

오늘 보도를 봤더니 일제히 마코 공주가 아닌 '고무로 마코'라는 이름을 썼다. 어제 마코 공주가 결혼하는 날까지 결혼 반대 데모 행진이 있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e854ff1ce14eaa565577ae430bcf7f3e2e1e94a2). 전대미문의 사태이다. 언론보도를 보고 있으면 솔직히 마코 공주와 고무로, 그의 어머니를 잡아먹으려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 놓고 있다. 그들이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 마코 공주가 황실의 권위를 추락시켰다고 하지만 그의 부모인 아키시노미야 부부도 대학에서 만난 캠퍼스 커플이 결혼했다. 마코 공주도 마찬가지이다. 권위를 추락시키는 것은 과열된 보도와 이상한 댓글을 쓰는 사람들로 보인다.

 

마코 공주와 고무로의 기자회견을 보니 오히려 마코 공주의 결혼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오늘 매스컴에서는 고무로가 이상하게 찍힌 사진만 골라서 실었다. 그렇게 자신들 의사를 관철하고 싶은 매스컴이 가장 무섭다. 사람들의 '혐오감'을 유도하는 기사로 '혐오'하는 댓글을 유도한다.

 

요새 야후 재팬 기사에서 '위반 코멘트가 기준을 넘었기 때문에 댓글을 비공개'로 한 기사는 한국 어선이 전복한 기사였다(https://news.yahoo.co.jp/articles/6c1f087eb76fff92e37bf39b70579fb04c50608e). 아마, 혐한이겠거니 했다. 다음은 중국 우한에서 마라톤 대회를 감염 확대 우려로 중지한다는 기사다(https://news.yahoo.co.jp/articles/f61ff7e199d18ebcbcea256ac14fa2f2a36c1091). 이건 혐중이겠거니 했다. 다음은 25일 마코 공주 결혼 기사회견을 기자의 질문을 받지 않고 미리 준비한 걸 발표하는 형식으로 한다는 속보였다(https://news.yahoo.co.jp/articles/3a7b84f1f66fea14a4de3d4ddbc34d65a5a1adcf). 거기에는 순식간에 15,000 가까이 되는 댓글이 달렸다. 도대체 어떤 댓글들이 달렸기에 댓글창을 비공개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까? 댓글이 비공개가 되는 것은 정말로 이례적으로 솔직히 이전에는 본 적이 없다. 마코 공주의 결혼 기사가 '혐한과 혐중'보다 더 하다는 건가? 일본에서 그동안 '혐한과 혐중'으로 갈고 닦은 내공과 실력이 빛나는 '혐오'의 마그마가 폭발하는 것 같다.

 

마코 공주의 기자회견 전문이 실린 기사에도 9,500이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댓글이 비공개로 전환되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7f81189f60628ba6828927d928dbaade1ef0adea). 다른 기사도 마찬가지이다(https://news.yahoo.co.jp/articles/1661f09a87a022f3e7e85bb945c0373ce07b33bc). 사람들이 자신들이 소중하게 여긴다면서 '혐오성' 댓글을 서슴지 않는다면 정말로 이해하기 힘들게 굴절된 심리이다. 그런 댓글이나 기사로 인해 마코 공주가 아프다고 해도 멈출 수가 없다면 심각한 레벨이다.

 

 

마코 공주의 결혼에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기보다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문제를 만들어 보도하는 매스컴, 너무나 잘 팔리는 기사가 되었기 때문에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에 동조해서 '혐오성' 댓글을 쏟아내는 사람들과 같이 만든 합작품이다. 앞으로도 잘 팔리는 소재라는 것이 증명되었기에 끊임없이 마코 공주와 그 상대를 쫓아다니면서 기사를 양산할 것 같다. 고무로는 힘든 상황에 처한 마코 공주를 구하기 위한 용감한 기사로 보이기까지 한다. 마코 공주는 힘든 과정을 거쳐 결혼했으니 부디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란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황실을 나와 외국에서 자립된 생활을 택한 마코 공주와 고무로는 매우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