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아는 사람네 강아지와 같이 산책을 하다가 본 장미꽃 사진을 올립니다. 가을인데도 장미가 피어 있는 걸 꽤 볼 수가 있습니다. 요즘은 꽃을 보고 계절을 구분하기도 어려울 지경입니다. 장미가 이렇게 늦게 가을까지 피는 것이었나요? 마지막 사진은 공원 옆에서 다른 때 찍은 걸로 색이 특이해서 찍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걸 관찰하는 사회학을 전공했습니다. 지금도 사회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입장이지요. 근래 일본사회를 보면서, 특히 요새 BTS와 트와이스를 '공격'하는 '혐오'의 물결, '혐한'을 보면서 완전히 질렸습니다. 설마 했는데, 제가 가르치는 동경에서 중간 정도 레벨 대학생들이 완전히 '혐오'를 조장하는 사람들 '네트우익'의 전하는 정보를 믿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교단에 서서 강의를 하는 선생 보다 자신들이 쓰는 SNS에 실린 편중되고 과격한 주장을 믿습니다. 예전부터 일본사람 99%가 '혐한'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교실에서 지금 대학생들이, 더군다나 K-POP을 좋아하는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헤이트 스피치'를 하는 사람들과 다름없이 '혐한'이라는 것에 대해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헤이트 스피치'를 하는 '네트우익'들은 저 같은 한국사람을 선생으로 두진 않았을 것이고, 학생들에게는 제가 선생으로 있다는 관계성이 있거든요.
예전이라면, 설사 마음 속으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눈 앞에 있는 선생이 한국사람이면 '혐한'을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눈 앞에 있는 사람에게 실례가 되기 때문이죠. 지금은 그냥 막 '혐한'을 표현합니다. 저는 할 말을 잃고 맙니다. 학생들의 '혐오'가 나를 향한 것 같지는 않은데, '혐오'가 학생들 자신을 향한 것 같아 마음이 상당히 복잡해집니다.
오늘은 산책길에 특이한 식물을 보면서 "인간들을 보고 있자니 때로는 너무 추악해서 힘들다. 나는 식물에 관심을 가지고 식물학자가 되어도 좋았을 걸"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사회학을 좋아하고 나름 실적도 있는 사람인데도 학생들이 '혐오'에 사로잡혀 있는 걸 보고 있자니 너무 힘이 듭니다. 누군가를 '혐오'하는 마음이 편할리가 없을텐데, 누군가를 '악마'로 만들기 위해서 자신이 먼저 '악마'가 되어야 하는데......
그래서 산책길에 꽃을 보면 너무 좋습니다. 힐링이 되는 것 같아서요.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지만, 제가 조심하면 다치진 않거든요. '혐오'는 많은 것을 파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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