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곶감을 말렸습니다. 공원에 있는 떫은 감을 따다가 곶감을 만들었습니다. 1차로 한 접을 말렸는데 너무 말려서 딱딱해진 것도 있었습니다. 너무 딱딱하면 먹기도 불편하니까, 적당히 말랑말랑할 때 걷어서 냉장고에 보존을 했더니 감에서 계속 물기가 나와서 곰팡이가 씁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1차로 말린 곶감은 다 먹고 말았습니다.
2차로 다시 공원에 가서 감을 따다가 말렸지요. 2차도 지금 세어 보니 거진 한접 말렸습니다. 그 전에 동네에서 산 단감도 곶감으로 만들어 말렸습니다. 단감은 곶감이 되니 맛이 별로입니다. 떫은 감이 훨씬 맛있었고 반건조 상태가 가장 맛있는 것 같았어요. 2차에서는 덜 말려서 지퍼백에 차곡차곡 넣어서 냉동했습니다.
작년에 중국에 있는 메이데이님이 수정과를 만들어서 곶감을 넣으라고 알려 주셔서 열심히 만들었더니, 너무 좋았는데......과연 올해도 수정과를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동네에서 나는 생강과 시나몬을 많이 사다가 수정과를 만들었더니 그 향과 맛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수정과가 그렇게 대단한 것인줄 몰랐는데 한 번 만들고 수정과가 아주 훌륭한 것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 것만으로도 곶감을 말리고 수정과를 만든 보람이 있었어요. 수정과........
외국에서 오래 살다 보면 가끔 한국적인 것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꼭 맛이 아니라도 뭔가 한국적인 것을 만들면서 그리움을 채우기도 합니다. 사실 그리움이라는게 채워지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런 기분이 듭니다. 젊었을 때 한국을 떠났으니 제대로 요리를 한 적도 없고 수정과를 만든다거나, 곶감을 만드는 일이 제 평생에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지금은 합니다. 살아 간다는 것이 상상도 못했던 일을 하거나, 경험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제 체형이 변한 것만 봐도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젊었을 때는 어쩌면 많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거나, 상상하려고도 하지 않았겠지요.
곶감을 겨울에 먹으려고 했는데 겨울이 오기도 전에 간식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먹고 있습니다. 감이 부엌에 많았을 때, 종류도 많았던 사진과 곶감을 말리는 사진을 올립니다. 곶감은 단감을 말리는 사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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