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3 갑자기 무더위가,,,
동경은 어제부터 갑자기 34도로 기온이 올라갔다.
하루 전날 최고기온이 뒷날은 최저기온이다.
일기예보도 그렇지는 않았는데,,,
현실은 항상 갑자기 바뀐다.
아, 못믿겠다못 믿겠다.
이틀째인 오늘은 35도 가까이 되었다.
세상에 아직 유월 중순이잖아, 이대로 가다가 칠월이 오면 어떻게 된다는 거야. 35도는 칠월 중순 기온이잖아, 미쳤어, 기후변화도 일본에 사는 사람들 못살게 구네, 이지메 하는 거야? 얼마나 참아내는지 보려고?
작년 여름 무더위가 계속되었다.
그래서 노약자들이 많이 죽었다.
작년에는 절전도, 정전도, 방사능도 없었지만 죽었다.
칠월에는 계획정전을 한다고 대학에서도 시험시간을 90분에서 60분으로 단축시킨다는 연락이 왔다. 하긴 요즘 동경부근에 있는 일본 대학을 보면 일 년 중 제일로 더운 시기에 학기말 시험을 본다. 그냥 있어도 인간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갈것 같은 데 시험을 봐야 한다. 냉방을 아무리 틀어도 집중하기 어려운데, 내가 보기에는 학생들을 고문하는 것 같다. 여름방학은 최고로 더운 고비를 지나 8월중순쯤이 된다. 도대체 왜 여름방학이 있는 건지 이해를 못하겠다. 아마도 거기에는 일본에서 살아가려면 꼭 필요한 참을성, 인내심등을 제일 더운 시기에 학기말 시험을 치르는 극기훈련을 통해서 학생들을 교육시키려는 문부과학성의 심오한 교육 방침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않고서야, 아무리 생각해도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에 시험을 치게 하다니 이지메나 고문이지, 도무지 제정신이 아니다. 미안하다, 내가 한국사람이라서 그런지 이해를 못하겠다.
오늘 학교에 갔더니 냉방이 처음 들어와 있었다. 실내온도를 28도로 설정해서 절전에 협력해달라는 요청이 있다. 근데 사실 젊은 학생들이 모여 앉은 교실을 28도로 해보시라, 잠자기 꼭 좋다. 학생뿐만 아니라 서서 강의하는 나도 졸린다. 학생중에는 28도 설정이냐고 체크하는 무서운 학생도 있다. 그런데 나도 절전 협력을 하고 싶지만, 수업에 집중을 할 수 없는 환경을 그냥 둘 수도 없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도 떠들고 수업도 안 듣는데, 28도로 했다가는 단체로 잠자라고 하는 게 좋다. 그러면 학생들이 맘 놓고 자서 피로 해소이라도 하지. 졸리는 환경에서 수업에 집중하라고 하는 것도 일종의 고문에다 이지메고 극기훈련에 들어간다. 왜 괜히 비싼 돈 받아가면서 아이들을 못살게 굴어야 하는데??? 참 피곤해.
점심시간에 살짝 다른 선생들에게 교실 온도를 물어봤다. 28도로 설정하지 않는단다. 28 도면 도저히 수업이 안되니까, 나도 안심해서 수업이 가능한 온도로 설정을 해야지.
요사이 동경에서 보면 분위기가 너무 살벌하고 흉흉해서, 정상적인 사고를 못하겠다.
7월에는 본격적인 절전을 해야 하므로 전차 타임테이블도 바뀐단다. 요즘 전차 안은 절전하느라고 전기를 안 켜서 어둡다. 슈퍼마켓 안도 땀이 질질 흐를 정도로 무덥다. 그냥 더위가 계속되면 도시 전체가 저온 사우나 상태가 될 것 같다. 그런데 누가 저온 사우나에서 옷을 제대로 입고 일을 하느냐고, 정말 사우나면 땀을 빼고 나면 개운하기라도 하지, 그냥 참고 참고 버텨야 하니까, 끝없는 극기훈련, 정말로 스트레스다. 아마도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병들어갈 것이고, 체력적으로 약한사람들은 체력적으로 병이 들어가겠지. 그리고 미쳐가거나, 죽어가겠지. 간접 살인이 아닐까?
슬프다,
왜 인간들을 집단으로 무의식적으로 이지메를 하는지,
고문을 하고, 못살게 구는지 모르겠다.
그냥 둬도 살기 어려운데, 살아가는 자체가 극기훈련이야?
아니 인생이라는 게 극기훈련이냐고?
뭘 위해서?
왜?
뭐라고?
극기훈련이라면 뭔가 목적이 있을 거 아냐?
그냥 무조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참으라고?
그래, 참으라고 하는데 참다 보면 뭔가 해결이 돼?
정신이상이 되는 게 아니고?
시소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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