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4 쌈장 만들기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간 아주 더운 날씨였다. 일기예보로는 최고기온이 32도였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더워오는 느낌이 최고기온이 33도는 넘을 것 같은 예감이다. 집안이 확 더워온다.
월요일은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아침을 먹고 챙겨서 도서관을 향한다. 도서관에 가는 길에 야채 무인판매에 들러서 오이와 토마토를 많이 샀다. 토마토는 살 때 보니까, 터진 것도 있었다. 그래도 신선하니까, 좀 많이 샀다. 가는 길에 읽은 책 카피할 부분도 카피해서 도서관에 갔다. 오늘은 양산을 쓰고 갔다.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읽고 오후 6시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 부쩍 해가 짧아진 걸 느껴진다. 도서관에나오니 바깥은 아직도 한 낮의 열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최고기온이 33도가 넘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올여름에는쌈장을 자주 많이 만들었다. 주변에 아는 지인들에게 나눠주느라고 만드는 것도 있다. 주위에서는 나눠주면 맛있다고 한다. 솔직히 나는 그동안 받아서 먹는 것이라, 인사로 맛있다고 하는 줄 알았다. 내 주위에는 요리를 좀 한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요리를 좀 한다는 사람들도 맛있다고 한다. 정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냥 그렇겠거니 한다. 주위에 있는 사람 중에 미국친구는 정말로 좋아하는 모양이다. 지난 주 금요일에 우연히 같은 버스를 타고 오면서 친구가 딸이 맛있다는 걸 꼭 전해달라고 했단다. 친구는 올해 시애틀에서 여름휴가를 지낼 예정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은 인터내셔널 스쿨 동창이 여섯 명 모여서같이 지낼 예정이라고. 친구들이 여기 저기서 모인다네. 한 친구가 시애틀 시내에서 좀 떨어진 호숫가에 집이있다고 그 집에서 지낸단다. 같은 호숫가에 빌 게이츠네 집도 있다고 보트로 빌 게이츠네 집도 보러 간다고 한다. 이 친구는 내가 만든 쌈장을 분석해서 비슷한 것도 만든 적이 있다.
나는 평소에 된장을 거의 먹지 않는다. 여름에 야채가 많이 나오는 계절에 쌈을 싸서 먹기 위해 쌈장을 만드는 것이다. 재료도 그 때그때, 그 때 집에 있는 걸 동원해서 만드니까, 맛도 다르다. 그러나, 내가 먹는 거니까, 괜찮다. 한번 만들 때 대량으로 만들어서 주변에도 나누고 나도 먹는다. 이번 주 목요일 노동사회학 종강에 후배를 게스트로 불렀다. 후배가 하는 일에 관해서 학생들에게 설명할 것이다. 후배에게 쌈장을 좀 만들어서 줄 생각이었다. 미국 친구네도 좀 줘야 할 것 같다. 학생에게도, 도서관에서 일하는 친구네도……. 이번에는 좀 많이 만들었다. 된장만 약 2키로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 뭔가 집중할 것이 필요하다. 토요일부터 쌈장을 만들 준비를 했다. 사실, 쌈장을 어떻게 만드는지 모른다. 그냥,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대량으로 하느라, 재료도 준비해야 한다.
가장 먼저 다시마를 잘게 자른다. 큰 양파를 두 개 잘게 썬다. 적색 양파도 하나 넣어서 양파가 세 개 들었다. 냉장고에 표고버섯이 있어서 잘게 잘라서 볶아 넣었다. 고추가루도 좀 넣는다. 안 매운 고추도 다섯 개 넣었다. 대파는 큰 것으로 하나 넣었다. 항상 잔멸치를 비린내를 없애느라고 볶아서 넣는다. 이번에는 잔멸치가 없어서 큰 멸치를 머리와 내장을 손질해서 볶아 넣었다. 생강도 큰 것으로 두 개가 들어가고 산초도 넣었다. 매실청도 조금 넣지만 단 맛은 주로 양파에서 나온다. 된장 2키로에 각종 재료가 들어가니 양이 어마어마하다. 집에서 가장 큰 양푼에 넣어도 넘칠 정도다. 각종 재료를 잘게 자르고 섞느라고 손가락이 아프고 팔목이 아팠다. 그래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했다. 막상 다 만들고 나니 양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쌈장을 만드는 데, 재료도 어지간히 들어가고 만드는 걸 생각하면 나름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좋아해서 다행이지만, 나만을 위해서라면 이렇게 열심히 만들진 않을 것이다. 쌈장으로 야채를 많이 먹고 건강한 여름을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