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생활

감 무더기

huiya(kohui) 2019. 10. 10. 22:09

2016/10/09 감 무더기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비가 왔다그것도 아주 많이 와서 외출을 못하나 싶었다어제는 덥고 건조한 날씨로 적응하기 힘들었다그동안 습도가 높은 날씨가 계속되다가 갑자기 습도가 50% 정도로 떨어지면 너무 건조해서 눈이 아프다수업을 할 때 냉방을 켜면 바람이 꼭 눈으로 들어온다학생들은 앉아있어서 모르지만 서서 강의하는 사람에게는 다르다. 오늘 외출하면서 봤더니, 어제 날씨가 건조해서 지렁이들이 무더기로 밖에 나왔다가 죽은 모양이다. 지렁이 시체들이 많았다어제저녁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렀지만살 것이 별로 없었다오늘은 야채나 과일이 싼 날이라오늘 가서 좀 사 올 작정이었다쇼핑도 할 때에 몰아서 하는 것이 편하다.

 

오늘 아침에 백화점에 있는 유니클로에 가서 울트라 라이트 다운 쟈켓과 베스트를 샀다그리고쇼핑을 하려고 작정하고 나갔으니까다른 것도 봤지만살 것이 별로 없다베스트는 올해 새로 나온 걸로 사려고 봤지만색이 별로다작년에 나온 짙은 파란색으로 샀다신상이라고 꼭 자기에게 맞는 것도 아니다남자용도 봤지만내가 처음에 고른 것이 그중에 가장 나은 것 같다다음은 무인양품에 가서 기초화장품을 샀다용량이 큰 걸 사다가 오래 쓴다여기서 파는 것에는 이상한 것이 들어있지 않아서 마음이 편하다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물건을 살 때적극적으로 좋은 걸 살 수도 있지만나쁘지 않은 걸 사는 것도 방법이다요즘 안경이 덜렁거려서 지나는 길에 봤더니적정선 가격의 안경집도 있다는 걸 알았다다음에 시간을 내서 다시 가기로 했다지하 식품매장에 갔더니한국 당면을 싸게 팔아서 몇 봉지 샀다.

 

다음은 다이소에 들러서 샌들을 신을 때 신는 커버를 두 개 샀다유니클로나 무인양품에서 봤지만써본 적이 없어서 소모품이니까싼 걸로 사기로 했다과일과 야채를 사려고 마트에 갔더니그다지 가격이 싸지 않았다지금 배와 사과감이 많이 나오는 계절인데어찌된 일인지 과일이 무척 비싸다요새 배를 보면배가 멜론이었나 싶을 정도의 가격이다며칠 전에 가까운 곳에서 생산한 배가 두 개에 1,200엔이나 하는 걸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옆동네에서 나온 배가 특별한 것도 아닌데뭐가 이렇게 비싸그렇다내가 사는 주변은 배의 산지이기도 하다산지에서는 좋은 상품에서 파치에 가까운 상품까지 다양한 것이 있는데요새 마트에서 보는 과일 종류나 가격을 보면일본에서 생산하는 제철 과일이 엄청 비싸고 머나먼 타국에서 온 바나나파인애플오렌지가 훨씬 싸다비싼 것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데배가 가장 싼 것이 하나에 200엔이다보통 300엔이나 한다. 300엔이면 도시락을 하나 산다전에는 100엔을 살짝 넘을 정도였다올해는 날씨에 태풍 탓인지과일이 가격도 비싸고 품질도 나쁘고 맛도 없다가장 비싼 것이 과일이다고기보다 과일이 훨씬 비싸다.

 

물가가 아주 많이 올랐다보통 일본에서는 상품 가격을 올릴 때살짝 올린다아니면용량을 살짝살짝 줄이는 식으로 해서 가격 인상이 눈에 띄지 않게 한다요즘 가격 인상은 살짝이 아니라팍팍 올라갔다항상 집에서 먹는 과자 나비스코에서 나온 크래커가 세 봉지들이 작은 상자가 108엔이었는데용량이 살짝 줄었지만가격인상은 없었다요새는 148엔이다내가 사던 닭도 한 마리 1,680엔이었는데, 1,980엔이 되었다가끔 내가 사는 과자도 가격이 두 배정도 올랐고맛이 없어졌다가격이 두 배 오른 것은 그렇다고 치고 맛이 없어지는 이유를 모르겠다제조법을 바꿔서 그렇다근래 맛이 없어진 것들이 많다항상 사던 요구르트도 이제는 재료가 우유가 아니다맛도 확실히 바뀌었다사면 안 되는 제품이 되고 말았다이렇게 유명회사 제품들도 내용이 급변해서 맛이 없어지며 가격이 올라가니 살 것은 점점 없어져 간다제품의 질을 유지하지 않으면오랫동안 쌓아온 신뢰가 무너져서 점점 더 안 팔릴 것 같은데왜 그럴까일본에서는 자살골을 넣는 일을 스스로 잘한다나처럼 단출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도 물가 인상이 확 와 닫는데가족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부담이 클까요즘 가격이 비싸지 않게 느끼는 품목은 쌀이다사람들이 점점 쌀을 덜 먹고 쌀이 결코 싼 것이 아니었는데상대적으로 쌀을 싸게 느낀다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고민해야 할 일을 유권자도 아닌 내가 걱정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도시락 같은 것은 점점 종류가 많아지면서 가격도 별로 오르지 않았다재료비가 엄청 올랐는데도시락 가격을 인상하면 안 팔릴 것이라그런가나는 가공식품을 사지 않은 편이라도시락도 사지 않는다. 재료를 사서 요리하는 것보다 도시락을 사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이러다가비싼 유기농 가게에서 파는 상품밖에 살 것이 없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유기농 가게에서 파는 것은 워낙 품목이 적다나는 유기농 가게에서 파는 것만 먹고살아도 된다그러나한참 자라는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들에게 식비가 큰 부담이 될 것이다정말로정말로 치가 떨릴 정도로 한심한 정치다사람들이 먹는 것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에 무관심한 정치다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화가 난다. 선진국이고 나발이고 사람들이 먹을 것은 제대로 먹어야 할 것이 아닌가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있는지사람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내가 사는 주위에 보면 감나무가 많아서 주렁주렁 열렸다사람들이 따먹지 않기에 새가 쪼아 먹고 썩어서 땅에 떨어져 나뒹굴 정도로 흔하다주변 농가를 보면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재배하는 제철 야채가 아주 많다이런 것들은 다 어디로 가고 마트에는 비실비실한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는 야채들이 말라가고 있는지이상하다.

 

집에 와서 한숨을 돌리고 쉬다가오후에 산책 삼아 무인판매에 갔다가까운 농가 마당에 감이 있었다두 개에 100엔이었다이 종류 감은 마트에서 하나에 최하 200엔이다항상 들르는 곳에 갔더니 감이 네 봉지 있어서 다 샀다자기네 집에 있는 걸 따서 낸 모양이다작은 것은 8좀 큰 것은 6개 들이 한 봉지에 100엔이다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단맛도 덜하고 모양도 울퉁불퉁하지만아주 신선하다다행이다본 김에 아주 무더기로 사 왔다. 마트에서 파는 과일은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처럼 점점 이상해진다내가 이상한 건가?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