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생활

날씨 좋은 날

huiya(kohui) 2019. 11. 26. 00:32

2014/11/22 날씨 좋은 날

 

오늘 동경은 맑고 따뜻한 날씨였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커튼을 열고 베개와 이불, 담요 등을 밖에다 널었다. 주말에 날씨가 좋으면 할 일이 많아서 바빠진다. 오늘은 집을 수리해주는 사람들이 온다고 했는 데, 몇 시에 올까? 

아침을 먹고 일을 하려고 준비에 들어갔더니, 집수리하는 사람들이 왔다. 두 사람이 와서 화장실 문을 떼어내 갔다. 거기에다 나무가 찢어진 곳은 사포질을 해준다. 전혀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된다. 수선을 하는 것이 참 엉터리에 대충이다. 화장실 문이 너덜너덜해진 건 접착해서 페인트칠을 해줬다. 현관을 이상한 색을 칠해서 페인트를 다시 해달라고 부탁했다. 내년에 1월에 가능하다고… 그리고 사포도 한 장 얻었다. 내가 몸이 불편하지 않다면, 집안 구석구석에 사포질을 할 것 같아서 무섭다

사람들이 수선하는 동안에 누룽지를 끓여서 피클과 같이 아침을 먹었다.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고 손빨래를 했다. 내일도 날씨가 좋다지만, 내친 김에 청소도 하기로 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했다. 그동안 베란다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이불과 베개, 빨래를 뒤적거리면서 빨리 마르게 한다. 다른 일을 하면서 쇼고인 무라는 크고 둥근 무를 잘라서 소금에 절였다. 아직 단맛이 부족하지만 부드럽고 맛있는 무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된지라, 점심으로 파를 데쳐서 된장에 무쳤다. 같이 먹으려고 고구마를 쪘다. 쓰레기를 정리해서 밖에다 버리려고 쓰레기를 모은다. 수채 구멍도 청소하고, 손빨래를 마치고 목욕탕도 청소했다. 방과 부엌 사이에 천장 쪽이 열려 있는 곳에 짧은 커튼 같은 걸 달았다. 기분상 방이 좀 더 아늑해 보인다. 여름에 했더니 통풍이 안되어 더 덥게 느꼈으니까, 겨울에는 좀 따뜻하겠지… 

오후가 되어 햇볕이 아직 따뜻할 때, 이불과 베개 들을 걷어들이고 침대 세팅을 다시 했다. 친구가 비행기표값을 전해주러 온다고 했는 데, 친구도 날씨가 좋다고 빨래와 이불을 말려서 집어넣고 온다고 4시가 넘는단다. 나도 아침 9시 전에 일을 시작해서 이래저래 하다 보니 4시가 넘었다. 너무 오래 서있어서 허리가 아파올 정도로 일을 했다. 집안 일이라는 게 했다고 표시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안 하면 집안이 더럽고 상쾌하지 않으니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좋다

친구가 돈을 가져와서 피클을 좀 나눠줬다. 요새 이가 아파서 피클 같은 걸 못 먹는다고… 그래서 요즘 도시락이 죽이었구나. 친구가 와서 내 방에서 보이는 멋있는 가을 풍경을 한참 즐기면서 감탄했다. 지금 창밖의 풍경이 특별하게 아주 예쁜 시기다. 특히 날씨가 좋은 저녁에 지는 해의 빛을 받아 환상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친구가 돌아가는 걸 배웅하면서 피클을 담그느라고 생긴 빈 식초병을 버리러 나갔다 왔다.

오후에 닭뼈로 국물을 냈다. 저녁에 멸치과 새우, 다시마를 넣고 국물을 내서 떡국을 끓여 먹었다. 오늘 청소를 했는 데, 떡국에 넣을 김을 구웠다. 김을 구울 때, 김가루가 날린다. 청소를 깨끗하게 한 날 먼지를 날리는 일을 한다는 바보다. 내가 이렇다.

가까운 집에 피어있는 꽃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