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하타후도 산책
2016/11/28 다카하타후도 산책
오늘 동경은 아침에 날씨가 흐렸다가 저녁에 비가 왔다. 어제 일기예보로는 오늘 비가 온다고 해서 아침부터 비가 올 줄 알았다. 오늘은 아침에 늦게까지 늦잠을 잤다. 덕분에 서울에 다녀온 피로가 풀린 것 같다. 아침에 날씨가 흐려도 금방 비가 올 것 같지 않아 단풍을 보러 가기로 했다. 어제 친구와 같이 단풍을 보러 가기로 했던 곳에 못 갔다. 나중에 친구가 알면 섭섭해할 것 같아 문자를 보냈다.
재빨리 아침을 먹고 나갈 준비를 했다. 요즘은 도서관에 갈 때도 체육복을 입고 가는 일이 많다. 체육복을 입으면 실용적으로 편해서 입게 된다. 오늘은 옷도 제대로 챙겨 입고 카메라를 들고나갔다. 실은, 이번 달에 두 번이나 서울에 다녀오느라고 할 일을 못 했다. 휴강한 강의도 보강을 해야 하고 논문도 손을 봐서 보내야 한다. 할 일이 밀린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계절이 지나가는 것은 쏜살같아 아름다운 순간을 볼 기회를 놓치기가 싫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언제 다시 그런 시간이 올지 모른다. 학생때도 해보지 못했던 땡땡이를 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땡땡이를 치는 것도 젊었을 때 해야 하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서 익숙하지 않은 땡땡이를 쳐보고 싶다.
친구에게 문자가 오지 않아 혼자서 역으로 갔다. 그리고, 근처에서는 단풍의 명소인 다카하타후도로 향했다. 단풍 사진을 찍다가 산전체를 바쁘게 돌아서 산책을 했다. 처음에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후반이 되면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머릿속도 맑아진다. 오늘은 사진 찍기에 날씨가 좋지 않았다. 단풍도 예년에 비해 별로다. 거기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단체로 몰려와 모델을 데리고 촬영대회를 하고 있다. 모델을 데리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주로 덕후라서 사방에 덕후스러운 체취를 풍기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른 팀은 사진을 배우는 사람들이 강사와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덕후팀이 찍었던 장소에서 다시 몰려서 강의를 하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쨌든 오늘은 햇살이 부족해서 사진을 찍기에 좋은 날은 아니었다.
돌아오는 길은 다마동물공원역으로 와서 대학을 거쳐서 산책을 겸해서 집을 향했다.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거리는 길가에서 갓 베어낸 꽃을 보고 주인에게 말해서 좀 얻어왔다. 친구네 집에 들러서 차를 마시고 친구와 같이 백화점으로 출동했다가, 오는 길에 닭과 모과를 사 왔다. 주말답게 바쁘게 움직이면서 보냈다.
다카하타후도에서 찍은 사진은 나중에 올리기로 하겠다.
오늘 올리는 사진은 금요일에 산 감이다. 올해는 유난히 감이 비싸서 쉽게 사질 못했다. 감이 원래 그다지 비싼 과일이 아닌데, 올해는 다른 해보다 두 배정도 비쌌다. 올가을은 모든 과일과 야채가 비싸다. 금요일에 맛있는 감이 쌌다. 그래서 원없이 먹으려고 한꺼번에 많이 사서 성을 쌓았다. 감의 성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