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끝나간다
2011/01/05 겨울방학이 끝나간다
오늘도 동경 날씨는 맑다.
그리고 바람이 좀 분다.
빨래가 마르기에 참 좋은 날씨이다. 빨래를 해서 널었다.
나의 짧은 겨울방학은 오늘로 끝날 것 같다. 내일부터 일을 시작하려면 오늘부터 미리 워밍업에 들어가야 한다.
우선 수면과 기상시간을 조정하고, 집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추리소설이나 읽으면서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던 생활을 접고 일하는 생활로 바뀌어야 한다. 오늘이 추리소설을 읽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같은 작가의 추리소설 5권 읽었다. 그 전에 한 권을 읽고 최근에 다시 읽기 시작한 작가이다. 대단히 좋은 작품도 있고 별로 재미없는 작품도 있지만, 아주 실력이 있는 작가 임에 틀림이 없다. 실력있는 작가의 작품을 안다는 것은 마치 자신의 체형과 취향에 맞는 옷 브랜드를 찾은 것처럼 안심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우선 내일부터 도서관에 가서 일을 시작해야지.
어제는 같은 단지에 사는 일본 선생네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었다. 어제 점심은 카레라이스였다.
그 다음은 가나자와에서 온 전통적인 일본 과자이다. 가나자와는 문화적으로 세련됨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과자도 매화 모양을 따서 홍백으로 축하하는 의미를 띈 색채로 정초에만 먹는다. 거기에다 녹차를 마셨다. 이런 종류의 일본전통 과자는 와가시(和菓子)라고 해서 오차카이(お茶会)를 할 때 오맛차 (お抹茶)라는 찻잎을 가루로 해서 탄 것으로 짙은 녹색으로 맛도 보통 녹차보다 훨씬 더 짙은 차와 조합을 기본으로 만든 것이다.
어제 쓰인 식기가 거의 칠기이다. 그중에서도 와지마 누리(輪島塗)라는 좀 고급 칠기들이었다. 아무래도 정초라고 그 식기들을 내놓은 모양이다. 일본에서 와지마 누리는 보통은 고가품이며 전통적인 일본풍이다. 즉, 양식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 날 쓴 것은 아는 작가가 만든 걸로 양식에도 쓸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나도 식기가 담을 음식을 정하는 것보다 내가 식기에 뭘 어떻게 넣을까로 식기를 쓰고 싶은 사람이라, 식기 자체 개성이 너무 강한 것은 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기도 자유로운 걸 받아들이는 오픈마인드(?)적인 개성을 가지며 그 자체가 멋있어야 한다.
저녁을 일찍 먹고 해지는 걸 보러 산책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