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뒷북 코로나 대처
오늘 크루즈선 승선자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99명 추가 되어 크루즈선 승선자만 454명이 되었다. 다른 사람을 합치면 오늘로 519명 감염 확진자가 된다. 어제 예상으로 내일 500명이 넘을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예상이 맞고 말았다. 참담한 기분이다. 어제 동경도의 감염 확진자 중에 의사가 5명이라고 한다. 거기에 사망한 여성을 간호했던 간호사가 1명도 있다. 와카야마현의 케이스를 합하면 의료 종사자 감염 확진자가 10명 가까이 되는게 아닐까? 왜 이렇게 의료 종사자가 감염해서 감염 확진자가 나오는 걸까?
오늘 발표에 의하면 후생노동성 직원도 1명 감염 확진자로 추가 되었다. 요코하마항의 크루즈선 승선자에 관한 업무를 하던 사람이라고 한다. 전염 예방이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감염 확진자 중에 택시 운전사가 10명이나 포함된다. 근래 동경에서 택시에 탔던 사람들이 다 긴장하게 생겼다.
오늘 동경은 따뜻한 날씨였는데 저녁이 되면서 갑자기 먹구름이 끼고 추워지기 시작했다. 월요일은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요새 바깥을 나가지 않아서 답답했다. 가는 길에 동백꽃과 매화 사진을 찍었다. 무인 야채판매에 들러서 보라색 무와 유자를 한 봉지 샀다. 도서관에 신간을 볼만한 책이 별로 없었다. 가난한 여성들이 성매매하는 현실을 쓴 책을 두 권 빌려왔다. 지난 주에 같은 저자가 쓴 신간을 읽었는데 지방도시에 사는 가난한 싱글맘이 성매매하는 현실을 싱글맘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차분하게 쓴 걸 읽었다. 블로그에서 다루고 싶었는데, 일찍부터 일본 지방 경제가 너무 힘든데, 그런 상황에서 저학력 싱글맘이 생계수단으로 성매매를 하고 있는 현실을 소개하려니 '빈곤 포르노'가 될까 싶어서 접었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저학력 싱글맘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가난한 싱글맘이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모르는 사람들은 다른 일을 하면 되지 왜 성매매를 하느냐고 한다. 그런데, 지방에는 가난한 저학력 싱글맘이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할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일이 성매매와 그와 유사한 일 이외에 없는게 현실이다.
도서관에서 주요 일간지를 봤더니 일본 정부가 이제야 국내 코로나19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한 걸 알 수 있었다.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다. 신문에는 거의 국내, 그 것도 아베 총리가 회의에 나온 걸 포커스해서 사진을 올리고 기사를 썼다. 국민을 향한 코로나19 대책인지, 아니면 아베 총리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걸 홍보하는 목적인지 헷갈릴 정도다. 허긴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가 나서서 일하는 이미지 메이킹한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안심한다. 속으로는 불안하지만, 정부를 비판하지 못한다. 실질적으로는 일본이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휘몰아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리테라 기사에서는 '혼란, 패닉, 카오스'라는 단어를 썼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크루즈선에 대한 것은 미국이 와서 자국민을 데려 간다는 것 외에 거의 신문에 기사가 나오지 않았다. 신문을 보면 크루즈선은 동경의 코앞 요코하마항에 있는게 아니라 먼나라에 있는 느낌이다.
크루즈선 승객 중 미국인 330명을 항공기 2대로 하네다 공항을 통해서 데려간다. 이미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은 감염 확진자 44명은 일본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미국인 승객이 검사를 받아서 감염되지 않은 사람만 비행기에 탈 줄 알았다. 왜냐하면 봉쇄된 우한과는 달리, 일본에서 2주 가까이 시간을 보냈으며 일본은 검사 할 시간과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는 최우방이 아닌가? 그런데, 역시 일본은 대단하다고 할까, 돌아가는 미국인을 검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감염된 사람과 같은 비행기에 타서 전염될 우려가 있다고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까지 나왔다. 오늘부로 크루즈선 승선자 감염 확진자 중 중증이 20명이 되었다. 일본에서 일을 진행하는게 정말로 기가 막히다. 크루즈선 승선자 중 아직 검사 하지 못한 사람이 2천명이나 남았다고 한다.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크루즈선 승선자를 검사하는게 이렇게 늦다면 감염 확산 된 걸로 봐서 전국적으로 의심 증상을 검사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코로나19 감염 확진자에 의료진이 10명 가까이 나왔다는 것은 일본 의료계에서 코로나19에 대해 무방비했고 안이했다는 반증이 아닐까? 검역관이나 구급대원, 후생성 직원이 감염 확진자가 된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지난 14일에 천황부부가 세계 난 전시회를 관람했다는 기사를 봤다. 14일은 오키나와에서 북해도까지 일본 전국에서 감염 확진자가 나온 날이다. 그 날 천황부부가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진을 보고 내가 이웃에게 이런 시국이니까, 천황부부가 마스크를 했으면 국민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좋았을 걸 했다. 이웃은 천황부부는 건강검진을 자주 할 것이라서 괜찮다고 한다. 천황부부의 건강이 아니라, 국민에게 솔선해서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모습에 대해서다. 천황부부나 경호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하지 않은 것은 코로나19에 대해 경계하지 않는 모습이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를 그다지 경계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본다.
보통 일본에서는 신종플루나 다른 위험에 대해 조용하면서 재빠르게 과잉반응을 한다. 그래서 미세먼지도 적은 일본에서 사람들이 시도때도 없이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일이 허다하다. 이번은 매스컴에서 코로나19의 전염 우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을 전하지 않아서 무방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이상할 정도로 정보를 규제해서 은폐했다. 거기에는 네 가지 이유를 추측할 수 있다. 우선, 시주석이 일본 방문을 앞두고 중국의 눈치를 봤다.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는 사태가 두려웠다.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게되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두려웠다. 마지막으로 도쿄올림픽에 미치는 영향이 두려웠다. 그래서 크루즈선이 마치 일본이 아닌 것처럼 통계를 바꾸는 것까지 불사했다. 그런데, 중국에서 단체 여행을 금지했고 대만에서도 일본 여행을 자제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일본 경제는 나빠져서 1월에 10%나 매상이 떨어졌다고 한다. 크루즈선 대처가 너무나 비인도적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가 국제적으로 지탄 받고, 일본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그야말로 도쿄올림픽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오늘 코로나19와 관련해 발표한 것에 23일 천황 생일에 많은 사람들이 궁에 가서 축하 행사 하는 걸 중지했다. 어제까지도 일본 각지에서 마라톤 대회를 했다고 한다. 구마모토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마라톤 대회를 했다. 이번 3월 1일 도쿄 마라톤 대회에 일반인 참가 중지를 결정했다고 한다. 3만8천 명이 참가신청 한 아주 인기있는 마라톤 대회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해이니 마라톤을 하는 사람에게도 뜻깊고 의미가 있었으리라. 그런데, 일반인 참가 중지인데 참가비를 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에 내년에 출장권을 주지만, 별도로 참가비를 내야 한단다. 참가비를 검색했더니 국내 참가자는 16,200엔이고 해외 참가자는 18,200엔이다. 3만8천 명에 16,200엔을 곱했더니 6억1천5백6십만엔이 나온다. 대회 주최측에서 보면 대회를 하지만 특별한 사정으로 일반인이 참가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일반인이 보면 힘들게 대회참가를 신청해서 출장권을 따고 참가비를 냈으니, 참가하지 못하면 참가비를 돌려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일반인이 보면 먹튀가 아닌가? 이런 황당한 일을 기사에서는 '힘든 결정'을 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해 뒷북 대처로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뒷북이라서 국민이 조용히 불안해 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본 정부나 아베 총리를 비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