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지진, 캔버라 교통
2011/02/23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캔버라 교통
오늘 캔베라 날씨는 참 좋다.
너무나 맑고 푸른하늘, 가을에 들어섰지만 쌀쌀하지도 않고 참 좋은 날씨이다.
어제는 집에 가서 TV를 켰더니 크라이스트처치에 큰 지진이났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지만, 속상하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내가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세 번 쯤 갔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참 아름다운 곳으로 작은 도시이면서 도시가 정원 같은, 걸어다니기에 참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좋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서양 사람 앞에서 영어를 쓸 때 좀 긴장하게 된다. 내 쪽에서만이 아니라 상대편에서도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 그런데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영어 때문에 긴장하지 않는다. 그건, 크라이스트처치에 간다고 해서 능숙하지 못한 영어가 별안간 능숙해질리는 없는법, 거기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는 사람에게도 긴장감을 안준다.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으로 구출이 안된 사람이 있으면 빨리 구출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아픔을하루빨리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연이 아름답고, 사람이 아름다운 크라이스트처치에 다시 가고싶다.
꼭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어젯밤에는 냉장고에서 시들어가는 각종 야채를꺼내서 밤늦게까지 카레를 큰 냄비로 하나 가득 만들었다. 그렇다고 속상한게 풀릴리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를 해야지.
오늘 아침 쌀쌀한 기운도 없는 좋은 날씨를 기뻐하기 보다, 날씨가 너무나 좋아서 슬프고 맥이 없어진다. 오히려 구름 한 점없이 맑은 날씨가 사람을 더 슬프게도, 우울하게도 할 수 있나보다.
오늘 아침에 탄 버스는 처음 탄 번호라서 다른 동네를 돌아서 사람들이 많이 탔다. 요즘 캔버라 시내버스는 요금징수하는 방식을 바꾸는 중인지 가끔 내가 쓰는 버스카드를 넣는 기계가 없는 버스가 온다. 그러면 그냥 요금을 안내고 공짜로 타게 된다. 물론, 더 가끔은 기계가 있어도 고장난 버스가 온다. 그 때도 공짜가 된다. 더 더 더 가끔은 버스운전사들이 스트라이크를 해서 버스가 안오고 봉고가 와서 실어다 줄 때도 있다. 물론 이 때도 시간은 좀 늦어지지만 공짜다. 운전하는 분이 미안해서 그런지 계속 말을 하고 때로는 노래까지 부른다. 늦은 시간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을 보면 대부분이 아시아나 좀 먼나라에서 온 학생들이다. 나는 학생은 아니지만 학생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 거기에 속한다.
호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물론 시간을 안지켜서 속상할 때도 있지만, 정말로 대중을 위한 교통이라는 걸 실감한다. 그래서 인지, 버스를 탈 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고 내릴 때 ’고마워요’라고 인사한다. 내가 실제로 그렇게 느끼기 때문에 인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캔버라는 길이 평탄해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고, 나도 자전거를 이용한 적도 있다. 가까운 곳이라면 걸어다니는 게 제일 좋은 이동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거리에 비해서다. 물론 아는 사람 중에는 한 시간이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그런 체력은 없다. 자전거를 타도 좋은 거리는 최대한 30분정도이다. 그 이상이 되면 즐거운게 아니라 피곤함이 되어 부담이 된다. 여기서는 차도 자전거도 쌩쌩 달려서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널 때 아주긴장하게 된다, 자전거 타는 시간(거리)보다 그 게 피곤하다.
학생들도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전거에다 짐을 싣는 것을 만들어서 앞이나 뒤에 매단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뒤에다 맥주상자를 매어서 거기다 짐을 싣고 다닌다.
그런데 캔버라에 사는 사람들, 유학생들도 차를 가지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 중에는 주 중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말에 만 자기 차를 쓰는 사람도 적지않다. 주말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좀 불편하다. 도시계획이 차를 타고 다니게 되어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게 자전거를 배려한 도로도 물론 있다.
카레를 한 남비 만들어서 어젯밤에 카레를 먹었다.
오늘 아침도 카레였다.
점심도 카레였다.
아마 저녁도 카레일 것이다.
당분간 카레가 계속일 것이다.
내가 만드는 카레, 당연히 정말로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