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에서 일하기, 걷기
2011/02/28 캔버라에서 일하기, 걷기
오늘 아침 집에서 나오려는데 비가 엄청 쏟아졌다. 우산을 가지고 걸어나갈 정도가 아닌 하늘에서 바켓쓰로 퍼붓는 것 같은 비였다.
지난 주말은 토요일 오후에 엘바네 집에 점심을 초대받았다. 엘바가 비싼 생선을 사다가 점심을 만들어 주었다. 주말이라 교통편이 안좋아서 나를 데리러 왔다가 밤에는 집까지 데려다 줘야한다. 일요일에도 엘바가 집까지 와서 나를 데리고 일요일에 열리는 마켓에 갔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꿀을 사주었다. 과일도 사주었다. 토요일에는 칠리 술도 받아왔다.
엘바네 손자는 일년 만에 봐서 그런지 다들 컸다. 남자 아이들은 부끄러워서 그냥 도망간다. 내가 쫓아가서 껴안고, 오랜만이다, 잘 있었어? 난리를 핀다.
늦은 점심을 먹고나서 엘바가 작년에 4개월이나 칠리와 볼리비아에 갔던 사진들을 봤다. 내가 같이 가기로 했다가 못가서 그런지, 친척들이 왜 안왔냐고 물었단다. 나도 가고 싶었는 데 사정이 있어서 못갔다. 친척들에게 내 얘기를 해놨으니까, 내가 혼자서 가도 된단다. 친척 중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걱정하지 말라고까지 한다.
오늘은 주로 내셔널라이브러리(NLA)에서 일을 하다가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서 연구실로 걸어왔다. NLA에서 큰 새를 보았다. 무슨 새지? 그리고 강가를 따라 걸어오면서 다른 새들을 보았다. 나는 이 길을 좋아한다. NLA에 가면 집중해서 책을 읽기 때문에 좀 피곤해진다, 리후렛쉬를 겸해서 강가를 따라 걸어온다. 그리고 연구실에서 좀 더 일을 하다가 집에 가면, 뭔가 일을 많이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은 실질적으로 아주 좋은 성과가 있었다.
강가에서 사이좋게 놀고 있는 종류가 다른 새 들, 또 한 종류가 있었는데 카메라를 커내는 사이로 나무로 날아가버렸다.
여기가 일을 했던 NLA
5시 전후로 사람들이 집에 가느라 차가 붐비기 시작한다. 강가에는 뛰거나 걷는, 자전거를 달리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갑자기 늘어난다. 아직은 한 낮 같은 시간이다.
같이 사는 집주인이자 친구인 나리는 친구가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한다고 간호하러 갔다. 간호하러 가려면 일을 3일 쯤 쉬어야 해서 주말에도 계속 일을 하러 갔다. 주말에는 주위에 사람도 없고메일도 안와서 더 좋단다. 나도 주말에 텅빈 학교, 연구실을 좋아한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오늘 아침 뉴스로 들으니까, 아직도 200명을 못 찾아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생존 가망성이 낮아진다. 구조대는 밤낮으로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날씨가 아주 춥지 않은 계절이라는 것이다. 일본 어학연수 학생들도 꽤 있었나보다. 한국사람들도 꽤 있고 한국 학생들도 많아졌는데 피해는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