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베라, 심란한 이삿짐 싸기
캔베라, 심란한 이삿짐 싸기
동경생활/캔베라생활 2011/03/02 17:05 huiya
오늘 아침 캔베라 날씨는 추웠다.
오늘 부터 3월이 시작되는 지도 몰랐다. 오늘이 3월1일이구나.
요 며칠 동안은 국립도서관에서 자료를 읽고 연구실로 오느라, 아침에는 집에서 도서관으로직행했다. 오늘 오후에는 아는 사람이 남기고 간 짐을 다시 싸서 보내느라고 도서관에서 일찍나왔다. 그 사람은 박사논문을 못쓰고 대학을 떠난 사람이다. 일본에 있는 지도교수, 호주에있는 지도교수도 잘 아는 사람이라 남의 일이 아니다.
여기에 있을 때도 내가 사는 집에도 놀러왔었고, 결국 논문을 못 쓰고 돌아갈 때도 짐을 싸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이 돌아갈 때 주위사람들이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았다. 그후에 알게 된 것은 그 사람이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를 많이 끼쳐서 주위사람들이 돕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그래도 설마했다.
동경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을 때, 그 사람 태도를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 마치 내가 그 사람에게 큰 신세라도 진 것처럼, 그러면서 나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하라고 했다. 거꾸로다. 나보다 한참 젊은 사람이, 왜 그런 태도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갔다.
세계는 넓고도 좁다. 그 사람은 나에게 만이 아니라 다른사람들에게도 그랬다고 한다.
그 사람 주위사람들은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다. 자기 주위에 있는 사람 모두와 잘 지낼수는 없다.
그러나 자기 주위에 있는 사람 대부분과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면 그 사람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래도 대부분은 자신과 주위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걸 보면서 씁쓸한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은 자신이 속해 있던 세계에 돌아온다고 하지만, 자신 스스로가 돌아올 수 없게 만들고 떠났다. 사람이기에 누구나 잘못도, 실패도 할 수있다. 그 걸 알았을 때는 마흔이 되었으면 그 나름대로 대처를 해야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책임이 있다. 박사논문을 못 쓸수도 있다. 인생은 박사논문이 전부가 아니다.
박사논문을 못 쓰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으면 학문의 세계에 남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박사논문을 쓸 수 있게 정신적, 물질적으로 도와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쳤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 주려고 노력해야한다. 그래야, 납득을 할 수있다. 인간이기에......
박사논문을 쓰는 과정은, 지금은 쉬워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머리가 돌아가는 세계이다.
아마도 그 녀는 학문을 하는 세계로 돌아 올 일은 없으리라.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회운동을 할 때, 자신이 하는 일에 책임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특히 사회적인 약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더욱 그렇다.
부탁한다.
당신이 관련을 갖고 있는 사람과 그 가족들 인생이 걸려있다.
참 마음이 복잡하다.
그러나, 어디에선가 행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