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지쳐가는 사람들
2011/03/18 일본 지진, 지쳐가는 사람들
오늘은 캔베라에서 모금활동을 하는데 나도 길가로 나갈 참이었다.
일본 지진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단기적인 활동으로 끝날 줄 알았던 모금활동이 장기적으로 계속되야 할 것 같고, 다른 활동들도 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아무래도 모금활동이 장기전이 될것 같아 오늘부터 주말까지 쉬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단다. 학생들도 지쳐가고 있다.
나는 어디까지나 단기간 방문해 있는 사람으로, 같은 그룹 사람들이 하는 활동에 일손이 부족하다면 도움을 주는 정도이다. 활동의 중심은 학부와 대학원생 학생들이다. 그리고 운동을 해 본적이 없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운동/활동을 전개해 갈 지 학생들이 현실에 부딪쳐가며 토론을 해가며 방법을 찾으리라고 본다.
이틀 전 까지는 뉴스를 체크하면서 진행되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제부터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도 신경이 쓰여서 가끔 인터넷을 보면 몇명이 실종되어서 못찾고 있는지 숫자가 나온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진다는 것도, 인간이 힘으로 어쩔수 없는 자연재해이지만, 속상하고 눈물이 난다.
기분을 전환하려고 도서관에도 갔다 오고, 안마당에서 뜨개질을 하다 오고, 갈팡질팡이다.
다음 주에 세미나를 해야 하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며칠 동안 일본과 연락을 하는데 일본 친구들은 메일에 답신이 없다. Facebook에도 잘 안 나온다. 내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은 동경과 관서지방에 있어 큰 걱정은 없다. 그래도 궁금한데 연락들을 잘 안 한다.
그래도 바깥과 적극적으로 연락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외국인들이다. 거기에다 외국인들은 지금 한국이나 가까운 나라로 줄줄이 피난을 갔다. 우연히도 내가 아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으로 갔다. 그 중에는 피난을 간 유학생도 있지만...
얼핏 보기에 움직임이 잡히지 않는다. 외국사람들은 여진이 불안하다든지 전차가 멈췄다든지 뭔가를 써놓는다. 일본 사람들은 발신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 중에서 움직임이 있어 드러나기는 한다. 조용히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게 보인다. 그리고 스트레스에 지쳐가는 모습도 보인다.
그 안에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어 있지만, 밖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일본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보아가며 밖에서 할 수있는 일들을 만들며 진행시킨다. 지진은 여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 것에는 어느 정도 적응하는가 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전 폭발로 인한 영향이 아주 불안하다.
일본 사람이면 뉴스를 들으면서 종합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지만, 외국인이면 상황판단하기가 어렵다. 설사 일본어가 어느 정도 된다고 해도... 그래서 불안은 더 커진다.
내가 아는 사람중에 일본에 남아있는 외국인은 가난한 나라에서 유학 온 학생뿐이다. 아마 경비때문에 움직일 엄두도 못내는 것 같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메일로 나에게 위로를 준다.
일본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일본에 없어서 참 다행이라고... 그런데서 희망을 본다.
어려운 때 일수록 그중에서도 무언가 희망을 가질수 있는 걸 보고있다.
일본이 날씨가 따뜻해져서 하루빨리 벚꽃이 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