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동경 부근 대학 개강 연기
2011/03/25 일본 지진, 동경 부근 대학 개강 연기
지금 나는 내가 일하는 (일본)(일본) 대학이 개강시기를 얼마나 늦추는지 안내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와세다를 비롯해 릿쿄, 게이오, 히도쓰바시 등 벌써 발표한 곳도 있지만, 오늘 발표하는 곳도 있다. 그 중에는 그냥 예정대로 개학하는 대학도 있다.
개강시기가 늦어지면, 그 만큼 늦게 동경에 돌아가고 싶다.
그저께 뉴스에 동경 수돗물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고 나왔다.
나는 그 뉴스를 믿을 수가 없었다.
생각해 보니 나는 동경에 18년이나 살았다.
내 인생에 제일 오래 살았고 중요한 시기에 살았다.
그리고 나는 동경을 아주 좋아했다.
과거형이다.
내가 좋아했던 동경은 2000년 이 전이었다.
2008년에 다시 동경에 돌아가 살면서 느낀 것은 내가 좋아했던 동경은 없어졌다는 것이다.
지금 동경은 그냥 일하면서 사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경이 안전하지 않다는 뉴스에 쇼크를 받았다.
마음이 아프거나 가슴이 아픈 게 아니라 머리 꼭대기가 아파왔다.
그럴리가 없어, 부정하고 싶다.
일본 지진이 일어난 후 나는 헛웃음을 잘 웃는다.
기가 막히면 헛웃음이 나오나 보다..
동경에 있을 때 한신 대지진이 났다.
그 걸 TV로 보면서 전쟁이 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서인지, 나에게는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지진은 다르다.
단지 지진이나 쓰나미라는 자연재해에서 방사능 오염이라는 인위적인 재해까지 겹쳤다.
그 게 동경 수돗물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일본을 뒤집어 놓은 것과 같다.
방사능 오염으로 위험이 자신에 몸에 미쳤다는 것이고, 피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번 지진으로는 단지 피해지역만이 아닌 일본 전체가 쇼크를 받고 있다. 동경 근처까지 영향이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곳은 실질적인 영향은 그다지 없이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밖에서 보는 일본과 실제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느낌은 다르다. 일본은 겉으로 평온한 모습을 하고 있다. 견디는 모습들인 것이다.
그러나, 참고 견딤으로 해결될 것과 해결할 수 없는 게 있다. 대학 홈페이지에는 신입생이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 하겠다고 쓰여 있다. 나는 대학 안에 있으면서 어떻게???라고 대학이 방사능 오염에 대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안전하다는 것은 최선이 아니라, 너무나 당연한, 최저한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처럼 인위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인간들이 발전시켰다는 과학이나 기술을 과신한 게 아닌지? 다시 한번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겸허히 생각할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숨 막히는 금요일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