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새 학기 준비
2012/04/23 봄맞이, 새 학기 준비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동경은 추운 날씨에 아침부터 촉촉이 약간은 싸늘하게 비가 오고 있네요.
저녁 여섯 시 반부터 닛포리에서 4.3 기념행사가 있어서 갑니다. 아까, 잘 아는 출판사에 전화를 해서 몇 시까지 가면 되는지 물어봤지요. 자기는 1시 반부터 있지만 다른 사람 들은 3시 까지 온답니다. 저도 3시까지 회장에 가려고 합니다. 행사장에 가면 돕는 역할을 하느라 항상 회장 밖에서 맴돌다 와서 회장 안에서 뭘 하는지 거의 모릅니다. 아마, 회장에 있으면 참가하러 온 아는 사람들을 보겠지요. 그리고 오늘 행사가 끝나면 뒤풀이를 할 겁니다. 항상 구석에 조용히 앉아있는 사람이지만, 오랜만에 아는 사람 얼굴도 보겠지요. 제가 워낙 은둔을 해서 사는 사람이라, 이런 기회가 아니면 볼 일도 없거든요.
그래도 봄이라고 새 학기가 시작되니 학생은 아니어도 새 학기 기분을 가지고 싶어 집니다. 물론 강의에서 새로운 과목이나 새로운 내용을 하는 것도 있지만, 그 걸로는 봄 기분이 안 납니다. 그래서 올봄을 위한 새 학기 준비를 모았습니다.
우선, 새 접시를 샀습니다. 새 것 치고는 고전적이지요. 어쩐지 아련히 봄 향기가 나는 것 같아서 샀지요. 새 겁니다. 요즘은 잘 안나오는 금박 테를 두른 겁니다. 제가 알아서 지낸 어떤 사람 이미지와 닮아서 샀습니다. 50엔. 그런데 어쩌지요, 때를 같이 해서 그 사람과의 인연은 정리했는데, 아마도 이 접시를 보면 길게도 안 맞는 인연을 이으려고 몸과 마음이 아프면서도 노력했던 세월이 씁쓸하게 되새겨질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접시에 새 손수건을 놓았습니다. 이 건 요전 날 엄마 친구가 사 준겁니다. 크기도 알맞고 색감도 좋아서 올봄에 쓰기로 해서 냉큼 가방에 집어놨습니다. 옆테두리 색 루즈도 있답니다. 이 손수건은 저처럼 땀을 잘 흘리는 사람에게 실용적인 건 데, 제가 가지고 있는 건 사이즈가 커서 못쓰고 있었지요. 이 손수건은 독일 브랜드인데요. 손수건이나 가방 등이 나옵니다. 타올천이어서 감촉이 좋은데요, 저와는 안맞는 것 같아 손수건과 작은 손지갑 정도밖에 없답니다. 저는 손수건을 엄청 좋아해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도 잘하지만 아주 많이 가지고 있답니다. 아마, 백 장 정도는…
다음은 제가 칠레에서 돌아오면서 애틀란타 공항 면세점에서 산 루즈와 향수입니다. 루즈색은 새빨간 색입니다. 학생들이 저에게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좀 멋있는 빨강입니다. 서울 갔을 때 빨간색을 비교하려고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물었더니 같은 색이 안 나온다고 하더군요. 제 딴에는 용기를 내서 산 색입니다.
향수병이 두 개지요. 헌 것은 친구 엄마가 선물을 해 준 건데요, 제가 다 썼답니다. 새 병이 이번에 새로 산겁니다. 여름용과 겨울용으로 나눠서 쓰는 데, 이 건 여름용입니다. 어떻게 30년 이상 같은 것 만 씁니다.
향수병 옆에 교실에 가져가서 쓸 물병?을 놨습니다. 노랑색이라, 봄 기분이 난다고 50엔 주고 산겁니다. 그냥 무난해서, 싸길래 샀습니다. 보온병을 들고 다니고 싶은데 그 건 무겁고, 학교에 두고 쓸 겁니다.
이상, 저의 소소한 봄맞이, 새 학기 준비 쇼핑이었습니다.
참고로 가격은 어쩌다가 건진 것이지, 절대로 정상적인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제가 그냥 바겐헌터라고 불리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