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생활

중고 책방

huiya(kohui) 2020. 5. 15. 14:55

2011/05/14 중고 책방

 

요즘 동경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직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날씨도 갑자기 더워졌다 춥다 변덕이 심하다근데 창문 밖 나뭇잎에 비치는 햇볕을 보니 봄빛에서 여름 햇살 쪽으로 기울었다순식간에 바뀌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았다
아침에 빨래를 두 번하고 나서 어제 사온 밀가루로 부침을 부쳐서 먹었다어젯저녁에 산책을 하다가 따온 쑥을 물에 담갔다가 쑥으로 부침을 부쳤다처음으로 해봤다나는 요리를 잘 안 한다. 그래서 별로 잘하지도 못하는데주위 사람들은 맛있게 먹어준다.

같은 단지에 사는 동료가 슈퍼에 같이 가자는 문자가 왔다둘이서 산책 삼아 걸어서 갔다가는 길이 걷기에 그다지 좋은 길이 아니었다. 가보니 업무용 마트이다보통 마트보다 싼 것도 있고 비싼 것도 있다요즘 동경 물가가 좀 올랐다작년에도 봄에 돌아와 보니 물가가 살짝 올라있었다이상한 것은 실감하는 물가는 올라있는데 매스컴에서는 그다지 화제가 안된다이 번에도 매스컴에서 뭐라고 그러는지 몰라도 과일이나 생선 등 확실히 비싸졌다야채도 싸지 않다나처럼 과일이 종류별로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날이 갈수록 생활이 궁핍해지는 것 같다그 마트에서 대충 가격을 파악하고 나서 동료와 헤어져 강가 길을 따라서 중고 책방에 갔다

가을 부엌 사진

원래 오늘 중고 책방에 갈 예정이었다..

중고 책방이 같은 계열이라도 가게에 따라 가격이 좀 다르다오고 가는 길에 사고 싶은 책 가격을 보고 싼 데 가서 산다책을 한 권사서 읽어보고 그 작가 책을 더 읽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 작가 책을 집중적으로 사서 읽는다오늘도 책을 열 권 샀다작년부터 아는 사람에게 듣기는 했는데 읽어본 적이 없는 작가였다사실 직업적으로 책을 많이 읽고 숨 쉬거나 밥 먹는 것처럼 생활의 일부로서 책을 읽지만독서 폭이 꼭 넓은 편은 아니다

오늘은 桐野夏生(기리노 나쓰오)라는 작가의 책을 샀다작가가 여성이다여류작가 책을 잘 읽는 편이 아니다특히 여성적인 감성을 강조하는 작품은 이해를 잘 못한다그렇다고 남성적인 점을 강조하는 게 좋다는 의미도 아니다그 또한 이해를 잘 못한다결국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이 아닌 게 좋고 나도 그렇게 쓰려고 한다. 

근데桐野夏生라는 작가 책을 읽었더니 내가 하는 연구와도 관련이 있고 잘 쓴다. 시대를 잘 읽어내어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을 아주 잘한다나에게는 아주 자극적인 작가인 것 같다이런 작가가 별로 없다아니 처음이다책을 한 권 읽고이 사람의 세계를 알고 싶어 졌다. 

집에 와보니 상하권을 산 줄 알았더니 상권을 두 개씩이나 사 왔다. 오는 길에 뜯어온 쑥으로 부침을 부쳐서 동료네 집 우체통에 넣고, 냉동도 했다일찌감치 저녁을 먹은 셈 치고 다시 강가 길을 따라서 중고 책방까지 걸어가서 책을 바꿔왔다오늘은 그 책방을 두 번 왔다 갔다 해서 저녁 산책은 따로 나가지 않았다

오는 길에 강가에길가에 피어있는 꽃을 따왔다
오늘도 나름대로 수확이 많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