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과 토마토와 호박
멜론과 토마토와 호박
일본사회 2011/06/17 21:55 huiya
동경은 아직도 장마가 끝나지 않았다.
비가 온다.
어제도 오늘도 비가 와서 축축하다.
어제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낯선 번호에서 전화가 걸려와 있었다. 전화를 해보니 택배 아저씨다. 아니 총각이였다. 구마모토에서 또 과일과 야채가 든 상자가 왔다. 제자 한명이 구마모토에서 농업을 시작했다. 자기가 농사를 지어서 만든 호박이랑 양파등도 들어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호박보다 큰 멜론이 들어있다. 요새 일본에서는 멜론이 아주 흔한 과일중 하나이다. 그 전보다는 아주 흔해졌고 싸졌지만, 그래도 싼 과일은 아니다. 비파는 그 자리에서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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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일본에서 과일값이 비싸다. 그리고 같은 과일이라도 가격이 비싼게 맛있다. 경험상으로 보면 비싼 슈퍼에서 파는 과일이 맛있는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비싼 슈퍼는 ‘기노구니야’나 ‘세죠노 이시이’같은 데다. 두 슈퍼는 좀 비싸지만 물건도 좋은 것 같다. 그 전에 살던 데 가까운 곳에 기노구니야가 있어서 가끔 이용했다. 지금 사는 곳 가까이에 세죠노 이시이가 있어서 치즈나 버터를 살 때는 거기서 산다. 내가 사는 버터는 일반 슈퍼에서 안 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로 맛있는 것은 비싼 슈퍼에서도 팔지 않는다. 알아서 따로 주문을 해야한다.
아직도 큰 멜론은 비싸다. 적어도 몇천엔, 만엔 이상 한다. 그래서 나무상자에 들어있는 비싼 멜론은 병문안이나 선물로 쓰여진다. 그 비싼 멜론을 보내왔다. 근데 그 친구는 멜론을 싫어한다. 재미있다.
토마토를 만들고 있다고 토마토도 맛이 들면 보낸다고 한다. 그 친구 미각은 아주 신뢰할 수 있어서 어떤 토마토를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맛있는 토마토를 좋아한다.
요 몇년 사이에 일본 토마토 업계는 거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상태로 수 많은 종류의 맛있는 토마토들이 출시되고있다. 요즘은 토마토 철이라서 토마토가 싼 편이다. 토마토를 맛있게 팔려고 나무에서 완숙한 완숙 토마토를 팔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 토마토를 골라서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토마토 또한 싸지 않다. 그리고 정말로 맛있는 토마토는 시중에 나돌지 않는다. 주문을 받은 레스토랑으로 직접 보낸다고 한다. 사실 그 전에 일본에서 파는 토마토는 계절 구분없이 팔고 있는 것으로 ‘모모타로’라는 게 일반적이였다. 그러나 맛은 없었다. 토마토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제철일때 노지재배한 완숙토마토를 많이 사먹어 두는 것이였다.
그러나 요사이 몇년 일본에서 토마토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간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토마토라도 혁명을 일으켜야지.
답답해서 숨통 막히는 세상,
토마토여 너라도 혁명을 일으켜다오,
인간들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해 다오.
인간들이 아직 통조림이 안되어 있다면,
오감이 살아있다면,
토마토가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 투지랄까,
뭔가를 느끼지 않겠어?
호박도 몸부림쳐 하트형 형상으로 세상에 러브사인을 보내고 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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