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iya(kohui) 2020. 5. 30. 19:47

2015/05/23 발광의 계절

 

오늘 동경은 맑고 건조한 덥지도 않은 날씨였다. 더워도 건조하면 지내기가 좋다. 오늘은 집에서 오랜만에 미친 듯이 뜨개질을 하며 지냈다. 작년 여름에 뜨개질한 것들 끝마무리를 했다. 내일은 사진을 찍어야지.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다가, 저녁이 되어 일찌감치 저녁밥을 먹고 산책 나가서 요즘 개발한 코스를 한 바퀴 돌고 왔다

오늘 미친 듯이 뜨개질에 몰두해야 했던 것은 어제 사건의 후유증 때문이다. 어제는 금요일, 주말에는 피곤해진 날이라, 옷을 캐주얼하게 입고 싶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에 옷을 좀 편하게 입고 갔더니 지나친 관심을 받아 불쾌했던지라, 어제는 아주 재미없고 지루한 옷차림으로 학교에 갔다. 어제는 학교에 도착했더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낙천적인 사람이라, 금요일의 변태도 잊고, 전에 날 만졌던 사람도 잊고 있었다. 출근부에 사인을 하고 카피를 뜨러 갔더니 나를 만졌던, 지난주에 카피를 뜨고 있을 때, 내쪽으로 쏠려왔던 위험한 사람이 카피를 뜨고 있다. 조용히 옆에서 카피를 뜨려니 종이를 가지러 가는 척하면서 내 뒤를 왔다 갔다 한다. 나는 뒤돌아보지 않아서 잘 몰랐다. 다른 선생이 들어와 서두르기에 내가 카피 뜰 게 많으냐고 먼저 하라면서 양보했다. 좀 뒤에 물러서서 이상한 사람의 행동을 봤더니, 종이를 가지러 가는 척하면서 내가 카피 뜬 걸 자세히 보고 있다. , 무례한 행동이다. 왜 남이 카피 뜬 걸 체크하느냐고? 그리고 왜 내 뒤를 부산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불안하게 하는지? 자기 하던 일이나 계속하지. 이건 그냥 전주곡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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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시를 마치면 점심시간이다. 직원과 공용인 전자레인지에 빵을 데우러 갔더니 냉장고에 이상한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일본어와 영어가 다르다. 영어로 냉장고에 것을 먹지 말라니? 이건 뭐야? 자신들이 쓰지 않는 냉장고를 열 일이 없는 데… 

점심을 먹으러 왔더니, 금요일의 변태와 나와 친한 중국어선생이 큰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다. 금요일의 변태는 손을 뻗어 나를 잡으려고 두 번이나 허우적거렸다. 그리고, 나에게 들으라고 큰소리로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도대체 일본에게 언제까지, 몇번이나 사과를 하라는 거냐고” 밑도 끝도 없이 내가 들어야 할 말이 아니다. 나는 황당하면서도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 어쨌든 도망가야 한다. 점심인 과일과 빵을 가지고 후배 연구실로 황급히 도망갔다. 후배는 연구실에 없다. 다음에는 학부장실로 도망갔더니, 학생들이 가득했다. 도저히 피난처가 될 것 같지 않다. 화장실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나,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카피실을 봤더니 나와 친한 미국 선생이 있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나에게 이상한 짓을 해서 점심을 못 먹겠다고 했더니, 카피가 금방 끝나니까, 같이 가서 점심을 먹자고 한다. 아휴, 다행이다. 화장실에서 안 먹어도 되겠네

그런데, 점심을 먹으면서도 바늘방석이었다. 변태와 중국어선생이 큰소리로 언쟁을 하다시피 한다. 얌전한 중국어선생이 큰소리를 지른다. “식민지침략은 나쁜 거죠. 그런 걸 정당하다는 사람 용서 못합니다”. 이상한 사람은 숨도 쉴새가 없이 큰소리로 떠드는 데, 뭔 말을 하는지 내용을 전혀 모르겠다.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하고 싶은 말만 한다. 너무 시끄러워서 피곤하기 짝이 없다. 주위에 다른 선생들도 기가 막혀서 보고 있다. 다른 선생들을 대표해서 중국어선생이 미친 사람을 대응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소란스러운 30분이 지나자, 내가 중국어선생에게 말했다. “뜨거운 토론도 좋지만, 점심을 먹어가면서 하라고, 오후에 수업이 있지않으냐”. 그랬더니 미친 사람도 미안하다고 했지만, 미안한 것이 아니었다. 계속 떠들었으니까… 우리는 옆에서 다른 화제로 말을 하고 있었지만, 눈앞에서 벌어지는 미친 듯 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점심시간 50분동안 고함을 지르는 걸 들으면서 참았다. 중국어선생이 사과하기에, 아니라고 일부러 그렇게 말을 했다고, 다른 선생들도 중국어선생을 응원했다고 했다. 이상한 사람을 상대하느라고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수업에 들어간 것이 쉬는 시간인 것처럼 느꼈다. '헤이트 스피치'로 고함을 지르는 그사람의 타깃은 나다. 처음부터 이상하게 나에게 휘감겨왔다. 너무 불결하고 휘감기는 게 이상해서 피하기 시작했다. 지난주에는 출석부에 사인을 하는 데, 뒤에서 껴안을 듯이 접근하며 반갑게 여름옷을 입었다고 인사했다. 성희롱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걸 모른다. 무례한 것에 불쾌해서 인사도 안 했다. 그리고 모두가 자기를 피해서 앉았다. 자신이 하는 행동을 모르는지 나에게 화를 낸다. 내가 한국인이고, 만만하다고 보는 것이다. 나에게 역사를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은 모양이다. 말을 들으니 정보 소스가 주간지 같다. 체계적으로 공부한 것도 아니면서 연구하는 사람을 가르치겠다는 오만함이란…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중학굔가 고등학교 선생이었다고. 선생인지 아닌지는 문제가 아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 최저한의 매너가 필요하다. 어떤 사상을 갖든 자유지만, 다른 사람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 그것도 공공장소에서 고함을 지르고 방방 뜨면서… 지금까지 오랫동안 여기저기서 가르쳐 왔지만, 이런 매너의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내가 보기에' 혐한'에 외국인 차별이 ‘병적’이다. 거기에 있던 선생들도 내가 타깃이 된 걸 알아서 안절부절못한다. 모두에게 완전 지옥 같았다

지금 일본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그와 비슷해서 무서운 세상이다. 그렇지만, 일하는 장소, 그것도 대학에서 이렇게 ‘발광’하는 거, 문제다. 그래서 오늘 내가 그동안 쓴 블로그를 봤더니, 5월에는 사건이 일어났었다. ‘발광의 계절’인 것이다. 아니, 현재 일본은 사시사철 ‘발광’하고 있다

나는 미친 듯이 뜨개질에 몰두해서 현실을 잊고 싶었다

사진은 다카오산에 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