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생활

불볕 더위

huiya(kohui) 2020. 7. 11. 21:52

2018/07/02 불볕 더위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4도로 불볕 더위였다. 어젯밤부터 얼음베게를 쓰기 시작해서 잠을 잤다. 시트를 삼베로 바꾸고 매트레스를 여름용을 위로 올리면 완성이 된다. 여기서 글을 멈추고 침대 매트레스를 바꾸고 왔다. 시트는 조금 있다가 바꿀 예정이다. 선풍기도 아직 밖에 쓰지 않았는데 오늘은 급이 다르게 덥다. 아침에 밖을 봤더니 완전 더울 같았다. 어제 일기예보로는 최고기온이 33도라고 해서 33도면 괜찮을 같았는데 오전에 집에서 지내면서 느낀 것을 33 이상으로 올라갈 같았다.

 

월요일은 도서관에 가는 날, 오늘은 교정할 원고가 두 개나 있고 엽서를 다섯 장 쓰려고 챙겨서 나갔다. 원고 하나는 헌책방에서 프린트를 해야 해서 헌책방에 들렀다. 입구에 근처 농가에서 생산한 야채가 있었다. 노랑 방울토마토를 세 봉지에 오이와 꽈리고추를 샀다. 토마토는 학교에서 간식으로 먹기에 좋다. 오이는 집에 많지만 종류가 달라서 한 봉지 샀다헌책방에서도 야채를 팔면 좋겠다. 천연효모빵도 팔고 있었다. 약간 당겼지만, 이미 토마토를 사서 빵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야채와 빵이 있다면 오며 가며 들려도 되겠다. 프린트해서 도서관에 갔다.

 

아침에 나가기 전에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했다. 피부를 노출하면 볕을 받아서 뜨거워지기 때문에 더 더워진다. 여유로운 마원피스에 얇은 셔츠를 입고 모자를 썼다. 널널한 원피스가 완전 날씨에 맞아서 쾌적했다. 내일도 더우면 가제 원피스를 입을 예정으로 원피스에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서 주름을 펴고 있다. 날씨가 예상외로 덥다는 걸 느낀 것은 아침에 집에 있으면서 느낀 것도 있었지만, 운동화를 신고 밖에 나갔을 때 트래킹화 바닥이 흐물거리는 느낌이 왔다. 오늘 날씨가 심상치 않구나. 긴장해야 하는 더위인 것이다.

 

도서관에 도착해서 아주 선선하게 느껴졌다. 4층에 올라가서 화장실에 가서 땀을 씻고 토마토를 씻었다. 새로 온 책을 많이 골라서 책상에 쌓아 놓고 읽었다. 도서관에 가면서 느꼈던 더위에서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나오는 걸 늦게 다섯 시가 넘어서 나왔다. 도서관에서 나오자 느껴지는 더위가 33도를 넘은 온도였다.

 

오늘 가져간 일감은 반 밖에 못했다. 새로 온 책 읽을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원교 교정이 하나, 짧은 걸 했고 엽서도 두 장 밖에 못썼다. 이번 주는 다른 약속이 계속 있어서 바쁘다. 최선을 다해서 원고 교정을 해서 보내야 한다.

 

날씨가 더워도 도서관에 가서 새로 온 책을 읽고 일을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더위를 느낀 것은 오전에 갈 때에도 몸이 부었는데 오는 길에도 몸이 팅팅 부었다. 집에 와서 찬물로 샤워를 하고 입었던 옷을 손빨래해서 널었다. 베란다에 물을 뿌리고 저녁 7시가 넘어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서 저녁을 먹는 것이 늦어졌다. 날씨가 더울 때 가급적이면 집에서 불을 쓰고 싶지 않지만, 아침에 잠깐, 저녁에도 간단하게 먹어야 한다. 인스턴트 중국식 냉면을 만들었다. 오이를 두 개나 채쳐서 밑에 깐 것이 포인트다. 인스턴트면과 달걀을 삶고 토마토도 썰어서 얹었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라서 나름 맛있다.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는데 본격적인 불볕더위의 계절에 들어갔다. 이번 주에 머리도 자르면 좀 더 시원해지겠지? 마지막 주 수업이 종강이다. 불볕더위에서 한 달 일을 해야 여름방학을 맞는다. 방학을 기다리며 견뎌야지.

 

길에서 보는 수국은 벌써 볕에 마르고 지쳐서 불쌍한 몰골이 되고 말았다. 수국이 예쁠 때 찍은 사진이 많아서 한동안 수국 사진을 올릴 것이다. 해마다 다카하타후도에 수국을 보러 갔는데 올해는 못 갈 것 같다. 지금이 끝자락이라, 다음 주면 예쁜 꽃을 못 볼 것 같다. 일찍 갔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