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베었다
2017/07/31 손가락을 베었다
오늘 동경은 맑고 더운 날씨였다.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갔다. 어제와 그저께는 마치 장마철처럼 온종일 비가 왔다. 기온이 내려가서 날씨가 선선하긴 했지만, 계속 비가 와서 습도가 높아 쾌적한 날씨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틀동안 비가 와서 지면온도가 많이 내려간 것 같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최고기온을 보니 일찍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도서관에 나갈 준비를 했다. 도서관에 가면서 우체국에 들러 현금을 찾아 세금을 냈다. 두 달에 한 번씩 낼세금을 일 년치 한꺼번에 다 냈다. 어차피 낼 세금이면 한꺼번에 내고 잊고 있는 것이 편하다. 우체국에는 평소보다 직원이 적었다. 여름휴가철이라, 휴가를 갔다고 한다. 나도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지만, 학기말 쇼크에서 헤어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많은 채점이 기다리고 있다.
아침에 집을 나갈 때는 집보다 바깥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이틀 동안 비가 와서 지면이 젖어 있는데 기온이 올라가니까, 매일 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것과 달리 기온이 올라가는 것이 느렸다. 도서관에 가는 길에 야채 무인판매에 들러 오이 한 봉지 사고 토마토를 한 봉지 사서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가서 새로 들어온 책을 중심으로 읽고 지금 시험기간이라, 책을 빌릴 수가 없다. 문고본을 빌리려고 했더니, 연체된 책이 한 권 있어서 빌리지 못 했다.
오후 5시가 넘어서 도서관을 나왔다. 그 전에는 너무 더울 것 같아 바깥에 나올 엄두가 나질 않았다. 5시가 넘어서 나왔더니 예상보다 덜 더웠다. 지면에 쌓였던 더위가 비로 씻겨진 다음에 더운 날이어서 식는 것도 빨랐는지 모르겠다.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한다. 장마철이 지났는데, 장마철처럼 질척거리는 날씨가 계속된다.
학기말은 처참했다. 아름답게 끝낸 강의도 있었다. 학기말을 잘 맞은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전혀 걱정이 되질 않는다. 정작 수업분위기가 좋았던 과목은 결과가 처참했다. 이건 단순히 내 과목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인 것이라,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심각한 현실을 받아들여 그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것이다. 내 힘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스트레스로 인해 학기말을 맞기가 힘들었다. 마지막 수업이 있었던 금요일은 아침에 나가며 양산을 쓰고 가다가 접으면서 손을 베고 말았다. 체력이 딸릴 때는 사고가 난다. 오른쪽 엄지손 손톱에 가까운 곳을 깊게 베고 말았다. 피도 많이 나서 일회용 밴드를 여러 번 갈았다. 그래서 손가락에 물이 안 들어가게 조심스럽게 생활하고 있다. 오른손 엄지 손가락, 베인 부분이 이렇게 중요한 줄 몰랐다. 손가락이 베이고 소중함과 존재감을 확실히 알았다. 미안하다. 그래도 방학이라,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