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2018-2
2018/08/15 야스쿠니 2018-2
오늘 야스쿠니에 다녀온 글과 사진을 올린다.
조금 더 올라갔더니 옹기종기 모여서 군가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앞에는 군복코스플레이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군복코스플레이를 하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군가를 부르는 사람들을 보면 놀이 삼아서 하는 것처럼 보인다. 국기와 욱일기를 걸어 놓고 제단을 차리고 위령한다면서 아이도 아니고 장난처럼 군복코스플레이에 군가를 부른다는 것은 위령을 하는 영혼에게 실례가 아닐까? 내 눈에는 장난처럼 보여도 그들은 아주 진지한 것인지 모른다. 아니야, 실례가 된다는 것은 좁은 내 생각일 뿐, 군복도 코스플레이니까, 적당히 이렇게 진지하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인지도 몰라.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자!
내가 정말로 여기서 헷갈리고 말았다. 기동대와 경찰과 우익이 마치 한편인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는 다른 의미가 함축된 것도 있지만, 단순히 겉모습이 그렇게 보인다는 측면이 크다. 그래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분간이 안된다. 소방차가 보여서 아, 소방대도 왔구나 싶었다. 마침 그 옆에 고지마치 소방서 경계 본부라는 천막도 있다. 그 앞에 우익들이 쓰는 깃발들이 있었다. 내가 지나려고 할 때, 시간이 되었는지 사람들이 나와서 깃발을 들기 시작했다. 나는 우익들이 거기 있는 줄 몰라서 소방관이 깃발을 드는 걸로 보여서 멘붕이 왔다. 세상에 아무리 기동대와 경찰과 우익이 한편으로 보여도 소방관이 와서 우익처럼 이런 깃발을 들어도 되나? 뭔일이야? 그런데 깃발을 든 소방관 태도가 이상하다. 히죽히죽 웃는 게 아닌가? 현역 소방관이라면 개인 의사를 떠나서 일을 한다면 저렇게 웃으면 안 될 텐데, 이상했다. 너무 헷갈려서 소방관 사진을 찍으면서 자세히 봤다. 그랬더니, 역시 소방관이 아니었다. 멀리서 봤을 때 제복 색이 같다. 우익과 소방관이 차이는 제복의 태와 태도에서 전혀 달랐다. 그런데, 헷갈렸다. 혼란스러웠다. 우익들은 경찰이나 소방관과 비슷한 제복을 입고 코스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경찰이나 소방관처럼 자신들이 국토나 국민을 지키고 있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보기에는 경찰이나 소방관처럼 진짜 훈련을 받고 현장을 뛰라면 못할 것 같은데...... 코스플레이는 어차피 연극 같은 것이니까, 쓸데없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 사진에 나온 우익들 표정을 보시라, 기쁨에 들뜬 주목을 받아서 좋은 얼굴들이다. 잠시나마 소방관들과 헷갈려서 소방관에게 미안하다. 전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