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회/아베정권

드라마틱한 아베 극장

huiya(kohui) 2020. 9. 19. 23:34

NHK에 따르면 9월 19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18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4,04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90명으로 사망률 1.62%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601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79,49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516명으로 사망률 1.90%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10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106명, 해외유입이 4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2,893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가 378명으로 사망률 1.65%이다. 

 

지난 주말에 좀 아파서 이틀 연속 잠을 잤다. 수요일부터 개강이라서 월요일 가까운 대학에도 갔다 오고 며칠 동안 아침 5시까지 일을 해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늦다. 오늘도 10시 반에 일어나서 커피를 끓이고 포르치니 버섯을 굽고 루꼴라를 씻었다. 마침 올리브 피클도 있어서 발사믹 식초와 후추로 간을 한 어쩌다 계절과 재료가 맞을 때 먹을 수 있는 호화판 샐러드를 만들어서 먹었다. 오븐에는 포르치니 버섯을 한번 굽고 다시 굽는 동안에 세탁기에는 빨래를 돌린다. 그러면서 컴퓨터를 켜서 뉴스를 보니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한 뉴스가 나온다(news.yahoo.co.jp/pickup/6371508). 한국 언론에 나온 걸 먼저 봤다. 

 

그동안 아베 정권에 대해 관찰하고 글을 쓰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읽을 수 있는 문맥이 있다. 오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그 문맥에서 보면 갑작스러운 돌발행동이다. 더군다나 연휴가 시작되는 주말에 뭔가 다급한 일이 있었나? 했다. 늦은 아침을 거하게 먹고 일본 언론을 봤더니 새벽에 재팬 라이프 전 회장 야마구치가 체포되었다(news.yahoo.co.jp/pickup/6371501). 아하! 그렇구나, 아베 총리가 지지세력을 총동원하고 여론을 최대한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 했다. 그야말로 똥줄이 탄다고 할까? 나는 본의 아니게 아베 정권을 연구 아닌 연구를 하게 된 입장에서 보면 오늘은 아주 드라마틱한 명장면이다. 역시 아베 총리의 권모술수라고 할까, 권력에 대한 집착과 이상 행동은 보통 이해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다. 나도 그동안 봤으면서도 박수를 치면서 대단하다고 했다. 참고로 나는 그렇게 감정표현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현실에서 그냥 영화를 찍는 것처럼 획획 장면을 바꾸면서 일본 전체를 뒤흔들면서 영화 같은 현실을 연출하고 있다. 정말로 대단한 인물이다. 한국에서는 MB와 박근혜를 합쳤다고 평하지만 훨씬 그 이상이다. 시간상으로는 새벽 6시 반에 야마구치가 체포되었고 아베 총리 야스쿠니 참배 기사는 9:57에 떴다. 영화로 보면 클라이맥스라고 할까, 명장면이다. 

 

재팬 라이프 전 회장은 아베 총리가 사유화해서 문제가 된 '벚꽃 모임'에 총리가 초대한 인물로 참석했다. 문제가 많은 악덕 다단계 회사로 고령의 피해자가 많다고 한다. 뒤에는 조폭이 관련되어 있다고도 한다. 재팬 라이프에서는 아베 총리와 같이 찍은 사진을 비즈니스에서 활용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아베 총리와의 인연은 젊었을 때부터 알고 지낸 오래된 사이다. 일본 검찰을 그래도 아베 총리 체면을 고려해서 체포하는 걸 사퇴한 다음으로 했다. 재팬 라이프는 국제적으로도 활약해서 홍콩에서도 고령자 400명 이상, 27억 엔에 달하는 피해가 있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71511). 

 

어제 스가 정권의 내각 구성을 보고 해도 너무 했다 싶어서 스가 총리가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 허수아비, 바지사장으로 앉혀놓고 뒤에서 조정하거나 아니면 직접 자신이 발탁한 장관들이 알아서 하게 되어 있다. 언론 장악은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져서 스가 총리를 띄우고 있지만 사실상 스가 총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나는 아베 정권에 대한 평가나 지지도가 급상승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고 있다. 이전에 조사하는 회사에서 부정행위가 발각된 적도 있기 때문이다. 스가 총리가 빨리 총선거를 하려고 해도 정권이 성립했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선거를 한다는 것은 어차피 자민당이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도가 높을 때 표만 받으라는 것과 같다. 스가 정권에 대한 평가가 아닌 아베 총리에 대한 평가다. 코로나 19 대책에서 무능했던 후생노동상이 관방장관으로 승진한 이유를 몰랐는데, 아베 총리와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는 사이라고 한다. 아베 총리 어머니는 '정계의 대모'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나 동생도 '마마보이'가 아닐까? 그 아베 마마가 가토 장관에게 특별히 신경을 쓴다고 한다. 이번 스가 내각에서 아베 총리 동생 기시가 방위상, 가토 관방상이 된 것은 스가 총리가 아베 총리에 대한 '보은 인사'라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5204d3e79069a6e54bd38ad06c115841954555b2). 아베 총리와 기시 방위상, 가토 관방상은 '아베 패밀리'라고 한다. 아베 총리 일가에게는 일본이라는 국가 경영을 '패밀리 비즈니스', '가업'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한국에서는 추미애 장관 아들 병가를 '엄마 찬스' 어쩌고 하면서 되지도 않는 소설을 쓰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은 거의 일가 몰살 수준으로 몰았는데 특히 딸에게 온갖 굴욕을 맛보게 했다. 정경심 교수는 아예 법정에서 죽일 작정인 모양이다. 인간 백정이 따로 없다. 추미애 장관과 조국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검찰개혁을 밀어붙이기 때문에 애먼 자식들까지 일가를 잡아먹지 못해서, 죽이지 못해서 혈안이 된 한국 검찰이나 사법체계를 보고 있으면 '토착 왜구'라는 말이 찰떡 같이 맞는 걸 알 수가 있다. 추미애 장관 아들은 공직자의 자식이라서 더 엄격하게 군대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엄마 찬스'는 고위 공직자 엄마가 없는 보통 집 아들 딸이 훨씬 편할 것 같다. 일본에서 '엄마 찬스'는 무능한 사람이 관방장관이라는 요직으로 승진하고 '엄마 찬스'와 '형 찬스'는 첫 입각에 요직인 방위상이 된 아베 총리 동생 기시라는 60대 정치가를 봤으면 좋겠다. 내각이 유치원 학예회도 아니고 '엄마 찬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아소 재무상에게서도 같은 성향이 보인다. 일본 언론에서 스가 총리에 대한 표현을 보면 거의 아베 총리 집안의 집사나 하인이 주인을 대신해서 잠시 잠깐 바지사장 노릇을 시키는 식이다. '가업'으로 정치를 하는 '세습 정치가'들의 태도이다. 아베 총리가 사퇴했는데 모든 것이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니 지금까지와는 급이 다르게 이상하다. 

 

몸집을 불린 입헌 민주당이 죽을 각오로 나서야 한다. 15일 합당한 입헌 민주당 총회 전날에 자민당이 총재선을 넣어서 언론은 결과가 정해진 총재선만 보도했다. 자민당에서는 총재선에 대해서 물량공세로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입헌 민주당을 밟아 버렸다. 입헌 민주당이 거대 야당으로 컨벤션 효과를 볼 중요한 찬스가 철저하게 존재를 무시당했다. 또 하나는 아베 총리의 정적 이시바를 완전히 밟아 버렸다. 아베 총리는 사퇴하고 나서 영향력이 훨씬 더 강해지고 말았다. 그래도 건강상 이유로 사퇴한다고 했으니 당분간 얌전하게 지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사퇴 선언 이후에 오히려 잦은 외식으로 기름진 음식도 잘 먹고 있어서 건강상 이유도 꾀병으로 보기도 한다. 아베 총리는 뇌사 상태에서 헤매다가 측근들의 체포와 재판이 시작되면서 목에 칼이 들어온 걸로 보였다. 건강상 이유로 사퇴라는 시나리오와 연출은 훌륭했다. 언론을 보면 창궐한 코로나도 보이지 않고 폭염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도 조용했다. 오로지 아베 총리의 건강과 진퇴에 관한 보도로 넘쳐났다. 솔직히 나도 일본에 오래 살아서 봤지만 정치가, 그것도 현역 총리의 건강 검진을 생중계하면서 알리는 걸 본 적이 없다. 숨기면 숨기지 보이지 않는다. 아베 총리가 사퇴하면, 사망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알았더니, 뇌사에서 짧은 사망을 거쳐 강력한 유령이 되어 돌아왔다. 스가 정권은 아베 정권의 재활용이기도 하지만, 아베 유령 정권이라고 봐도 된다. 유령이니까, 뭐든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제 스가 정권에 대한 글을 쓰려고 그동안 스크랩했던 자료를 봤더니 아베 총리가 그동안 행했던 부정부패가 측근들이 체포되면서 아베 총리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지금 하는 걸 보면 아베 총리가 마지막까지 권력을 사유화하고 지지자와 국민을 동원하면서 면피용 행동을 하고 있다. 영화적으로 보면 아주 대단히 특수하게 매력적인 인물일 것이다. 아베 총리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검찰을 악역으로 만들고 싶은 모양이다. 지지자와 국민들까지 엑스트라로 동원해서 일본을 무대로 한 거대한 연극을 하고 있거나, 영화를 찍고 있는 걸로 보일 정도로 비현실적이다. 나는 일본 검찰이 권력에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나쁜 일을 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걸 보여주길 바란다. 너무나도 엉망진창이 된 일본이 정상괘도로 돌아오려면 남겨진 선택지는 별로 없다. 정상괘도로 돌아오기도 힘들 정도이다. 

 

일본은 주말을 끼고 다음 주 화요일까지 연휴이다. 여름에는 폭염으로 움직이지 못했던 사람들도 여행을 하느라고 하네다 공항 검색대에 50미터나 줄을 섰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71521). 비행기도 2월 말 이후 처음으로 오늘 예약이 약 87,000명이라고 한다. 나는 온라인 강의라서 휴일과 상관없이 강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