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질 낮은 서비스
NHK에 따르면 9월 28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78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5,33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06명으로 사망률 1.60%이다. 일본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287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83,29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574명으로 사망률 1.89%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50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40명이고 해외유입이 10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3,661명으로 사망자 누계는 406명으로 사망률 1.72%이다.
한국과 일본의 9월 매주 월요일 통계를 비교해보자. 한국 9월 7일 119명, 14일 109명, 21일 70명, 28일 50명이다. 일본은 9월 7일 293명, 14일 266명, 21일 312명, 28일 287명이다. 한국의 수치는 확실히 줄고 있는데, 일본의 수치는 그다지 변화가 없다. 일본은 일정 수준의 수치를 유지하기로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오늘은 스가 정권의 출산장려 정책에 대해서 쓸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늦어서 집중력이 떨어져서 못 쓸 것 같아서 쉽게 쓸 수 있는 걸 쓰기로 하자.
오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일본인 여성으로 대학원 교수로 높은 직책에 있다. 그래서 대학을 운영하는 회의에도 참가해서 대학의 핵심까지 안다고 할 수 있다. 나도 오래 일을 해서 대충 그런 분위기를 알지만 막상 회의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은 날 말을 들으면 너무 황당한 일이 많다. 결론을 먼저 밝히면 일본 사립 명문대학을 운영하는 이사회와 자민당이 꼭 닮았다는 것이다. 지난번에 친구가 회의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반쯤 죽은 상태로 만나러 왔다. 화가 난 걸 성토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되기 때문이다. 친구는 험한 말을 하지 않는데 표현력이 찰지다. 이사회 회장이 회의를 진행하는데 거의 조폭 같은 스타일이라고 한다. 회의에서 책상을 몇 번 쳐서 끝냈다고 한다. 회장이 고령으로 90세라고 한다. 이사회 평균 연령이 77세라고 한다. 만이니까, 한국 나이로 하면 거진 80세다. 거기에 여성은 딱 두 명밖에 없다. 지난번에 이사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발 한쪽은 관짝에 들여놓은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자민당의 경우도 이번 총재선에서 파벌 우두머리 할아버지들이 나와서 설치는 걸 보고 국민들 눈이 있는데 저런 걸 보여도 되나? 밀실정치에 파벌정치라는 걸 공개해도 되나? 그런 할아버지들이 설치는 걸 보면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각에 여성이 너무 적다는 비판도 먹힐 가능성조차 없기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할아버지들이 나와서 설치는 그림을 보고 여성이나 젊은이는 일본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접지 않았을까? 그런 할아버지들에게 뭘 기대한다는 말인가 했다.
그건 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분명히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20세기로 돌아가야 한다. 평균 연령 80세 할아버지 집단에게서 어떤 개혁이 나올 것인가? 지금 학생들을 위한 어떤 일을 상상하고 실행할 수 있을지? 아예,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그래도 대학교수는 정년이 있다. 사립대의 경우 만 70세이다. 이사회는 정년이 없기에 죽을 때까지 할 수도 있다.
내가 오늘 신문 기사에 스가 총리를 띄우느라고 여성들에게 인기라는 걸 전했다.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일본 아줌마들 수준을 너무 띄엄띄엄 보는 게 아닌가? 일본 아줌마들이 한국 드라마를 봐서 얼마나 눈이 높아졌는데 스가 총리가 인기가 있을 수 있을까? 했더니 친구가 웃는다.
오사카 부의 코로나 감염 추적시스템에 관한 말을 하자 어이가 없어한다. 친구도 일본에서 일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알기에 기가 막히면서도 슬프다. 슬프다고 하기가 싫어서 웃고 만다. 일본이 왜 이럴까? 이해가 안 돼. 일본 정치가 하는 걸 보면 일본이 망하라는 쪽으로 가거든. 아니, 아베 총리가 사퇴를 발표하니 하룻밤에 지지율이 20%나 오르다니 벼락이라도 맞지 않는 이상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친구가 고질라 2를 봤냐고 묻는다. 본 적이 없다. 그랬더니 친구가 내용을 소개한다. 고질라 2에서 정부 고위급이 피난을 가느라고 비행기인가를 타고 도망을 가는데 고질라에게 공격을 받아서 그런 정치가가 한꺼번에 전멸한다고 한다. 친구가 하는 말이, 그게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일본 정치는 그렇게라도 되지 않는 이상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일본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 구조가, 일본의 대학이나 회사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꾸 과거로 회귀하려는 힘이 센 것도 알만하다. 할아버지들이 젊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으로 보인다.
내가 이번 총재선을 보면서 느낀 점은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비판을 해도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아서 하지 않을 뿐이다. 나도 이시바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시바가 아니면 자민당이, 일본 정치가 정상괘도에 돌아올 수가 없다고 봤거든. 이번에 완전히 이시바를 밟아 버렸네 했더니 친구가 이시바는 탈당해서 야당과 연합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일본이 적어도 이당 제라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친구가 처음으로 차라리 입헌민주당 에다노가 낫다는 말을 한다. 언론을 보면 입헌민주당이 몸집을 키웠는데 전혀 화제가 되지 않아. 지금 댓글 여론에서 다음 총재로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고다 다로라고 했더니 친구가 세상 돌아가는 걸 몰랐다고 한다.
오늘 저녁은 내가 계산하기로 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전채 세 종류가 든 것 하나와 피자를 두 장 시켰다. 우리가 먹고 싶은 피자 중 하나는 안된다고 해서 하나는 가게에서 추천하는 피자로 했다. 우리가 고른 마르게리타는 맛있었다. 가게에서 추천하는 피자는 비싼데도 맛이 없어서 발사믹 비네거를 쳐서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주인에게 발사믹 비네거를 좀 달라고 했다. 보통 빵이 나올 때도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비네거가 나온다. 그랬더니 유료라고 한다. 한두 번 갔던 곳도 아니라서 아는데 새삼스럽게 유료라고 해서 얼마냐고 물었더니 200엔이라고 해서 알았다고 달라고 했다. 발사믹 비네거를 치니 먹을 만하다. 친구는 디저트를 좋아해서 디저트와 차를 마시자고 했더니 장소를 옮기자고 한다. 계산을 하려고 신용카드를 꺼냈더니 현금만 받는다고 한다. 5,000엔이 좀 넘는다. 나는 현금이 5,000엔 밖에 없어서 친구에게 200엔을 달라고 해서 냈다. 피자는 분명히 맛있었는데 기분이 상해서 나왔다. 아니, 지금 이 시대에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니 동경에서도 이렇다. 지금 동경에서 간단한 식사에 5-6천 엔하는 것은 좀 비싼 편에 속한다. 친구는 그 가게 서비스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친구가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나름 가격이 나가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은 점심 메뉴 런치보다 훨씬 비싸다. 그런 레스토랑에 가는 것은 나름의 질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고 가는 것이다. 그런데, 불쾌감을 느끼게 한다. 천천히 수다를 떨 곳을 찾아서 호텔에 갔더니 주차장이 다 찼다고 나왔다. 이상하다, 뭔 일이 있나? 오늘 여러 가게를 들렀는데 주차장에는 거의 차가 없었는데, 이탈리안 레스토랑에도 우리 밖에 없었다. 그래서 결국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가기로 했다.
나는 지난번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청소상태가 엉망으로 먼지가 날리고 있어서 가기 싫다고 했다. 그런데, 만만하게 갈 곳이 없어서 결국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디저트로 샤인 머스켓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둘이 시켜서 먹었다. 패밀리 레스토랑 주차장을 봤더니 비싸게 보이는 차들이 주차해 있었다. 차도 가장 많았다. 다른 사람들도 근처에서 패밀리 레스토랑이 만만하게 갈 곳인 모양이다. 우리도 다른 가게에 갔다가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패밀리 레스토랑이 된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같을지도 모른다. 왜 일본에서는 돈을 써도 즐겁지 않은 걸까? 오히려 불쾌감을 느끼는 일이 많다. 그래서 소비의욕이 점점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