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회

일본, 바이든 승리에 잔칫집 분위기

huiya(kohui) 2020. 11. 9. 00:05

NHK에 따르면 11월 8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18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2,61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61명으로 사망률 1.41%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946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09,21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37명으로 사망률 1.68%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43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118명이고 해외유입이 25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7,427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478명으로 사망률 1.74%이다. 

 

 

일본에서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육박하는 수준으로 나왔다. 오늘 신규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이 동경 189명, 홋카이도 153명, 오사카 140명 순으로 100명을 넘은 곳이다. 홋카이도가 오사카를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말았다. 하지만 언론 보도를 보면 코로나 19에 관심이 별로 없다. 아니, 코로나 19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래도 감염자가 생기면 곤란한 공립 초중고에서는 15%가 수학여행을 중지했다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ce689688e44c550acee92f4f98c899e760580697). 아사히신문이 각지 교육위원회에 문의한 결과이다.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학교에서 중지가 많았다. 66%의 학교는 실시를 결정했고 그중 80% 이상 행선지를 같은 현내나 가까운 곳으로 변경하거나 이동수단은 대절한 버스를 이용하거나 숙박 일수를 줄였다. 정부에서는 Go To 캠페인 이용에 수학여행을 포함시키고 있다. 정부에서는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여행과 외식을 권하고 있는데 정작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기대하는 수학여행을 중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정책이지만 학교에서는 학생이나 선생이 감염할 경우 책임을 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수학여행을 중지해야 하는 학교나 학생들이 보기에 정부가 권장하는 Go To 캠페인과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오늘 뉴스 중에 일본 정부, 총무성이 NHK 시청료를 전세대에서 징수하는 걸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있다(news.yahoo.co.jp/pickup/6375877). NHK 시청료 제도 개혁에 대해서 총무성이 TV가 있던 없던 상관없이 전세대와 사업소에서 시청료를 징수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걸 연장하기로 했다고 한다. 실은 NHK가 동경올림픽을 많은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게 한다는 걸 대의명분으로 인터넷으로 볼 수 있게 했다. TV가 없어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다는 논리로 전세대에 시청료를 징수하겠다는 명분을 만들었다. 그런 발표를 했을 때는 어디까지나 동경올림픽을 많은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게 한다는 걸 내세웠다. 나는 그때, 그런 대의명분이 아니라 사람들이 TV를 보지 않게 되고 NHK에 대한 신뢰도 떨어져서 시청료를 받기가 힘들어져서 인터넷으로 볼 수 있게 해서 시청료를 징수할 것이라고 봤다. 사람들의 반발을 우려해서 금방 시청료를 징수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더니 아예 TV가 있던 없던 모두에게 시청료를 징수하는 식으로 나왔다. 일본에는 컴퓨터가 없는 집도 있고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TV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 이번 스가 정권에 들어서 휴대폰 요금도 내리고 시청료도 내린다고 했다. 그게 적용된 것은 아닌데 지난달부터 시청료가 지상파가 한 달 1,260엔에서 1,225엔으로 35엔 내렸다. 지상파와 위성을 합한 한 달 2,230엔에서 2,170엔으로 60엔 내렸다. 일본은 시청료를 한 달씩이나 두 달에 한번, 반년 치나 일 년 치 한꺼번에 내는 방식이 있다. 아까 봤더니 일 년 치 한꺼번에 미리 내는 것은 약간 할인해주고 있었다. 

 

나도 TV가 없고 원래 보지 않지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도 NHK나 TV를 볼 생각이 없다. 어제 우연히 신문을 권유하는 사람을 만나서 끈질긴 영업을 해왔지만 필요한 뉴스는 인터넷으로 보고 종이 신문은 도서관에 가서 본다고 완강히 거절했다. 단 석 달만이라도 계약해달라고 젊은 학생들이 사정해서 그 학생들이 내 학생일 것 같아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필요하지 않기에 거절했다. 가끔 시청료를 징수하러 온 사람과 실랑이를 벌인다. TV가 없다는 건 알고 있기에 컴퓨터로 보지 않느냐, 스마트폰 기종이 뭐냐고 묻는다. TV를 볼 수 있기만 하면 시청료를 징수한다는 거다. 시청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시청하지 않는 자유와 권리도 있을 것이다. NHK가 공영방송으로서 신뢰를 받던 시대에는 이런 반발이 그렇게 거세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시청료를 내기 싫다고 NHK를 볼 수 없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국가에서 공영방송을 시청하든 말든 강제로 시청료를 징수하겠다고 나오면 사람들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나도 TV를 보지도 않는데 시청료를 내야 한다면 너무 싫다. 일본 정부가 점점 강압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의 시청료를 검색했더니 한 달에 2,500원에 일 년에 30,000원이었다. 일본은 지상파만 해도 일 년에 14,700엔으로 한국의 5배나 된다. 일본에는 시청료 납부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이라는 당명을 가진 정당이 생겼을 정도이다. 

 

일본에서는 미 대선과 관련해서 처음에는 상황을 봐가면서 바이든 지지를 하더니 오늘은 바이든 당선이 확실하다고 완전 잔칫집 같은 분위기다. 일본에서 미국 민주당에 투자를 아주 많이 한 모양이다. 바이든을 지지하는 것은 트럼프가 싫었다는 의미다.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와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하면서 트럼프를 마치 살아있는 신처럼 떠받들던 것과 정반대의 태도를 드러낸다. 오늘은 '트럼프 때리기'까지 하는 신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광기'라는 제목까지 붙인 기사를 산케이신문에서 냈다(news.yahoo.co.jp/pickup/6375928). '마지막 광기'라고 하면서 완전히 '트럼프 때리기'로 돌아섰다. '백악관을 나서면 형무소냐, 해외 도망이냐'는 제목의 기사도 떴다(news.yahoo.co.jp/articles/d99c022d2c84a8c63119d0683a01ab31f759ef21). 일본의 심정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낸 기사이다. 오늘 일본 기사를 보면 '트럼프 때리기'만이 아니라, 러시아 푸친 대통령이 병으로 금방 사퇴할 것이라는 기사까지 떴다(news.yahoo.co.jp/articles/e255b4e0cd61646349eec8e7b3f8611ce39ddd1f). 일본에 이익이 되지 않았던 사람들을 신의 계시로 하늘이 알아서 제거해주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푸친 대통령이 사퇴하면 금방이라도 러시아와 영토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희망사항이 줄줄이 달려있다. 러시아에서는 아예 일본이 앞으로도 영토 어쩌고 할 수 없도록 헌법까지 개정하고 말았다. 세계가 일본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잊은 모양이다. 

 

일본이 바이든 당선에 잔칫집이 된 것은 다름이 아닌 한국과 북한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내심 트럼프 당선을 기대하고 남북관계의 진전에 대한 기대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트럼프보다 한국과 북한이 잘 되지 않는 것에 광란하는 것처럼 보여서 아주 재미있다. 그런 일본의 속내를 드러낸 기사가 '트럼프를 상실한 김정은, 자신을 악당, 폭군이라는 바이든에 전전긍긍'이라는 제목이다(news.yahoo.co.jp/pickup/6375913). 북한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북한은 더 치밀하게 준비를 할 것이고 한국도 다른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세계가 트럼프 재선을 반대했는데 유일하게 트럼프 재선을 바란 나라가 한국과 북한이라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a45c3fefa9ffa1d25a4a36ffd83d3b5ff4be4dae). 웃기는 이야기다. 바이든과 트럼프가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인 것은 미국의 유권자도 반반으로 나뉘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트럼프 우세일 때는 찍소리도 못 하고 눈치를 보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바이든 당선이 확실시해 보이기 시작한 때부터 바이든 편에 서지 않았나? 이제는 그렇게 빨아대던 트럼프를 때리기까지 할 정도로 태세를 전환했다. 그러면서 바이든과 스가 총리가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는 기사를 냈다(news.yahoo.co.jp/articles/efdac861b1615ec55bb0a1b5ffdc62c390c81aee). 아직 만나지도 않은 사람들이 궁합이 잘 맞는지 어떤지까지 알 수 있는 일본 언론의 신공이다. 그런 한편, 일본에서는 강경화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서 바이든 측근과 만나는 것에 대해 일제히 공격하는 식으로 비판하고 있다. 한국이 뭘 몰라서 저러고 있다는 식으로 싸잡아서 비난을 한다. 일본의 이런 반응은 한국이 외교를 아주 잘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난번 트럼프가 당선했을 때 아베가 트럼프네 집까지 찾아갈 정도가 아니었나? 한국이라고 일찍 가서 관계 형성을 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는지? 일본보다 먼저 간 것이 싫다는 것이겠지. 

 

한국에서 지금까지 어떤 일을 쉽게 한 적이 있었나? 항상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 트럼프가 당선되었다고 하더라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노이를 뻥 차고 판을 엎는 걸 지켜봤다. 바이든이 상대라도 우리가 갈 길은 가면 된다. 미국이 힘들면 북한과 할 수 있는 걸 합의해서 진행하는 걸 먼저 시작해도 된다. 북한과 손잡고 나갈 수 있는 데까지 가기로, 동시에 우리가 나갈 길을 널리 알려서 협력을 구하는 식으로 가면 된다. 한반도 평화에서 한국과 북한의 의사와 행동이 가장 중요한 걸로 본다. 한국과 북한이 흔들리지 않고 가는 길에 평화와 번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우리가 가야 할 길, 한국이 갈 길을 가면 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로 일본이 잔칫집 분위기였는데 거기에는 한국과 북한에 대해 통쾌하게 한방 날렸다는 심리가 있었다. 그런 한편, 정말로 일본에서 오늘 천황의 왕위 계승 1위 선포식이 있어서 잔치였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일본에서 스가 총리가 탄생한 것보다, 아니 근래에 볼 수 없는 그 무엇보다 기뻐했다. 바이든 당선으로 한국과 북한이 망하기라도 하는 줄 아는 모양이다. 이웃나라에 평화가 정착하지 않기를 이렇게까지 바라는 줄 몰랐다. 일본에서 가장 권위가 있어서 신격화된 천황, 다음 천황 차례가 정해졌다는 걸 선포하는 것은 대단히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오늘 행사의 주인공인 아키시노미야와 그 집안, 가족에 대해 아주 불쾌하다는 내용을 적나라하게 썼다. 왜 잘 알지도 못하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절대신과 같은 신앙을 보이면서 남의 나라 일에 들뜬 반응을 보일까? 반대로 자국의 황실, 아니 아키시노미야와 그 가족에 대해서 이렇게 혹평을 할까? 원래는 일본에서 아주 환영받고 축복해줘야 할 행사인데 사람들이 댓글에서 거의 저주를 하면서 부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천황이 아키시노미야라는 천황의 남동생이 아닌, 천황의 딸이라는 여성이 되길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서 다음 천황이 될 인물에 대한 이런 반응을 보면 흥미롭다. 

 

아키시노미야가 형인 천황과 달리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다. 황실의 일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발언을 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풍문에 의하면 극우와 가깝다고도 한다. 표면적으로는 그의 큰 딸 마코가 교제하고 약혼한 것과 같은 상태에 있는 남성이 용모는 단정하고 학벌도 나쁘지 않지만 일본에서 초엘리트나 막강한 집안 자제가 아닌 것과 관련이 있다. 그는 싱글맘의 아들로 엄마가 과거에 교제하던 남성에게 돈을 빌려서 다 갚지 않았다는 기사가 많았다. 상대 남성이 나쁜 일을 한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성에 차지 않은 상대가 이런 이유로 완전히 비호감으로 돌아선 모양새다. 거기에 두 번째 딸도 좀 자유로운 편인 모양이다. 그렇다고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니다. 왕위 계승 2위에 있는 아들도 천황의 딸에 비해 우수하지 않다면서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음이나 그다음 천황이 되는 걸로 정해져 있는 인물이다. 나는 이런 평가를 보면 일본을 대표하는 천황 집안사람들이 최고의 권위를 인정하는 존재로서 완벽한 조건을 갖추길 바라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일본에서 천황은 신적인 존재이다. 천황에 비해 아키시노미야가 자유로울 수 있던 것은 천황이 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르는 조건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천황에게 아들이 있으면 왕위 계승 차례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아키시노미야가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면 그 자녀도 비슷한 성향을 가진다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그렇다고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다. 황실에 태어나도 인간이기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젊은 세대가 좀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닐까 싶은데 일본에서는 절대로 용납하고 싶지 않은 그야말로 일본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처럼 되어 있다. 남의 집 딸의 결혼을 왜 기를 쓰고 반대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