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회

일본, 1964년 동경올림픽을 위한 희생자

huiya(kohui) 2021. 3. 7. 23:35

NHK에 따르면 3월 7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3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13,45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462명으로 사망률 1.29%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065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440,69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8,396명으로 사망률 1.88%이다. 일본 백신 접종 상황은 주말이라서 3월 5일 현재 46,469건에 멈췄다. 주말에 진행된 백신 접종에 관해서는 월요일에 더해져서 올라온다고 한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416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399명이고 해외유입이 17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92,471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1,634명으로 사망률 1.77%이다. 한국 백신 접종 상황을 보면 17,131건이 추가되어 314,656건이라고 한다. 내역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309,387명이고 화이자 5,269명이다.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코로나 방역과 닮은 것 같다. 일본에서 먼저 백신을 확보했다고 한국에서는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비웃고 조롱했다. 일본에서 백신 접종을 먼저 하면서 한국이 백신 접종이 늦다고 비웃었다. 한국에서 특수 주사기가 나왔다고 할 때는 백신도 없으면서 주사기만 있으면 뭐하냐는 의견도 들었다.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코로나 방역이나 백신 접종, 주사기, 치료제 개발, 백신 생산 등에 관해 제대로 전달하는 뉴스를 거의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정작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한국이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했는지 알 수가 있다. 그렇게 큰소리치던 일본은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만 느리고 어떻게 진행이 될지 잘 모르는 상태이다. 언뜻언뜻 뉴스를 보면 일본에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는 것 같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까 오히려 상반된 모습이 보인다. 

 

여기까지 쓰고 쉬는 도중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창문 밖을 봤더니 바로 앞도 비상등만 켜진 상태였다. 같은 단지 안은 어떤지 뒤쪽을 보려고 했더니 전기가 다시 들어왔다. 잠깐 정전이 되면 잠은 자겠지만 날이 밝아도 따뜻하지 않으면 생활이 불편하다. 도시생활에서 자연재해를 당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지금 생활에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거나 가스가 끊긴다면 바로 생활이 곤란해진다. 기본적으로 전기나 가스가 끊기는 생활을 상상도 할 수가 없다.

 

 

일본에서 동경올림픽에 대해 많은 '꿈과 희망'을 전해왔다. 1964년 동경올림픽과 겹친 이미지 전략인 것이다. 동경올림픽을 유치할 때는 동일본 대지진 피해에서 다시 일어난다는 '부흥 올림픽'을 하겠다고 해서 동정표를 샀다. 그런 전략은 처음뿐이고 이미지로서는 1964년 열렸던 동경올림픽이 다시 한번이라는 것이었다. 고령자에게 '꿈과 희망'이었던 동경올림픽이 다시 온다는 것처럼 선전했다. 지금과 1964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자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선전문구로 가득 찼다. 동경올림픽에 대해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내 일생에 한 번뿐인 올림픽이라든지, 살아생전에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말을 쓴다. 대학생도 그런 말을 써서 아직 20살도 되지 않았는데 무슨 말이냐, 앞으로 올림픽이 몇 번이나 있을지도 모른다. 고령자를 타깃으로 한 말을 젊은 세대도 그냥 쓴다. 마치 동경올림픽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 올림픽이라도 되는 듯이 극적인 무대를 연출하기 위한 밑밥인지 모른다. 그래서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올림픽이라는 식으로 몰아갔다.

 

일본 정부는 1964년 동경올림픽 개최를 통해서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전범국, 전쟁과 원폭 투하로 폐허가 된 일본에서 경제발전하는 참신한 일본으로 이미지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동경올림픽은 다른 말로 하면 거대한 국가 개조, '동경 개조' 프로젝트이다. 그런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엇보다도 당시 올림픽을 위한 공공투자에 막대한 돈을 들일 수 있었고 그런 걸 기본 토대로 한 경제성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1963년 실질 경제성장률이 10.5%였고 올림픽이 있었던 1964년에는 13.1%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에서 동경올림픽을 통해서 대내외적으로 일본이라는 국가 이미지 쇄신이 가능했고 국내도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하면서 '동경 개조'를 통해 한꺼번에 '근대화'를 크게 전진할 수 있었다는 현대판 '신화'가 만들어졌다. 1964년과 2020년 일본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언론은 2020년에 1964년 동경올림픽의 이미지와 '신화'를 차용해서 지속적인 언론플레이로 고령자만이 아닌 모든 세대에 동경올림픽을 통해서 '꿈이여 다시 한번'이라는 노스탤지어를 보급하고 공유하는 데 성공했다. 그 꿈을 산산조각 낸 것은 다름 아닌 코로나 19라는 세계적인 역병이다.   

 

1964년 동경올림픽이 열릴 즈음 동경에 대해 쓴 책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그시대 동경이 어땠는지에 대해서 들은 말은 있지만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 책에서 읽은 당시 동경이 올림픽으로 인해 어떻게 변모했는지 소개한다. 

 

요새 올림픽 개최를 강행한다고 이번 달 25일부터 성화봉송이 시작된다고 한다. 이번 성화봉송이 출발하는 지역은 후쿠시마이다. 그런 후쿠시마를 달릴 성화봉송 주자로 첫날 달릴 예정이었던 쟈니스 아이돌 그룹 TOKIO와 배우 구보타 마사타카도 사퇴했다고 한다(www3.nhk.or.jp/news/html/20210306/k10012901321000.html?utm_int=news-ranking_access_list-items_007). 성화봉송 코스가 1년 연기되어 변경한 것과 지난달 13일 지진 피해로 코스 변경을 했다고 한다. 1964년에는 오키나와부터 성화봉송을 출발했다고 한다. 당시 오키나와는 미국령으로 일본에 반환되지 않았을 때이다. 성화를 나르느라고 그리스에서 일본까지는 일본항공이 성화 공유 특별기를 만들어 그 이름도 '시티 오브 도쿄'였다고 한다. 일본 국내에서는 ANA 특별기 '성화호'를 써서 성화를 운반했다고 한다. 동경 중심을 관통하는 수도고속도로도 동경올림픽 유치가 정해지자 바로 수도고속도로공단을 세워서 공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개통을 동경올림픽에 맞추기 위해서다. 다음은 일본에서 자가용을 갖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전반이라서 자동차가 적었다고 한다. 동경올림픽에 맞춰서 택시가 급격히 늘었다. 이번 올림픽을 겨냥해서 도요타에서 택시 신형 모델을 발표했다고 한다. 

 

1964년 당시 동경에는 하수도가 20% 정도밖에 없었다고 한다. 수세식 화장실이 적어서 옛날에 버큠 차가 와서 오/폐수를 싣고 60%는 바다에 버렸다. 과학적으로 정화하는 것은 아주 적었다. 그래서 1964년 올림픽을 향해서 하수도를 만들고 수세식 화장실로 개조하는 '근대화' 작업을 서둘렀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주변이나 아는 곳에 아직도 수세식 화장실이 아닌 곳이 가끔 있다. 동경 교외에서 말이다. 그래서 비가 많이 오면 오수가 길에 흘러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1980년대 중반에 일본이 버블경기로 하늘 무서운 줄 모를 때 아시아에서 온 유학생들이 대학 근처에 방을 얻었을 때, 화장실이 수세식이 아니어서 쇼크를 받았다. 아시아에서 온 유학생들이 자국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화장실이 동경 교외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상징이 된 신칸센도 동경올림픽에 맞춰서 개통했다. 신칸센은 동경올림픽을 유치하기 이전부터 계획이 있었지만 반대가 많았다고 한다. 그게 동경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올림픽의 성공은 신칸센에 달려있다는 캐치프레이즈가 먹혀서 탄력을 받아 급격히 스피드를 내 공사를 했다고 한다. 신칸센을 계획한 사람들은 이전에 중국에서 만주철도를 운영하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여기에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국민의힘에서 내놓은 한일 해저터널 계획이 있었다. 1931년 일본이 중국을 침략해서 중국 전선이 확대되었다. 일본에서 철도를 이용한 군사 수송력 증강을 원했다. 일본 도카이도, 산요도에서 대마도 해협을 해저터널로 횡단해서 한반도를 거쳐 중국까지 고속전용철도를 건설하는 안이 부상했다고 한다. 그에 알맞게 철도를 표준궤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일본에서 보면 한일 해저터널은 대륙 진출을 위한 발판일 뿐이다. 부산은 스쳐 지나가는 역이 된다. 

 

1964년 동경올림픽에는 '꿈과 희망'만으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급격하고 무리한 국토 개조, '동경 개조'로 올림픽을 위해 희생된 사망자 수는 다음과 같다.

고층빌딩(경기장, 호텔 등을 포함) 건설 16명, 

지하철 공사 16명, 

고속도로 55명,

모노레일 5명,

도카이도 신칸센 211명, 합계 303명

위에 쓴 것은 사망자일 뿐 부상자와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은 더 많다. 사망자도 노동재해 관계를 조사한 것이기에 어디까지나 노동재해로 인정된 숫자뿐이다. 노동자의 권리가 약한 시대에 노동재해 인정을 받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기에 노동재해 인정을 받을 수 있던 사망자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는 사망자의 몇십 배나 되는 사람이 올림픽의 희생자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까지 동경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희생자에 대한 걸 들은 적이 없다. 

 

이번 동경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는 걸 보면서 올림픽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될까 상상하고 만다. 코로나라는 역병이 돌고 있는데 국민을 희생시켜가면서 해야 할 '축제'인지 궁금하다. 1964년 올림픽을 위해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지 않듯 이번에도 희생양이 되는 사람들에게 관심조차 갖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축제'를 필요로 하는 정치와 이권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