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절망적인 시그널과 황금연휴의 시작

huiya(kohui) 2021. 4. 29. 22:08

NHK에 따르면 4월 29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02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38,37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89명으로 사망률 1.36%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5,918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589,042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0,217명으로 사망률 1.73%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오늘이 휴일이라서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68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21,351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25명으로 사망률 1.50%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누계 2,977,515건이다. 

 

오늘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을 보면 오사카 1,172명, 동경도 1,027명, 효고 534명, 아이치 430명, 후쿠오카 337명, 사이타마 256명, 가나가와 255명, 홋카이도 234명, 치바 152명, 교토 136명의 순이다.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 오사카 44명, 동경도 9명, 에히메 4명, 효고와 도쿠시마 각 3명 등 합계 78명이다. 

 

지난주와 신규 확진자를 비교하면 오사카는 거의 변화가 없고 동경도 166명이 늘었고, 효고는 13명이 줄고, 아이치 136명이 늘고, 후쿠오카 69명이 늘고, 홋카이도 81명이 늘고, 일본 전국 419명이 늘었다. 오사카와 효고는 피크를 계속 유지하는 느낌이다. 오사카와 효고에 비해 늘지 않았던 동경도에서 급증하기 시작했고 아이치와 후쿠오카, 홋카이도 등에서 감염 확대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전국에서 감염 확대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요새 신규 확진자가 피크를 보이는 것은 주로 토요일이다. 이번 주는 오늘이 휴일이라서 패턴이 바뀔지 몰라도 같은 패턴이라면 이번 토요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6,500명이 나올지도 모른다. 현재 오사카와 효고, 교토와 동경도는 비상사태 선언이 내렸는데도 신규 확진자가 줄지 않고 동경도는 확실히 늘고 있다. 동경도에서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는 것은 간단하다. 그래도 1월 28일 이후 처음이라고 하지만 오사카에서 영국형 변이종이 폭증할 때 예견된 일이었다. 동경도 지사는 오사카의 긴박한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 같았지만 남의 일이 아니었다. 

 

'절망적인 시그널'은 신규 확진자의 증가보다 오사카에서 사망자가 대량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물론, 오사카의 신규 확진자 '폭증'에 '의료 붕괴'가 겹쳐서 일어난 일이지만 오사카만의 일이 아니라, 오사카에서 먼저 일어난 것일 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사카에서 사망자가 하루 최다를 경신한다는 단지 숫자가 많은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사망자와는 아주 다른 경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절망적인 시그널'로 보인다. 오늘 오사카의 사망자 44명 중 50대 이하가 16명으로 20대도 1명 있다(news.yahoo.co.jp/articles/7049c4771bfba6d88b70415e3a6add4926bab0ff). 지금까지 오사카 의료현장에서 영국형 변이종 감염으로 기저질환이 없는 젊은 세대가 중증화하고 그 스피드가 빠르다고 전해졌다. 그런 중증화에서 사망으로 연결된 것은 아닐까? 오사카 의과 약과대학병원 인터뷰를 보면 의료현장에는 호흡기가 부족하고, 호흡기를 다룰 수 있는 간호사가 부족하고, 마취약도 부족하다고 한다. 인도가 아니라, 오사카 의료현장이다. 호흡기가 부족해서 구입하려고 해도 2개월 기다려야 한다(news.yahoo.co.jp/articles/ffa5000f6cc39771009a3adc04621b71083b2fab). 오사카에서는 '의료 붕괴'가 심각해서 입원이나 요양시설에 가지도 못하고 자택에서 사망하는 케이스가 있었다. 오사카 의료현장에서 자극적인 언어가 아닌 차분하게 어려운 현실을 전하는 좋은 기사가 있었다(news.yahoo.co.jp/pickup/6391988). 의료현장에서 의료진은 최선을 다하지만 그들도 사람이기에 무리한 일을 계속하게 되면 다른 문제가 생기게 된다. 

 

오늘 동경도 코로나 관련 기사를 보면 사망자 9명 중 50대와 60대 여성 각 1명은 영국형 변이종 감염이었다고 한다 (www3.nhk.or.jp/news/html/20210429/k10013004671000.html). 50대 여성은 기저질환이 없고 기침 등으로 감기 증상이 악화되어 병원에 구급차로 실려온 후 감염이 밝혀져 사망했다고 한다. 60대 여성은 입원했던 병원에서 변이종에 감염해서 사망했다고 한다. 동경도에서 영국형 변이종으로 사망한 케이스는 모두 4명이라고 한다. 동경에서는 아직 병상 사용률이 35%, 중증자용은 15%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를 받지도 못하고 사망하게 되어 병원에 도달한 케이스가 나왔다. 여기에는 변이종이 급격하게 중증화하는 면도 있겠지만 검사를 받기가 어려워서 중증화하게 되는 걸로 보인다. 아까 오랜만에 동경도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동경도 홈페이지에 실린 코로나 관련 수치를 보면 아주 상태가 양호한 걸로 나온다. 도대체 왜 비상사태 선언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오늘 PCR 검사수가 8397.3명으로 양성률 6.4%라고 나왔다. 검사수나 양성률이 일주일 평균이라는 건 알고 있다. 오늘 신규 확진자를 검사 수로 나눴더니 양성률 12.2%로 나온다. 2배나 차이가 난다. 이런 걸 보면 동경도 홈페이지에 실린 수치가 믿기지 않는다. 

 

어제 신규 확진자가 440명 나와서 하루 최다를 경신한 후쿠오카의 경우는 이미 '만보' 적용이나 비상사태 선언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였다. 일본 정부가 정한 스테이지 4(폭발적 감염확대)에 도달해서 비상사태 선언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후쿠오카는 인구 대비 동경이나 오사카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92000). 내가 예상했던 대로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규슈 각지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런 후쿠오카에서 어제 기자회견에서 현재 대책 효과의 결과를 확인하고 싶다고 한다. 일본에서 아주 좋아하는 표현이다. 엄중하게 지켜본다는 식이다. 그동안 엄중하게 지켜보느라고 폭증해서 수습이 안 될 지경에 왔는데도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지자체장이 '절망적'이다. 후쿠오카에서는 4월 19일부터 신규 확진자 80%가 영국형 변이종 감염이라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8fbb6c8c888298f41e0d99e362b6bb757e51652a). 오사카에서 '만보' 적용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걸 보지 않았나? 후쿠오카도 오사카처럼 '의료 붕괴'가 되어야 비상사태 선언을 하려는 모양이다. 

 

일본에서 코로나 대처를 보고 있으면 정치가나 지자체장들이 '남의 일처럼' 무책임한 걸 자주 본다. '절망적인 시그널'은 신규 확진자나 사망자가 아닌 정치가들의 대처에서 전해진다. 고노 백신 담당상은 요새 언론 노출이 많은 느낌이다. 스가 정권에서 국민적 인기가 있다는 그를 전면에 앞세워 '백신 접종'에 관한 정보를 전함으로서 지지율 회복이라도 꾀하는 걸까? 그가 전하는 백신에 대한 정보가 신뢰해도 될지 모르는 정도이기에 오히려 화가 난다. 그중에는 실효성이 있는 내용도 가끔 포함이 된다. 백신 접종 의료진을 늘리기 위해 백신 접종 업무를 하는 의료진에게 '협력금'을 지불한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91996). 그 기사에는 현재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후쿠오카에서 진료소를 본다는 의사가 댓글을 달았다. 백신 접종을 돕고 싶지만 자신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서 감염 위험이 있다. 백신 접종을 받고 나서 한다면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내용이다. 다른 댓글에도 왜 의료진에게 먼저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지에 대한 댓글이 많다. 나도 고령자보다 의료진과 필수 인력이 먼저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걸 보면 일본 백신 접종도 허점이 아주 많은 것 같다. 

 

고노 백신 담당상이 일본제 백신에 대해서 너무나 가볍게 말했다. "국산 백신" 승인에 대해 "빠르면 연내에도 라는 곳이 있다는 것 같다고 들었다"라고 말이다(news.yahoo.co.jp/pickup/6392024).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의 종교처럼 백신을 기다리는데, 이런 하나마나한 말을 가볍게 할까. 언론은 그걸 또 기사로 썼다. 사실이라면 스가 정권의 지지율을 위해서라도 더 상세히 밝혔을 것이다. 일본인의 자부심을 부추기기 위해 던지는 것이 아니라면 좀 더 정확하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길 바란다. 사람들이 갈망하는 오로지 백신 접종만이 유일한 대책이 된 상황에 참 성실하지 못한 태도이다. 그런 식으로 '절망적인 시그널'을 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