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스가 정권의 붕괴, 외국인 혐오, 한일비교

huiya(kohui) 2021. 5. 23. 00:05

NHK에 따르면 5월 22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60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56,25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015명으로 사망률 1.29%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5,04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716,222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2,274명으로 사망률 1.71%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주말이라서 새로 올라오지 않아 어제와 같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66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35,34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926명으로 사망률 1.42%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5,495,098건이다. 

 

오늘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은 다음과 같다. 홋카이도 658명, 아이치 616명, 동경도 602명, 오사카 406명, 후쿠오카 310명, 가나가와 269명, 오키나와 231명, 효고 229명, 사이타마 181명, 히로시마 168명, 치바 126명, 오카야마 105명의 순이다. 사망자가 많이 나온 지역을 보면 오사카 24명, 효고 15명, 아이치와 후쿠오카 각 6명, 홋카이도와 동경도 각 5명, 치바와 오카야마 각 3명 등으로 합계 84명이다. 오늘은 사망자가 100명 이하로 나와서 다행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당분간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매일 중증자가 늘어서 연일 과거 최다를 경신하는 나날이다. 어제 1,303명에서 오늘 9명이 늘어서 1,312명이라고 한다(https://news.yahoo.co.jp/pickup/6393999). 중증자 1,312명은 각 지자체가 정한 기준으로 일본 정부 기준 중증자는 18일 현재 1,821명이라고 한다. 일본 정부의 중증자 기준은 집중치료실과 고도 치료실에 입원해서 케어를 받거나 인공호흡기로 관리받은 환자라고 한다. 그러니까, 실제 중증자는 발표하는 수치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오늘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를 발표하면서 어제보다 중증자가 3명 줄었다는 걸 강조했다. 그 3명 줄었다는 것이 치료해서 완화된 것인지 사망했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3명 줄었다는 걸 강조하고 싶으면 왜 줄었는지도 밝혀야 한다. 사람들이 알고 싶은 건 그 부분이다. 나중에 사망자까지 포함한 기사가 되었을 때는 중증자 3명이 줄었다고 강조하던 부분이 사라졌다. 

 

신규 확진자를 지난주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1,382명이나 줄었다. 홋카이도나 아이치, 오키나와처럼 여전히 늘고 있는 지역도 있지만 오사카나 효고는 감소 추세이다. 오키나와는 오늘 다시 하루 최다를 기록했다. 동경도도 줄고 있지만 영국형 변이종이 주류이기에 지금 신규 확진자가 줄고 있는 건 좀 이상하다고 본다. 검사수를 줄여서 신규 확진자를 줄이고 있는 걸로 보고 있다. 이번 주 동경도의 PCR 검사를 봤더니 18일 10,866건, 17일 10,062건을 제외하면 다 1만 건에 못 미친다. 동경도 홈페이지에 가서 봤더니 일주일 평균 7,877.4건으로 나온다. 

 

오늘 오전 코로나 관련 뉴스는 '의료 붕괴'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하는 내용이 많아서 읽고 싶지 않았다. 가능하다면 이런 뉴스를 매일 봐야 하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다. 일본에서는 도망갈 곳도 없다는 것이 함정이다. 일본 정부는 비상사태 선언 해제가 곤란해서 연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사태 선언을 연장하면서 백신 접종을 가속화하는 방침인 모양이다(https://news.yahoo.co.jp/pickup/6393992). 현재 다른 방책이 있을 수가 없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는 홋카이도에서는 코로나 병상이 무서울 정도의 회전율이라고 한다. 의사들도 새벽까지 병원에 남는 경우가 많아 현재 간당간당하게 버티고 있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pickup/6394005). 삿포로는 작년에도 '의료 붕괴'해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다시 일을 키우고 말았다. 

 

오사카에서는 고령자 시설에서 감염했지만 병상 부족으로 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환자가 있다. 그런 고령자 시설을 회진하는 의사의 표현에 의하면 "마치 야전병원"이라고 한탄하고 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f438c86dd22413734438a1997569971948777168). 원래 고령자 시설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입원하지 못해서 고령자 시설에 머물고 있는 환자에게 가능한 치료를 할 수밖에 없다. 

 

후쿠오카에서도 변이종은 감염력이 높다고 마스크를 해도 감염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비말을 10분 1로 줄이기 위해 말하는 걸 줄이도록 했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1f2ebdb874ff8d52be95e1b7f5cfe4e1c09b4db9). 후쿠오카는 지난 주말도 신규 확진자가 500명이 넘어 인구 대비 일본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아무리 밀접접촉자를 줄이고 감염경로를 추적하지 않아도 가정 내 감염이 늘고 있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요양 호텔에 갈 수가 없으면 집에서 가족이 돌봐야 한다. 가족 모두가 감염한 경우는 심리적으로도 아주 힘들게 된다. 부모가 감염해서 아이까지 감염한 경우나 자녀가 감염해서 부모까지 감염하는 사례, 어느 쪽도 마찬가지이다(https://news.yahoo.co.jp/pickup/6393996). 이번 '제4파'는 아이들이 감염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 특히 어린아이가 있으면 병원에 입원하거나 요양 호텔에 가기도 어렵다. 남성이 증상이 심하게 나오는 경향이라서 아빠만 요양 호텔이나 입원하고 결국 감염한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식이 된다고 한다. 

 

일본에서 감염 확대가 장기화하면서 외국인을 코로나와 연관시켜 '외국인 차별'이 횡행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일본이 코로나로 힘든 것은 "중국인과 한국인"이 일본에 코로나를 확산시켰기 때문이라는 근거 없는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다. 나는 그런 걸 보고 작년에 중국에서 유행해서 왔는지 몰라도 한국인은 상관이 없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혐한과 혐중'이라서 자신들이 힘든 상황은 다 '한국 탓'이나 '중국 탓'으로 돌리려는 풍조가 강하다. 요새는 인도와 그 주변 국가에서 온 사람들에게 욕하는 사람들을 본다고 학생들이 알려준다. 며칠 전에 파키스탄 대사관에서 화재가 난 사건이 있었다. 현재 수사 중이라고 하지만 나는 분노한 일본인에 의한 '테러'일 거라고 상상했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일본에서는 외국인, 특히 재일동포를 대상으로 한 '테러'는 자주 일어난다. 일본에서 자연재해나 흉악범죄가 일어나면 항상 '재일 조선인'이 범인이라는 트윗이 나돈다. 일본에서 '외국인'은 만만해서 차별하고 이지메하기 쉬운 상대라서 모든 죄를 다 뒤집어 씌워도 될 것 같은 존재이다. 그런 풍조를 알려주듯이 이바라키현 이타코 보건소에서 '외국인 차별'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문서를 배부했다(https://www3.nhk.or.jp/news/html/20210522/k1001304492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social_001). 관할지역에서 외국인이 일하는 농가에 대해 코로나 감염 예방을 알리는 문서에 "외국인에게 감염했을 가능성이 있는 코로나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외국인과 말을 할 때는 꼭 마스크를 써야 한다. 외국인과 같이 식사를 하지 말라"라고 썼다. 그런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아 배부한 문서는 철회했다고 한다. NHK 취재에 대해 이타코 보건소는 "외국인을 차별할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표현이 있다면 죄송하다"라고 했다. 이게 일본에서 전형적인 '외국인 차별'에 대한 해명이다. '차별'을 하지만 의도적인 것이 아니다, '차별'로 보는 것은 '오해'라고 한다. 그러니까, '차별'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차별'로 보는 사람들이 나쁜 것이 된다. 

 

오늘도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보도되면서 신문 기사 제목부터 거의 미친 듯이 까는 제목들이 많았다. 일본에서 질투가 나서 이렇구나 하면서 나는 우리 대통령이 아주 외교를 잘했고 성과가 좋았다는 걸 알았다. 저녁에 그런 뉴스를 쭉 봤더니 정상적인 보도도 있기는 있다. 그런 뉴스에는 댓글이 별로 없고 조롱하고 비웃는 기사에는 댓글이 많이 달려서 오늘 다시 '혐한'이 불타올랐다. 이런 걸 보면서 일본에서 '혐한'을 하는 기세라면 코로나 방역은 간단할 것 같은데 왜 이럴까 한다. 아, 일본에서 조롱하고 비웃는 기사는 한국 일베가 까고 있다는 것과 똑같았다. 지금 일본에서는 넷우익이 열심히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댓글을 달고 있어서 거기로 쏠린 느낌이다. '혐한'을 향한 화력이 약화된 상태이다. 하지만, '혐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그동안 온갖 창의력을 동원해서 정부와 언론과 국민이 대동 단결해서 갈고닦은 실력이 있다. 아마, 이런 게 '일본의 실력과 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전에 우리 대통령이 방미 활동을 보도하는 사진을 보고 감동했다. 특히 재외동포을 만나는 동영상을 보고 감동해서 눈물이 났다. 나도 일본에 살면서 한국인이라고 항상 의심받고 죄도 없는데 온갖 누명을 뒤집어쓰는 억울한 입장이어서 그런지 재외동포는 대통령이 얼마나 반가울까 했다. 이런 대통령이 있는 시대를 같이 살고 있다는 게 행복했다. 만약 그런 순간이 없었다면 일본 코로나 병상이 참혹한 실정, 야전병원 같은 참상을 알리는 기사를 읽고 너무 참담해서 무너질 뻔했다. 우울증에 걸릴 뻔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울증에 걸릴 뻔한 나를 구한 것 같다. 한국에 의료보험도 들지 않았고 세금이라도 내는 것도 거의 없는데 무상으로 치료라는 복지혜택을 받고 말았다. 지금 일본에서 보면 한국은 '빛나는 존재'이다. 그걸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의심하고 깎아내리려고만 하는 사람들은 한국이 공짜로 주는 '효능감'도 얻지 못한다. 대학에서 한국 관련이나 아시아 관련 과목도 가르치지만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전하지 못하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기도 하다. 

 

현재 스가 정권에서는 백신 접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가 정권에서 '혐한'을 선동하려고 해도 '혐한'보다 스가 정권에 대한 원성이 더 높아서 효과가 나지 않는다. 오늘 발표한 마이니치신문에서 조사한 5월 스가 정권 지지율을 보면 31%로 전달 4월 18일보다 9% 하락했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d25fe9339da38408807ad6fdc8c6be59aa83b389). 작년 9월 정권이 수립한 이후 지지율이 가장 낮다. 그에 비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59%로 지난달보다 8% 상승했다고 한다. 이 기사에는 다른 내용도 주목할 점이 있지만 생략하기로 한다. 

 

스가 정권 지지율이 31%라는 것은 정권 운영을 할 수가 없는 지경이라는 걸 뜻한다. 스가 정권만이 아니라, 자민당 내부에서 붕괴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은 아베 정권에서 많은 의혹과 '거짓말'과 '조작'의 달인이었던 아베 전 총리가 쌓은 업적에서 비롯되었다고 봐도 된다. 지금까지는 전 장관들이 줄줄이 사법의 심판을 받아도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닌 단지 개인적인 불상사로 치부했다. 그런데 이번에 아베 측근인 전 법무장관과 그 부인 가와이 안리가 공직선거범 위반으로 체포되어 기소당했다. 가와이 안리의 당선을 위해 자민당 본부에서 선거자금을 다른 사람의 몇 배에 해당하는 1억 5천만 엔을 보냈다. 그 자금으로 뇌물을 줘서 당선했지만 뇌물수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 선거자금을 누가 보냈느냐가 문제가 된다. 그 책임에 대해 니카이 간사장과 당시 선거대책위원장 아마리와 정조회장 기시다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bf34e9c6f35beae9309ddb2a944d69f928c3d736). 니카이 간사장은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당시 선대위원장이었던 아마리는 "1미리도 관계가 없다"면서 "지출에 대해 자민당에서 보낸 사실도 모른다"라고 전면 부정했다. 둘 다 말이 되지 않는다. 서로 책임전가를 하고 있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걸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베 전 총리와 니카이 간사장, 당시 선대 위원장이라고 한다. 아베 전 총리와 스가 총리도 적극적으로 선거활동을 도울 정도로 자민당에서 힘을 쓴 선거여서 신인 여성이 당선했다. 그걸 이제 와서 문제가 된 자금에 대해서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건 아베 정권과 스가 정권, 자민당이 완전히 신뢰를 잃게 될지도 모르는 중요한 사건이다. 적어도 자민당 내부에서 납득할 정도로 책임을 밝히지 않으면 아무리 이권 공동체라고 해도 지방 당원들이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기사 제목에 '스가 정권은 끝났다'가 '자민당은 끝났다'가 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자민당이 곪아 터졌는데 고름을 짜내려고도 하지 않는 모양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토요일에 올렸던 2021년 한국과 일본의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를 비교하는 표에 이번 주(5월 16-22일) 통계를 더해 보기로 하자. 위가 신규 확진자이고 아래가 사망자이다.

 

신규 1월 1월 2월 2월 3월 3월 4월 4월 5월 5월
확진자 한국 일본 한국 일본 한국 일본 한국 일본 한국 일본
첫주 5,417 40,641 2,677 16,647 2,739 7,201 4,210 20,743 4,111 36,321
둘째주 3,832 42,119 2,677 10,659 3,121 7,980 4,503 26,556 4,316 44,300
세째주 2,877 36,969 3,378 9,153 3,033 8,833 4,801 32,852 4,284 36,004
넷째주 3,166 25,588 2,762 7,122 3,074 11,378 4,399 35,270    
다섯째주         3,471 16,199        
합계
(배율)
15,292 145,317(9.5) 11,494 43,581(3.8) 15,438 51,591(3.3) 17,913 115,421(6.4) 12,711 116,625
(9.2)

 

사망자/ 1월 1월 2월 2월 3월 3월 4월 4월 5월 5월
하루 평균 한국 일본 한국 일본 한국 일본 한국 일본 한국 일본
첫주 158/22.6 450/64.3 50/7.1 688/98.3 37/5.3 371/53 25/3.6 168/24 34/4.8 520/74.3
둘째주 136/19.4 454/64.8 50/7.1 556/79.4 35/5 333/47.6 27/3.8 240/34.3 31/4.4 630/90
세째주 101/14.4 588/84 39/5.6 510/72.8 26/3.7 243/34.7 14/2 291/41.6 30/4.3 777/111
넷째주 77/11 624/89.1 42/6 423/60.4 28/4 216/30.8 19/2.7 397/56.7    
다섯째주         19/2.7 185/26.4        
합계(배율) 472 2,116(4.5) 181 2,177(12) 145 1,348(9.3) 85 1,096(12.9) 95 1,927(20.3)

이번 주가 일본 사망자가 가장 많은 주가 되고 말았다. 이건 18일 효고현 사망자에 3월에서 5월 17일까지 누락된 사망자 121명이 더해졌기 때문에 많아진 것도 있다. 그렇지만 그 사망자는 어딘가에 들어가야 한다. 문제가 되는 121명을 빼면 656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주가 된다. 한국과 격차는 일본이 압도적으로 많다. 신규 확진자가 9.2 배, 사망자가 20배를 넘는다. 이런 걸 보면 일본에 사는 입장에서 너무 슬프다. 한국에 져서가 아니라, 일본 정부에서 코로나 방역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이렇게 많은 희생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영향은 고스란히 내 학생들에게 전가될 것이기에 화가 난다. 일본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상처를 주고 있다. 그래서 새삼스럽게 리더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