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로 가는 길
산티아고로 가는 길
여행이야기 2012/02/01 18:32 huiya
오늘 동경은 맑고 좀 따뜻한 날씨입니다.
기온도 좀 올라갔지요, 빨래를 널었더니 바람이 불어서 빨래가 떨어집니다.요새 기온이 좀 많이 내려갔었거든요.
저는 내일부터 봄방학입니다. 이 번 봄방학은 칠레에서 두 달동안 친구네 가족과 친척들과 같이 지낼 예정입니다. 물론 읽을 책과 할 일도 가지고 갑니다. 어제까지 대학 도서관에서 일을 하고, 오늘은 우편물을보내고 선물을 사러 갔지요. 100엔숍에 갔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이 가게를 싫어합니다. 그래도 가격에비해 쓸만한 것이 있어서 사러 갔지요. 사다보면 많이 사서 금방 몇천엔이 나가는 데 뭘 산 기분이 안듭니다. 돌아올 때 잘 들르는 가게에서 몇개를 사서 돌아왔습니다. 주로 부엌에서 쓸 것과 남자들에게는 양말을 샀습니다. 친구네 친척들을 몰라서 뭘 사야 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집에 평소에 사두었던 손수건등을 가져가려고 합니다.같은 단지에 사는 친구가 음식을 좀 가져다 주더군요.
지금부터 칠레에서 지낼 짐을 싸야합니다. 빠지는 게 있으면 곤란하니까, 필요한 물건들을 리스트업 했습니다. 내일 아침은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하고 쓰레기를 다 버리고 나서 공항으로 짐을 끌고 걷고 전철을 몇번 갈아타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방이 엉망진창입니다. 어떻게 제대로 해서 무사히 출발해서 산티아고에 잘 도착을 할 지 궁금합니다. 제가 돌아오는 건 창가에 벚꽃이 필 무렵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같이하는 친구는 칠레 사람입니다. 그녀는 칠레 혁명 때 어린나이인 데도 그 걸 돕는 활동을 했답니다. 그래서 해외로 망명해 피난생활을 하다가 호주로 이민을 했습니다. 호주에서 난민으로 받아준 거랍니다. 이민한 다음에 친구는 씩씩하게 적응을 해 갔는데, 남편은 적응을 잘 못했습니다. 그래서 일을 해서 돈을 벌어도 집에 생활비도 안넣고 술을 많이 마시는 생활을 했답니다. 결국은 이혼을 했지요. 친구는 아이들을 키우고 사느라고 재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재혼을 했고요. 그래도 지금도 가끔친구네 집을 고칠 일이 있으면 와서 고쳐주곤 합니다. 친구네 자식 중에는 아버지가 자기네에게 너무 무책임했던 걸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얼굴도 안보는 사람도 있지요. 친구와 이혼한 남편과는 그냥 아는 사람처럼 지냅니다.
저와는 캔베라에서 만났습니다. 제가 그 집 방을 빌어서 쓴 관계이지요. 친구는 지역에서 사회운동을 하는 데 참가를 합니다. 그리고 호기심이 많아서 지금도 계속 공부를 합니다. 비록 학교에 다니는 건 아니지만요. 요 몇년 친구는 케어를 하는 일을 합니다. 재작년에 이민한 후 처음으로 몇 십년 만에 칠레에 갔습니다. 그동안은 자식 키우고 사느라 바빠서 고향에 돌아가질 못했지요. 오랫만에 고향에 가는 돈을 만들려고 휴일에도 일을 했습니다. 휴일에는 돈을 배로 받거든요. 그렇게 번 돈을 이혼한 남편동생네 집고치라고 큰 돈을 주고 왔답니다. 그 때 같이 가자고 했는 데 제가 하던 일이 마무리가 안돼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번에는 이혼한 아들이 손자들을 데리고 간다고, 같이 가서 손자들을 봐줘야 한다고 합니다. 저도 이 때를 놓치면 평생 칠레에 갈 일이 없을 것 같아 가기로 했습니디. 왠만하면 저 혼자라도 가지만, 칠레는 비행기 타는 시간만 24시간, 가는 데 이틀, 돌아올 때는 삼일이 걸리더라고요. 이 건 빠른 편입니다. 비행기를 장시간 탄다는 게 아주 피곤합니다. 사실 친구가 없으면 갈 이유도 없지만요.
제 친구는 저보다 훨씬 나이가 많습니다. 외국사람들과는 나이에 그다지 구애 받지않고 친구가 됩니다. 저도 내 또래 나이보다 나이가 많거나 적은 사람이 친구로서 편하더군요. 저도 나이와 상관없이 평등한 관계를 가지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친구와는 편합니다. 제가 보니까 사람이 나이를 먹는 게 예측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일만 하면서 살아온 저도 친구가 나이를 먹어서 같이 어디 다니지도 못하게 되기 전에 같이 놀아두려고 작정을 했답니다. 저도 외국에서 어떻게 살아가려고 발버둥을 치다보니 열심히 일을하는 수 밖에 없었지요. 앞으로는 일도 열심히 하지만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소중히 하기로했답니다. 그래서 작년 여름에는 자신을 위해서 네팔에서 지냈고요, 이 번은 칠레입니다. 휴가는 여기서마치고 연구생활로 돌아가려 했더니 이 번 여름에는 터키에서 지내자고 초대장이 작년부터 와있습니다. 고민을 좀 해야겠네요.
칠레에 있는 동안 블로그를 쉴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좋은 봄방학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