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생활

명절연휴

huiya(kohui) 2018. 12. 28. 22:27

명절연휴

동경생활 2013/01/03 23:01 huiya


오늘도 동경은 맑고 따뜻한 날씨였다.

이불을 널기에는 온기가 약간 부족했다. 이불널기는 포기하고 베게만 말렸다. 

어제는 고마바에 가족이 모여서 저녁을 먹느라고 다녀왔다. 아버지 생일이였는데 생일 같지도 않고 정초같지도 않은 분위기였다. 연말에 대청소 때문에 전화를 했다. 청소하러 가려고 했더니 오지말란다. 설에는 딸네 일가가 오사카 시댁에 간다고 설준비를 안할 것처럼 말했다. 나는 청소도 돕고, 설이면 얼굴을 보러간다. 그래도 모여서 저녁을 먹자고 어제는 가족이 모였다. 나는 가족이 아니지만, 가족같은 관계라, 아니 이런 때가 아니면 얼굴을 보기도 힘들어서 간다.


엄마에게 주려고 만들었는데, 그다지 멋있지가 않아서 내가 입기로 했다, 넉넉한 원피스처럼... 


고마바에 가려고 역에서 롤케익을 사고 집에 있는 무농약, 무비료로 농사진 쌀을 들고 역에 갔다. 전철을 탔더니
, 자살사고가 나서 늦어진다. 자살사고 소식을 듣고 갑자기 현실감이 밀려온다. 이게 동경의 현실이고 일상이다. 실은 아주 두렵다. 가능하면 그런 걸 피하고 싶다. 그러나 피할 수가 없다. 일상이기에


집에 갔더니, 설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도대체 명절기분이 안난다는 것이다.


명절이기는 해도 그다지 명절기분이 아닌가 보다. 생일인 아버지도 몸이 별로 안좋은 것 같고, 작년에 건강문제가 있어서 걱정을 끼쳤던 아들 유짱도 머리가 아프다며 인상을 쓰고 있었다. 겨우 식사를 같이 하고 디저트를 먹고 끝냈다. 명절 흉내만 냈다. 엄마는 무릎이 아프단다. 작년 년말부터 아프기 시작했다며,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불편하단다. 치료하러 다니는 곳에서는 완치가 된다고 외과적인 치료는 필요없다고 했단다. 그래도 낮에 시부야 백화점에 다녀왔단다. 집에만 있으면 기분이 가라앉으니까, 기분 전환을 삼아 다녀왔다고 시부야 백화점은 경기가 좋으냐고 물었더니 별로란다.


나는 겨울방학이 시작된 후, 폐인모드로 지냈다. 그것도 오늘로 끝이지만, 최저한 필요한 일만 하면서 게으르게 먹고 또 먹고, 한국드라마를 주구장창 보면서 지냈다. 덕분에 위도 늘어나고 배주위도 늘어났다. 몸도 찌뿌둥하다. 그러나, 기분은 많이 나아졌다. 시간이 약이라고, 참 다행이다. 윗집아저씨의 피해망상 사건은 주위에 다 알렸다. 친구와 오밤중에 종소리를 들으려고 헤메고 다닌 것도 도움이 됐다. 나는 힘든 때도 필요하면 억지로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일을 잘한다. 요새 시간이 있어서 억지로 힘을 내고 싶지 않았다. 힘들고 슬프고 지친 자신을 그냥 두었다. 그냥 헤메고 있으라고, 시간 여유가 있었다. 힐링, 힐링 하는 데, 나는 그런 걸 쫗아다니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몇년전부터 이야시(힐링)’가 아주 유행했다. 지금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이야시가 필요없는 게 아니라, ‘이야시를 찾아다닐 여유도 없어진거다. 참 팍팍한 세상이다. 세상이 팍팍하다 보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팍팍하다. 한국이 대선이 끝나 많은 사람들이 멘붕이라는 후유증을 앓고 있어서, 신정기분도 시덥잖은 것 같다.


극우내각이 탄생한 일본도 전혀 명절기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가들 반성하라, 명절을 명절답게 지낼수있는 소소한 행복 마저도 누릴 수 없다면, 경제발전이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