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회

'강제징용', 문재인대통령이 발언이 맞다

huiya(kohui) 2018. 11. 4. 15:34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흐린 날씨로 조금 전에 비도 살짝 뿌렸다. 창밖에는 차분한 가을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지난 주까지 가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이번 주에 들어 갑자기 가을이 된 느낌이다. 돌연히 이번 주말에 가을이 왔구나, 하는 느낌이다. 내가 사는 주변은 가을, 단풍이 들 때 가장 아름답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선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번 주는 아주 바쁜 일주일이었다. 수요일까지 평소 하는 일을 하면서 연일 밤늦게 2시까지 일을 해서 피로가 누적되었다. 거기에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에서 '강제징용'의 손해배상 재판결과, 신일철주금에 대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났다. 나는 그 판결에 대해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당연한 결과인 것을 이전 정권에서 부당하게 재판이 진행되지 않도록 방해했다는 것에 대해서 기가 막혔다. 하지만, 일본정부에서 '반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실제로 강력하게 아베총리를 비롯해서 외무대상과 다른 정치가 등 일본정부와 매스컴, 기업, 국민이 일치단결로 총동원해서 '반발'했다. 실망스러운 것은 그동안 '진보적'이라는 매스컴이나, 학자 들까지도 한목소리로 한국정부와 한국을 비판하면서 일본의 정체성을 여지없이 보여줬다아주 감정적인 '반발'이었지만, 내 눈에는 식민지 침략했던 모습을 '재현'하는 것으로 보였다. 식민지 침략을 할 때, 정부와 군과 학자, 국민, 종교 등 모든 것을 총동원해서 침략했다. 식민지 침략과 지배에 대한 책임, 그에 대한 '반발'도 똑 같은 모습으로 '재현'하는 걸  보여주며 일본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입증'해준다. 그런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줬다. 


한국뉴스를 통해서 일본 주요 일간지가 다 같이 한목소리를 냈다는 걸 알았다. 아베총리와 고노외무대상의 '비난'도 알았고 나카소네 전 총리의 아들의 망언도 알고 다른 정치가도 존재감을 경쟁하듯 드러내며 같은 목소리였다. 매스컴이 총동원되어 정권과 같이 한국(실제로는 문재인정부)을 공격한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뉴스도 잘 듣지 않고 신문도 읽지 않으니까, 학생들이 얼마나 알까 하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문제가 있으면 학생들은 항상 한국인인 나를 공격한다. 그들에게 한국인을 공격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기에 자신들이 공격한다는 것 자체를 모른다. 한편 공격받는 입장에서는 생리현상처럼 주기적으로 오는 것이다. 나는 학생 들의 공격적인 감상문을 보고 일본인의 '분노'를 대변하는 학생 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 뉴스에 대한 해설을 하지 않고 목요일까지 수업을 했더니 목요일에  '노동사회학'을 듣던 학생 들 몇 명이 공격적인 문구가 아닌 정중하게 해설해달라고 한다. 목요일 밤에 집에 와서 학생들에게 해설할 자료를 준비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한국측 자료를 쓰지 않는다. 특히, 역사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워낙 일본에서 한국에 대해 신뢰성(이 자체가 큰 문제지만.....)이 없어서 한국자료 자체를 믿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항상, 철저하게 일본측 자료를 써서 해설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요 일간지, 더군다나 '진보적'이라고 표방하던 매스컴까지도 한목소리를 내면서 숨기던 자신들의 민낯을 드러냈다.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중국연구를 하는 일본인 동료, 이전에 중국인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청구를 지원하는 시민운동에 참여했던 동료가 좋은 자료를 올렸다. 일본에서도 찾아 보면 가뭄에 콩나는 기적같은 확률로 '양심적'인 사람이 있다. 일본에서는 말 그대로 '기적'과 같은 확률이다. 같은 기자가 작년, 2017년 8월 20일에 올린 기사제목이 "징용공(강제징용을 일컬음)문제, 문재인대통령 발언은 이상하지 않다! 일본 외무성도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즉, 다른 말로 하면 '강제징용'에 대해서 "개인 청구권이 남아 있다"는 문재인대통령 발언이 맞다, 일본에서 반발하는 것은 일본 외무성이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에 반한다는 것으로, 반발하는 일본정부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이 기사와 다른 기사는 나중에 요약한 번역판을 올릴 예정이다.


금요일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해설을 수업마다 다 했다. 학생들이 안심하면서도 일본정부에 대해 화가 나는 허탈한 얼굴이 된다. 이번 일에 대한 반응은 '일본이 뒤집혔다'고 할 정도였다. 해설을 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묻는다. 현재 일본의 상태가 '삼권분립'이 건전하게 기능하고 있느냐? 아니면 잘 모르겠지만, '삼권분립'이고 뭐고 다 같은 것이냐?는 질문에서 '삼권분립'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느끼는 학생은 한명도 없다. 다음은 일본 매스컴이 현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쓸 수 있느냐에 대해서 묻는다. 매스컴이 '비판적'인 기사를 쓸 수 있다는 학생은 한명도 없다. 거기에 일본 대기업은 현정권에 '비판적'일 수 있는지 묻는다. 일본 대기업이 현정권이 하는 일에 '비판적'일 수 있다는 학생은 한명도 없다. 그렇다면 매스컴(대기업의 광고를 실어야 운영이 되는 신문과 잡지)은 대기업의 태도를 비판하는 기사를 쓸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는 학생은 한명도 없다. 학생 들은 사실관계는 몰라도 적어도 사회분위기는 알고 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떻게 돌아 가는지 짐작한다. 내용을 해설하기 전에 여기서 학생 들은 대충 흐름을 읽는다. 일본정부를 믿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매스컴에서도 '사실'을 전하는 기사를 쓸 수가 없다는 것을, 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생각해서 정권에 대해 '의견'을 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거기에 '국민여론'까지 동원되면 까닥했다가 '반일'에 '매국노'가 되는 판이다. 일본정부, 아베정권은 무섭기 때문에 정부가 하는 일은 무조건, 특히 북한과 한국, 중국에 대한 것은 정권이 하는 것을 미친듯이 지지해야 하는 판국이다. 


아베정권에서 숙원사업은 '개헌'이다. '개헌'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이 필요하다. 작년 말까지는 북한이 가끔 미사일을 일본에 쏘아서 공격한다는 '구실(거짓말)'로 '적'이 있었다. 사실 북한은 의도치않게 아베정권의 최대 지지자 역활을 해준 것이다. 그러나 올해에 들어서 세 번이나 '남북정상회담'에 설마 절대로 없을 것 같았던 '북미정상회담' 마저도 열리고 말았다. 한반도에서는 남과 북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다. 문재인대통령의 외교는 정말로 훌륭해서 한국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보고 있을 수가 없다. 그동안 일본정부가 좌지우지 했던 한국정부가 아닌 것이다. 그래도 문재인정부 전까지는 일본정부가 안되면 미국을 동원해서 원격조정으로 한국을 좌지우지 했는데, 점점 한국정부(문재인정부)가 자기네 말을 듣지 않는다. 조금 전에 욱일기(전범기)를 달고 제주도에 가려고 했던 것도 못했다. '위안부합의'도 못하겠다고 한다. 이번 일을 빌미로 순식간에 한국이 '적'의 반열에 올랐다. 나는 이렇게 순간적으로 국가가 국민까지 총동원해서 우방이라고 했던 이웃나라를 '적'으로 내모는 놀라운 재능에 감탄할 뿐이다. 아베총리는 너무 정치를 잘한다. 국가를 장악하는 수준이 가히 종교적이다. 


지금와서 새삼스럽게 북한을 욕할 수도 없고,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직전에 그동안 혐중활동을 했던 상대인 중국과도 정말로 오랜만에 악수를 했으니, 중국을 욕할 수도 없게 되었다. 만만한 한국을 '적'으로 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보니까, 일본이 미국을 등에 업고 중국을 욕하는 혐중활동을 했지만, 중국을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는 걸 알았다. 자신들 이익은 챙겨야 하니까, 양다리를 걸쳤다. 중국에서도 자신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같은 목적이다. 하지만, 일본이 한 혐중활동은 절대 잊을 수가 없다. 일본에서는 "정치가 아닌 경제관계"에 한해서 협력한다는 말도 안되는 말을 했다. 도대체 정치가 아닌 것이 있냐고? 경제는 즉 정치인 것을........미국이 화를 낼까봐, 어쩔 수 없이 했다는 모양새를 취한다. 중국이 미국을 대하는 걸 보고 일본에서 쫄았다. 여차하면 일본에도 강경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 전에 악수를 한 것이다. 


한국, 문재인정부는 자신들처럼 '양아치'가 아니다. 젠틀하고 평화적으로 문제해결을 하려고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아베정권은 맘놓고 땡깡을 부리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혐한'의 불씨를 다시 살려서 훨훨 태워 '적'으로 삼아, 자신들이 원하는 '개헌'의 불쏘시개로 활용할 요량인 것이다. 아베총리는 너무나 훌륭하게 정치를 잘하고 있다. 항상, 주변국가에서 창의적으로 '위협'을 만들어서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굳건히 가려 한다. 근데, '불장난'은 적당히 해야지. 아니면 밤에 이불에 오줌싼다. 불똥이 튀어서 자신들을 불사를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가만히 있는 이웃나라를 '적'으로 만들어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있다. 


작년까지 북한에 대해 얼마나 위험한 나라라고 난리를 쳤던가? 정작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북한과 교류를 시작해 보니 한국을 비롯한 다른나라에서 북한에 대해 몰랐구나. 특히 지도자에 대해 너무 몰랐구나 하는 것이다. 북한의 지도자와 정부가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할 것 같고 오래 '우방'이라는 탈을 쓰고 한국을 '이지메'했던 일본이 드디어 탈을 벗고 민낯을 드러냈다. 한국을 '적'으로 몰다니, 역시 그렇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결코, 알고 싶지 않았던 속내를 드러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