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중국 여행기 8
2017/05/21 불친절한 중국 여행기 8 – 사자림의 색유리창 2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1도나 되었다. 습도가 낮고 바람이 부는 날씨였다. 빨래를 널었더니, 순식간에 빠싹하게 말랐다. 날씨가 더워도 습도가 낮으면 집에서는 지낼 만하다. 오후가 되면서 바람이 점점 가라앉는다. 바람이 불어야, 좀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데,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사자림의 색유리창 사진을 마저 올리고, 소주 사진도 올린다. 같은 날 가까이에 있는 핑장루에 갔다. 관광지에쇼핑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좁은 길에 사람들도 많았고 자전거나 오토바이도 지나갔다. 사람들이 많아서 부딪치면서 걸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그저 걸으면서 보기만 했다. 먹거리도 별 흥미가 없었고 사고 싶은것도 별로 없었다. 볼거리가 있어서 가게에 들어가 보면 가격이 엄청 비쌌다. 그래도 재미있어서 걸어서 두 번을 왕복했다. 귀엽다고 소문난 모미 카페에도 들렀다.
사자림에서 그냥 가져가도 되는 안내에 지도가 있었다. 그 지도를 믿고 지도를 보면서 다른 곳에도 걸어가려고 하다가 관광객이 전혀 없는 골목에 들어갔다. 거기에 살고 있는 분들에게 길을 물었다. 친절하게 가르쳐 줬지만, 결국은 갈 수가 없었다. 가르쳐 주신 분들은 걷지 말고 버스를 타고 가라고 하신다.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어다. 나는 지도를 보면 도보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걷겠다고 했다. 길을 찾아 헤맸지만, 다른 곳은 갈수가 없었다. 나중에 안 것은 그 지도가 엉터리였다는 것이다. 버스를 타고 가라는 것이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나는 지도가 엉터리일 수 있다는 걸 상상도 못해서 괜한 고생을 한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지도가 엉터리라는 걸 경험한 적이 없다. 그래서 당연히 지도가 엉터리일 수 있다는 상상도 못 한다. 한편으로 중국에는 무엇이든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있다는 걸 잊었다는 것이다. 역시, 지도를 믿는 게 아니라, 인간을 믿어야 했다.
소주를 동양의 베니스라고 한단다. 내가 베니스에 갔던 것은 80년대 말이다. 베니스에 가까운 것은 소주보다방콕일 것 같은데, 방콕과 베니스도 아주 달라서………… 수로가 많은 것은 베니스와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