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생활

무서운 늦더위

huiya(kohui) 2019. 9. 6. 22:03

2016/09/06 무서운 늦더위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간 무시무시하게 더운 날씨였다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논문에 집중하려고 컴퓨터를 켰다논문에 들어가기 전에 습관처럼 일기예보를 확인했다최고기온이 34도라고 나왔다. OMG, 세상에 믿을 수가 없어이건 집에 있어도 논문에 집중할 수 있는 기온이 아니다도서관으로 도망가야 해. 도서관에 갈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섰다바깥이 훨씬 선선한 날씨였다기온은 높아도 습도가 낮은 날씨인 것이다.  우체국에 가는 길에 친구를 만났다서서 수다를 떨다가 우체국에 갔다세금을 내고 나오는 길에 옆에 있는 도시락 가게에 들렀다도시락 가게 한편에는 기부받은 물건들을 놓고 판다거기서 가끔 쓸 만한 물건을 건질 때가 있다.

 

오늘은 쓸만한 것도 조금 있었지만거기를 운영하는 아주머니와 말을 좀 했다도시락을 만드는 공간과 옆에 도시락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공간이 있는데확장 공사를 했다그곳을 좀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는 걸 말했다혹시 내가 필요하면 말하라고도울 수 있는 건 돕겠다고 했다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단골이라서 알기는 안다거기서 물건을 사면 유니세프에 기부하므로 나도 기부하는 마음으로 물건을 사고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가져가서 기부하기도 한다.

 

강을 지나면서 봤더니, 멀리 후지산이 선명히 보인다. 날씨가 엄청 맑다는 것이다캠퍼스에 도착해서 연못에 갔더니, 연꽃은 씨도 다 까맣게 시들었다연못에 비단잉어를 잠깐 관찰했다연못이 3단으로 되어 있는데봤더니 가장 윗단에 있는 비단잉어가 가장 크고 아래쪽으로 갈수록 비단잉어 크기가 작아진다. 비단잉어는 처음부터 크기별로 다른 연못에 사는건지비가 와서 물이 넘쳐서 작은 것이 아랫동네로 흘러내린 건지 궁금하다. 어디에 확인을 해야 하나?

 

도서관까지 걸어가니더위가 예사롭지 않다도서관으로 도망가길 천만다행이었다입구에 있는 신문을 읽고 있더니 아는 직원들이 인사를 한다점심을 먹으러 나간단다나는 신문을 읽고 항상 앉는 4층 지정석에 가서 앉았다새로 온 책을 봤지만수확이 적었다오늘 본 책 중에 1920년대 브라질로 이민한 일본 사람이 찍은 사진집이 인상적이었다가난해도 행복한 가족사진이었다가난해도 행복한 시대가 있었다지금도 가난해도 행복한 나라가 있긴 있다.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좋고, 가난해도 행복한 나라가 훨씬 좋은 나라다책을 간단히 몇 권 읽고 논문을 손보고 4시가 넘어서 도서관을 나섰다.

 

도서관을 나와서 오늘 더위가 어마무시했다는 걸 알았다보통 4시가 넘으면 더위가 한풀 꺾여서 산속에 있는 캠퍼스는 선선하다근데전혀 선선하지가 않았다. 캠퍼스가 지면이 벽돌이라 달구어진 오븐 같았다돌아오는 길에 야채 무인판매에 들러 고추를 한 봉지 사고 외상값도 갚았다집에 도착했더니 5시다시간적으로는 충분히 마트에 갈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너무 더워서 쓰러질 것 같았다도저히 마트에 갈 자신이 없다그냥 집에 있는 걸 먹기로 하고 샤워하고 입었던 옷을 손빨래했다오늘 더위가 얼마나 더웠는지 샤워를 하고 난 직후에도 땀이 뿜어져 나온다더위의 공격은 솔직히 공포스럽다더운 날이라찬물을 자주 마셨다시원한 곳에 있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 외에 대응할 수가 없으니 더 무섭다나중에 쓰러져서 더위의 무서움을 알게 된다오늘 더위는 쓰러질 정도였다무섭다. 9월에 이런 더위라니 믿을 수가 없다오늘 더위는 낮에도 더웠지만밤에도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지금 9시 가까운데도 29도다늦더위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