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회

너무 평온한 동경

huiya(kohui) 2019. 9. 10. 12:07

2018/09/11 너무 평온한 동경

 

오늘 동경은 흐린 날씨에 오후에는 비가 같았다. 어제는 비가 왔다. 지난 5 밤부터 10 아침까지 서울에 있었다. 지난 4 태풍 제비가 지나면서 간사이공항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5 밤에 도착해서 6 아침에 일어나 보니 북해도에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일본 뉴스가 계속 나와서 일본에서 난리가 알았다. 아는 사람들은 걱정을 하신다. 나도 가을학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일어난 자연재해라, 학생들에게 영향을 같아서 걱정이 된다. 일본사회 분위기도 가라앉을 같았다. 서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도 일본도 힘들겠다는 인사를 받았다. 한국에서 보면 일본이 폭염에 이전 태풍 피해복구도 끝나지 않았는데 다시 태풍에 지진까지 덥쳐서 민심이 흉흉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예감은 동경에 돌아가면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조용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번에 서울에 가서 느낀 것은 공기가 상당히 나빴다. 첫날, 둘째 날은 눈이 아프고 머리가 아팠다. 삼일째는 목이 아파왔다. 그래도 공기가 좋아졌다는데 나에게는 공기가 나빠서 쉽게 피곤해졌다. 사회 분위기가 많이 험악해졌다. 매일 길에서 큰소리로 욕을 하고 실랑이를 하는 사람을 봤다. 젊은 사람이 나이가 든 어른에게 반말로 욕을 한다. 아저씨가 아줌마에게 길거리에서 소리를 지르며 실랑이를 벌인다. 좋은 것도 매일 봤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서로 돕는 걸 볼 수 있어서 좋았다.

 

 

10일 아침 비행기로 동경에 도착했다. 나리타공항에서 집까지 오는데 전철을 타서 분위기를 봤다. 공항에서 전철을 탄 젊은 사람들은 일본인과 외국인이 구별이 안될 정도다. 일본 사람들은 외국인 매너가 나쁘다고 난리를 치는데 일본 젊은 아이들도 매너가 꽝이다. 전철을 타고 집 가까이 와서 마트에 들렀다. 배와 사과 등 과일을 사면서 한국보다 물가가 싼 느낌이 들었다. 오늘 도서관에도 갔다. 전철을 타서 느낀 것은 사회 분위기가 좀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차분한 것이 아니라,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것 외에는 한국에서 봤던 뉴스가 사실인가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뉴스를 찾아서 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다른 뉴스에 묻혀서 재해 뉴스가 적다. 오히려 인터넷으로 보는 한국 뉴스에 일본 뉴스가 더 많이 나오는 느낌이다. 내가 생활하는 반경에서 보면 너무 평온해서 기분이 나쁠 정도다. 아직도 여진으로 불안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고 태풍 피해를 복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평온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북해도에서 생산한 것을 소비하는 것이다. 어제 마트에서 북해도에서 온 감자와 옥수수 등을 샀다.

 

자연재해를 입은 뉴스가 적다는 것은 자연재해를 입은 사람들이 소외당하고 고립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해에 대해 뉴스에서 관심을 가지고 복구상황을 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없어 어떻게 되는지 다른 사람들이 모른다. 이런 일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전해줘야 피해와 복구가 돼가는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피해를 입은 지역을 도울 수 있는 길도 같이 생각하며 모색하게 정보를 전달해줘야 한다. 뉴스가 없으면 현지 상황을 모르니 도움을 줄 수도 없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소외당하고 고립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상당히 복잡해진다.

 

 

오늘 도서관에서 친한 사람과 잠깐 수다를 떨었다. 보통 사람들은 태풍 피해에 북해도 지진으로 연달아 일어난 자연재해에 어쩔 수가 없지만 걱정이다. 한국에서 뉴스에 많이 나오고 사람들도 걱정한다고 전했다. 인터넷으로 보면 일본 뉴스에 그게 자연재해라고 해도 혐오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혐오는 폭력이다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에 피해를 입고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혐오의 댓글이라니, 인간으로서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 댓글만 보면 마치 한국사람들 전체가 그러는 것으로 보인다. 자연재해에는 어느 나라든,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위로를 보내야 한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아무 죄가 없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혐오는 혐오를 부를 뿐이다. 그런 혐오라는 폭력이 인간과 사회를 파괴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불구하고 자민당 총재선을 한다고 이시바 씨와 아베 총리가 선거전을 한다. 이시바 씨는 총재선을 미루자고 한 기사에 달린 댓글을 봤더니 이런 상황에 이시바 씨 반응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총재선을 하는 걸 보면 국민들의 감정은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허긴 그분들에게 '민의'가 상관이 없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싶다. 친한 사람도 국민들의 감정은 전혀 배려를 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쉰다. 아무리 뉴스가 조용하고 동경에서 보면 딴 나라에서 일어난 일처럼 현실감이 없다지만, 엄연히 일본을 덮친 엄청난 자연재해다. 북해도에서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우선은 국민들을 위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런 상황임에도 상관없이 총재선을 밀고 나가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국민들 감정이야 어떻든 자신들이 갈 길을 가는 것이다. 힘든 상황에 있는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역시, 대단하다.

 

주변에 핀 꽃들이 훨씬 마음을 위로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