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생활

경로의 날

huiya(kohui) 2019. 9. 16. 01:53

2018/09/17 경로의 날

 

오늘 동경은 더운 날씨였다.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올라가는 더운 날씨였지만, 저녁에 소나기가 왔다. 요즘 매일 비가 와서 빨래가 많이 밀렸다. 오늘은 날씨가 개어서 빨래를 많이 했다. 오전에 먼저 것을 말리고 오후에 다시 여름이불을 빨아서 널었다. 여름이불은 마르기 전에 비가 오기 시작했다. 서둘러 걷어 들여 집안에서 말리고 있다. 바싹 말라야 하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오늘 경로의 날로 휴일이라, 연휴다. 연휴라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여느 월요일처럼 날씨가 갰다고 빨래를 해서 널고 느지막이 도서관을 향해 나갔다. 월요일이라, 도서관에 새 책이 들어 오는 날이다. 평소대로 도서관에서 할 일을 준비하고 책을 지고 나갔다. 큰 공원을 지나는데 사람들이 많다. 가족들이 모여서 바베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하다. 평일이라면 가족들이 모여서 바비큐를 할 수가 없을 텐데.......... 생각했더니, 어쩌면 휴일일지도 모른다. 아차, 공원을 나가려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했다. 오늘은 경로의 날로 휴일이라고 나온다더 멀리 가지 않아서 다행이다.

 

도서관에 간다는 목적이 없어지니 갑자기 지고 있는 가방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이미 길을 떠났으니 야채라도 사야지. 가까운 농가 마당을 봤더니 가지가 있어서 베이나스를 한 봉지 샀다. 가지를 뒤편에 감추고 다시 강을 건너서 야채 무인판매에 갔다. 이틀 전에 본 야채가 그대로다. 새로 살 것이 없어서 그냥 나왔다.

 

날씨가 덥다. 빨리 집에 돌아가서 여름이불을 빨아야지. 다시 농가에 들렀더니 마침 그 집 할머니가 차를 몰고 오셨다. 할머니에게 인사를 했다. 한동안 할아버지가 몸이 아파서 야채가 없었다. 며칠 전부터 다시 야채가 놓여 있어 할아버지가 다시 밭에 가는 걸 알았다. 할아버지는 괜찮냐고 했더니 병원에서 막 퇴원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퇴원해서 밭에 가서 야채를 따서 내놓는다. 할머니는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를 하신다.

 

가지를 가지고 집에 왔다. 입었던 옷을 갈아 입고 여름이불을 욕조에 남은 물에 세제를 풀고 빨래를 담갔다. 세탁기로 빠는 것보다 빠를 것 같아서 발로 밟아서 빨기로 했다. 빨리 해야 빨래를 말릴 수가 있다. 해가 짦아지는데 비가 온다고 하니 시간과의 다툼이다. 여름이불을 빨아서 널고 뒤적거리면서 골고루 빨리 마르게 손본다. 날씨는 점점 흐려오고 빨래가 마르는 게 더디다. 빨래 뒤집기를 몇 번이나 해서 거진 말랐다. 기분이 이상해서 바깥을 봤더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번개처럼 베란다에 튀어 나가 이불을 걷었다. 다행히 비맞기 전에 이불을 걷을 수 있었다. 집안에서 널어 말리고 있다.

 

저녁으로 가지를 두 개 구어서 된장을 발라서 먹었다. 일본에서는 통통한 베이나스라는 것으로 미소 덴가쿠라는 걸 만들어 먹는다. 베이나스는 구우면 속이 부드러워 입에서 녹는 느낌이다. 기름과 아주 잘 어울린다. 내일부터 가을학기가 시작된다. 내일 아침에 먹고 가져갈 도시락을 만들 현미를 씻어서 물에 담갔다.

 

가을학기에는 어떤 학생들을 만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