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제주도 사람들

이쿠노 제주도사람들, 돌아가시는 일세들

huiya(kohui) 2019. 9. 23. 12:06

2010/09/22 이쿠노 제주도 사람들, 돌아가시는 일세들

 

지난주는 오사카에 갔다 왔다.

 일주일 이쿠노에 있다가 고베에 가서 하룻밤을 지냈다.

동경에 돌아와서는 피곤해서 정신을 못 차렸다.

 피곤함은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게 아니라 내가 사는 세계와는 너무나 다른 세계에 들어갔다가 나오는데서 오는 갭에서 나온 것이다. 내 생활로 돌아오는데 적어도 이틀은 걸린다

오사카 첫날 13일은 오사카역에서 에히메대학팀과 합류해서 이쿠노까지 같이 갔다.

쓰루하시역에서 내려역 부근 상점가를 지나 좀 더 걸어가면 조센이치바에 닿는다. 조센이치바에 가면아는 가게에 들어가서 안녕하시냐고 인사를 한다친구는 선물을 준비해와서 아는 집에 돌린다. 가게에서는 친구에게 돌아갈 때는 김치를 가져가라고 하신다나와 친구가 아는 할머니(어머니학교 학생) 피곤해서 주무신단다친구네는 병원을 견학하러 가고 나는 세이와샤카이칸으로 갔다.

거기에는 1992년부터 알고 지낸 재일 제주도 사람 3세가 있다나이도 비슷하다.

그러나 친구는 아니다친구라고  정도로 격의 없이 가깝게 지내지는 않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이번에  목적 등을 얘기하고저녁에 어머니학교에 들린다고 가방을 맡겨놓고 친구네 팀과 저녁을 가볍게 먹었다.

어머니학교는 7시 반부터이다.

 

어머니학교에 가보니 아는 얼굴이 얼마 없다돌아가셨는지 몸이 아픈 건지 모른다.

 

운 좋게도 가깝게 아는 분이 계시다같은 마을 출신이다.

그 삼춘은  주에 조카들이 있어서 서울에 다녀오셨단다.

우선 전화번호를 받아놓고, 동네 사람들 근황을 물었다인터뷰한 분 중 두 분이 돌아가셨단다. “아이고” 소리와 한숨탄식이 나온다.

동네 일과 
친족일을 자신이 일처럼 돌보시던 삼춘, 주위에서 존경받던 분도 돌아가셔서 산소를 제주도로 모셨단다.

 

자신이 제주도로 가고 싶다고 해서 제주도로 모셨다고 한다.

 

이 삼춘 아버지도 일본에서 일하시다가 오사카에서 돌아가셨고 유골이 되어 고향에 가셨다. 1948 자신들은 못 갔으나고향에서 사촌이 배 타고 와서 데려가셨단다.

 

물론 그 시대는 '야미'배라는 밀항 배였을 것이다고향은 4.3 사건으로 뒤숭숭한 때였으리라.

 

니시나리에서 오래 구두일을 하던 삼춘도 돌아가시고부인은 아들이 있는 부산으로 갔단다. 그 삼춘 어머니도 오사카에서 돌아가셨을 텐데. 그 삼춘 아버지도 일본 배를 타다가 그 삼춘이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셨다그게 1927년이다. 그 삼춘은 세 살 때부터 어머니가 일본에 물질 다닐 때 같이 다녔다.

 

결국 평생 일본을 왔다 가다 하다가 일본에서 돌아가셨다.

 

그리고 고향땅에 묻혔다.

이게 일세들이다.

이세들은 일세를 고향으로 모시고 싶지 않다자신들이 성묘를 못하니까.

그러나 일세는 돌아가고 싶어 한다..

죽어서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수업시간 중 앞에 앉은 선생님이나 주위 분들은 생각지도 않고 제줏말과 일본말로 떠들었다가끔미안합니다사과하면서선생님은 그냥 둔다선생님에게서 아는 분 전화번호를 받아낸다.

 

수업이 끝나서 선생님들과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얘기는 다음 편에 쓴다. 

오늘은 추석날이다.

 

일본에 사는 나는 다른 날과 다름없이 일을 나갔다. 9월 하순에 접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33 불볕더위였다. 더운 것도 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