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생활

안전대책 회의

huiya(kohui) 2019. 10. 6. 22:23

2011/10/02 안전대책 회의

 

지난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일본 아줌마가 놀러 왔다.
돌아가는 길에 같이 슈퍼까지 갔다가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그런데 아줌마네 아파트동 앞에 구급차가 서있었다아줌마는 집으로 올라갔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고 있었다. 지나가던 다른 아줌마도 같이 모기를 물려가면서 서서 보고 있었다. 한참 있더니 남자가 실려 나온다. 그리고 구급대원과 환자를 실은 구급차는 조용히 단지를 빠져나갔다

같이 서서 구경하던 아줌마가 말을 한다.
저 사람 살아있네큰 일은 아닌가 봐.
그러면서지난달에 자기가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혼자서 죽어 있었는데 아무도 몰랐다고사흘 후에 구급차와 소방차가 와서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실고 나갔단다죽은 사람은 자기와 같은 동에 혼자서 살고 있었다며아줌마는 자기 친구가 죽기 3 일 전까지도 베란다 청소하는 걸 봤단다아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어도 쓰러지면 전화도 못하게 되나 보다고 한다그러면서 자기는 70살인데 운동하러 갔다 오는 길이란다.


아마도 오랫동안 일을 해온 사람 같다. 건강관리를 잘하세요그건 아무도 도울 수가 없어요!
그러면서 헤어졌다.

 

다음날학교에서 만난 같은 단지에 혼자 살고 있는 선생에게 비상대책 회의를 하자고 제안을 했다서로가 더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친구로 알아온 기간도 그다지 긴 편이 아니고속속들이 사정을 알고있는것도 아니다그렇지만 실거리상 둘이 제일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만약 무슨 일이 있다면일차적으로 도울 수 있는 게 가까운데 사는 사람이다

어제 밤에 저녁을 먹고 나서 차를 마시면서 회의를 했다세상이 너무 뒤숭숭해서 어떻게 안전을 강구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둘이 서로 집 열쇠를 주고받았다. 비상시 연락처도 교환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서로 연락하고 집 열쇠로 문을 열고 왔다 갔다 하기로 했다.

주위에는 오래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허물이 없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가족들과 같이 살고 있다. 혼자서 사는 사람은 혼자 사는
사람끼리가 서로 부담이 적다서로가 비슷한 부담을 감수하려고 한다는 게 포인트이다.


가까운데 사는 사람끼리 안전대책을 생각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것 같다
사실 안전이라는 게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자신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