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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호박들의 잔치

2015/10/25 호박들의 잔치

 

오늘 동경은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불지만 하늘에는 구름이 한 점 없이 맑은 날이다. 이번 주말은 내가 사는 주변에서 핼러윈 축제가 열린다. 근래에 들어 많은 것들이 활기를 잃어가는 와중에 핼러윈은 점점 활기를 얻어간다. 다른 일이 시들한 가운데 할로윈이 활기가 있으니 이상하게 더 눈에 띈다. 핼러윈은 원래 일본과 전혀 상관이 없는 축제인데, 아이들이 가장을 해서 다니는 게 재미있어서인지 어쨌든 점점 커져간다

평소에는 볼 일이 없는 어린이 인구가 급격히 느는 기간이기도 하다. 가장을 해서 얼굴에 페인팅을 한 어린아이들이 마구 몰려온다. 워낙 어린아이들이 적다 보니 어린아이들이 몰려온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느낌이 든다

어제와 오늘 봤더니 어린아이들뿐 아니라, 나이든 할머니들도 같이 분장을 해서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물론, 분장한 어린아이들 사진을 찍느라고 부모들이 즐겁고도 바쁘다

나도 어제와 오늘 열리는 벼룩시장에 다녀왔다. 지금까지 다녔던 경험으로 보면 어제 열리는 벼룩시장에는 좋은 물건이 나오고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어제는 바람도 없이 날씨가 좋았지만,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벼룩시장에는 물건도 사람도 적었다. 나는 꼭 사야 할 물건이 있는 것이 아니라 놀러 가는 것이다. 실은 사고 싶은 것이 있어서 찾았는 데 없어서 못 샀다

그래도 나간 김에 한 바퀴 돌고 겨울 시트도 보고 왔다. 겨울 시트로 좋은 것이 없어서 사는 걸 포기했다. 어제와 오늘도 항상 찰리티로 도넛을 튀겨서 파는 곳에서 도넛을 사 먹었다. 어제는 세 개, 오늘은 두 개를 사 먹었다. 금방 튀긴 것이라서 따뜻하고 맛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야채를 파는 곳도 항상 나오는 데, 올해는 없었다. 그래서 재미도 별로였고 살 것도 별로 없었다

오늘은 카메라를 들고 가서 호박을 찍었다. 호박들의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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