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06 외식
오늘 동경은 맑았지만 기온이 좀 낮았다. 아침 첫 교시 수업을 하고 다음 수업 준비를 끝냈다.
집에서 가져간 큰 귤을 까먹었다. 점심을 밖에서 먹지 않으려고 요기를 했다. 그리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하고 새로 온 책을 둘러봤다. 두세 권 골라서 좀 읽었지만, 그다지 땡기는 게 아니었다. 가져간 책과 자료를 읽어서 표시를 했다. 내가 수업에 쓰고 있는 책이 참 재미가 없고 복잡하게 써서 짜증이 난다. 즉, 잘 못 썼다는 것이다. 교과서로 쓰기에 적합한 책을 찾는 것도 어렵다. 너무 쉽고 간단한 것도 쓰는 내가 싫증이 난다. 그래도 좀 어려운 것이 좋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으로 닭고기와 군 고등어를 먹었다. 식당에 가면 집에서 못 먹는 걸 먹는다. 그리고 집으로 걸어왔다. 걸어오는 도중에 야채를 파는 곳도 살짝 들렀다. 싱싱한 당근과 감자, 시금치가 있었다. 싱싱한 당근이 아주 매력적이라 혹했지만, 식당에서 잔돈을 다써서 잔돈이 없었다. 당근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데모 중인 컴퓨터를 최종 점검해 수리를 보내든지 어쩌든지 해야 한다. 컴퓨터를 산 회사에 연락해서 온라인으로 채팅하면서 점검했다. 어떻게 상태가 더 나빠지다가, 완전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할 상태가 되었다. 회사와 온라인으로 연결이 되는 것도 어려워서 두 번씩이나, 채팅하면서 진단을 하다 보니 완전히 피곤해졌다. 그래도 보험에 들어있어서 수리비가 안 든단다. 어쨌든 수리를 보내게 되었고, 금요일에 컴퓨터를 가지러 온다고 했으니 어떻게 될 것이다. 아, 다행이다. 오래된 숙제를 한 기분이다. 본체만 가져가서 수리해 보낸단다. 소프트는 내가 다시 집어넣어야 한단다. 그냥 그러기로 했다. 근데, 메모리를 좀 증설하는 게 좋았었나? 누구에게 물어봐야지?? 참 답답하다.
우연히 이메일에 들어갔더니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생각났던 친구가 온라인이었다. 채팅을 시작했다. 오랜만이야, 내년 봄에 호주에 갈까 생각 중인 데… 와, 나 여기 있어. 그러면서 이런저런 말을 들었다. 정부직원이 많이 잘렸단다. 자기네 부서도 7명에서 3명이 되서 쉬지도 못하고 너무 바쁘단다. 자기 엄마가 암에 걸렸다고, 위로할 말이 없다. 갑자기 채팅을 해서 영어 스펠이 엉망이다. 뭐, 적당히 통하면 되지, 시험도 아니고… 꽤 오랫동안 채팅을 했다. 내년 봄 계획도 빨리 세워야겠다.
오늘은 생각 외로 일을 많이 한 느낌이다. 컴퓨터가 완전히 아작이 나서 공장으로 갈게 정해졌으니 다행이다. 거듭나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서 돌아오길 바란다.
월요일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바빴다. 주말에도 못 쉬고 일을 했는 데, 월요일에도 아침 8시부터 열심히 빡세게 이번 주 수업 준비를 했다. 그리고 1시에 일을 끝내고, 2시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외출했다. 친구가 다이어트 중이라 두부요리코스를 먹기로 해서 갔더니 예약으로 꽉 찼다. 거기에다 점심으로는 좀 비쌌다. 3천 8백 엔부터 시작이란다. 역근처인 데 호텔처럼 호젓하게 내장을 한 곳이었다. 체인이라 다른 데서 가봤는 데, 여기는 처음이었다. 기다리려다가, 옆에 프렌치가 있어서 거기로 갔다. 좀 격식이 있어 보였다. 예약을 했느냐고 묻는다. 아니라고, 빈자리가 있어서 안내해 준다. 런치메뉴가 있어서 둘이 주문을 했다. 여기도 코스로, 전채에 메인, 디저트가 고작이지만 3천 8백 엔이란다. 그냥 주문을 했다. 요리는 그냥 그랬다. 내가 돈 내서 먹었다면 화가 날 정도로 인상이 없었다. 근데 서비스를 하는 웨이터가 음식을 내는 시간과 접시를 걷어가는 시간, 디저트를 내는 시간 등 적당한 시간 배분을 할 수 있는 움직임이 조용한 서비스가 되는 레스토랑이었다. 나름 수준이 있다는 것이다. 친구의 상담을 하느라고 만나서 친구가 점심을 냈다.
그리고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완전 호텔 바처럼 어둡고 손님도 남자들만 있었다. 일본에서 좀 가격이 센 곳에 가면 주로 남자들만 있다. 여자 둘이 들어가니 카페에 있던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이렇게 주목받는거 아주 싫어한다. 그러나 조용히 말을 하려면 장소가 필요한지라 어쩔 수 없다. 커피값도 비싸서 가장 싼 것이 750엔이란다. 커피값도 비싸다. 그런데, 거기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는 체하면서 인사를 한다. 친구와 내 수업을 들었단다. 대학을 졸업해서 취직한 것이다. 대학에서는 학생수가 많아서 알지도 못하지만, 대학에서는 인사를 안 했을 것이다.
친구가 하는 프로젝트를 비롯해서 가정문제까지 전반적으로 상담을 했다. 친구가 다이어트를 했다. 15키로 정도 뺐다. 그동안 나는 친구에게 몇 번이나 체중조절을 하라고 말을 했다. 먹는 것에 집착이 병적으로 강해서 다이어트를 못 할 줄 알았다. 올해 좀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체중이 좀 빠졌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 아주 칭찬을 했다. 예뻐졌다. 아무래도 직업이 남들 앞에 서는 거니까, 외모에도 신경 써라. 외모가 실력인 시대다 등등… 실은 친구가 체중이 너무 나가는 것 같아서 걱정이었다. 키도 나와 그다지 차가 없는 데, 80킬로 이상 나가면 병적인 것이다. 90킬로였다는 말을 듣고 기절할 뻔했다. 요새 여자들이 살이 찌면 100키로 넘어간다. 병적으로 본다. 그전에는 3키로, 5킬로가 살이 찐 것이었는 데, 요새는 다르다. 거기에다, 완전 핀힐을 신고 다니는 데 어울리지도 않고 걷는 것도 이상하다. 제대로 걷질 못한다.
친구에게 다이어트를 잘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지금까지 한 일 중에 가장 훌륭한 일이라고, 박사학위나 대학교수보다 훌륭하다고 했다. 앞으로 10키로 정도 빼고 싶단다. 그러면 내 체중과 비슷해진다. 그래도 세상에서 보면 뚱뚱한 편에 속한다. 친구가 독특해서 패션센스가 별로다. 아니다 오히려 이상하게 옷을 입고 다녀서 속을 뒤집어 놓는다. 20대에 할머니처럼 하고 다녀서, 내가 정상적인 차림을 해달라고 할 정도였다. 그동안 내가 지도편달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자신의 몸이나 스타일에 관해서 주관적인 이해과 객관적 상태의 갭이 엄청난 것이다. 거대한 몸이면서 자신은 청순 가련한 여자라고 생각한다는… 어떻게 그 꿈을 깰 수가 있나. 내가 포기해야지.
다이어트도 하고 인간답게 살려고 정신차린 것 같아서 어드바이스를 했다. 너는 새로운 것을 하면서,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면서, 차리고 다니는 모양이 고리타분하면 설득력이 있겠냐고, 사람이 일관성이 있어야지. 자신의 모양도 참신하게 해야지. 그리고 학생들이 학비를 얼마나 내냐고, 친구는 대학원 교수다. 거기는 학비가 연간 300만엔(비지니스 스쿨에서는 싼 편), 수업은 일주일에 하루, 학생 수도 아주 적다. 학생은 엄청나게 비싼 돈을 내는 것이다. 그랬더니 말을 듣는다. 나에게 스타일을 생각해서 가르쳐 달라고… 잡지를 사서 주고 공부하라고 시켰다. 어제도 브랜드를 가르쳤고, 잡지명을 알리고 사서 공부하라고 지시했다. 다음주에 둘이 쇼핑을 간다. 내가 머리에서, 속옷도 바꾸고, 화장, 옷스타일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친구도 매력적인 여성으로 거듭날까? 내가 괜히 일을 만들고 다닌다. 5시간을 대학교수를 상대로 가르쳤더니 완전히 진이 빠졌다. 그래서 이번 주는 피곤하다.
점심을 먹었던 레스토랑과 레스토랑에서 본 바깥 풍경, 이 게 77층이었는 데, 어두운 카페
사과를 한 상자 사 왔다.. 집에 있는 과일을 모아서 기념촬영
친구네 밭에서 생산한 귤에 감, 친구 남편이 재배한 블루베리로 만든 잼이다. 블루베리 크기가 500원짜리 동전 보다 크다는 데 잼이 되면 다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