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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고민 상담

2017/11/18 고민 상담

 

오늘 동경 날씨는 아침부터 흐리고 기온도 낮았다. 단풍이 들어서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위가 밝게 빛났지만 날씨 자체는 완전히 겨울 날씨였다. 나는 지난 주가 피곤한 일주일이어서 오늘은 아무 것도 하기가 싫었다. 주위 경치가 예쁜 계절이라,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 훨씬 좋지만 그냥 집에서 쓸데없이 드라마나 보면서 지냈다. 아침에 밀린 빨래를 하려고 날씨를 봤더니 도저히 빨래가 마를 같지 않아서 포기했다. 내일은 날씨가 개인다니 내일 빨래를 있겠지. 날씨가 개이면 빨래도 많이 하고 청소도 하고 산책도 가야 하니 바쁜 하루가 것이다. 대학에는 벌써 난방이 들어왔으니 어느 새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아직 가을을 즐기지 못했다.

 

요전에 네팔 아이가 왔을 때, 아버지와 의논해서 결혼을 생각하기로 합의를 봤다. 다음 날은 그 형에게 메일을 했다. 아버지께도 그 뜻을 전해서 일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다음날 네팔 아이는 언제 자기가 그런 말을 했냐는 듯 말을 바꿨다. 나만 중간에서 실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화가 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일은 밥 먹듯 반복되었으니까,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뿐이다.

 

학생들 중에도 자신이 한 말을 기억조차 하지 않으면서 많은 약속을 하는 학생이 있다. 나는 학생이 약속한 것을 기억해서 지난번에 이런 말을 하지 않았냐고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라고 하면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만다. 네팔 아이도 이 유형에 속한다. 지금까지 많은 약속을 했지만 자신이 한 말조차 기억하지 않는다. 오히려 언제 자기가 그런 말을 했느냐고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든다. 이런 것은 나에게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약속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약속을 지킬 것을 기대하게 한다. 자신에게 관심을 갖게 유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그냥 별생각 없이 하는 말을 내가 새겨듣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냥 그 자리의 분위기에 따라 하는 뜻이 없는 말인 것이다.

 

이번에 나에게 심각하게 상담한 것이 있다. 동경에서 살면서 지금까지 자신의 주위에 있는 여자들과의 관계 형성에 관한 것이었다. 제대로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것에 관한 것이다.

"여자들이 처음에 저를 봤을 때는 호의적이거든요. 그런데, 다음에 보면 태도가 달라요. 차츰 저를 피하는 것 같아요. 저는 여자들에게 나쁘게 한 것은 없거든요. 왜 관계가 그렇게 되는 걸까요?"

"나는 너를 길게 봐와서 알 것 같은데. 처음에는 낙천적이고 밝으니까, 호감을 갖겠지. 호감이 가니까, 관심을 갖고 하는 말도 새겨듣겠지. 그런데 다음에 봤을 때 지난번에 했던 말과 전혀 다른 행동을 하면, 이게 뭐지? 하는 마음이 들겠지. 지켜보면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이 다르면 혼란스러우니까,  사람과는 상관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걸. 너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말이야"

 

나는 네팔 아이가 자신이 좀 달라져서 주위 여자들과 인간관계를 잘 형성해 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우선,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자신이 대단히 잘난 줄 알고 있다. 자신이 관심을 가진 여자에게 대시를 했지만 상대방에게 까이면 여자가 자신의 대단함을 잘 몰라서 그렇다고 한다. 한두 번 들은 것이 아니라같은 패턴을 몇 번 반복했는지 열 손가락으로 부족하다. 여자에게 관심이 너무 많지만 여자 친구가 아니라, 그냥 인간적인 친구로도 제대로 사귄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여성을 존중하지 않기에 인간적인 친구로 여자를 사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여자에게 관심이 많아도 전혀 사귀지 못하는 것과 스스로는 대단하다고 여기는데 현실적으로는 형편이 없다는 갭이 점점 커져가는데 노력해서 그 갭을 좁히거나현실을 인정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 같다거꾸로 현실이 비루하면 할수록 자신이 대단하다는 쪽이 점점 더 비대해지는 현상이 심해진다. 자신은 대단한데 여자들이 뭘 모른다거나, 자신이 아주 똑똑한데 세상이 아둔해서 몰라본다는 것을 마음속에서만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망상이니까그런 것을 말로 하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라도 정신 차려서 네팔 아이가 하는 말을 귓등으로 흘려 들어야지. 어쨌든 그 아이는 그 아이의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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